정부 주도 하에 반도체·IT 기업 간 협업 활발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있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가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더불어 재고가 늘어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감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반도체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에만 집중돼 있어 시장 경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집중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기 자동차, AI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민관이 협력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3조 3000억 원 투자

지난 3월 정부는 전력과 자동차, AI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에 3조 2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대 유망 반도체 기술 분야로 전력 반도체와 차량 반도체, AI 반도체 등 3분야를 지목하며 지난 7월 21일에는 전력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1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전력 반도체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4420억 원을 투자해 모듈·IC·소재·소자 등의 전주지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키로 했으며 차세대 반도체 및 파운드리 생태계, 팹리스 등에 전폭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에 5000억 원 규모 예타도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며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총 1조 2500억 원을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추진한다.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사업 [사진=산업부]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사업 [사진=산업부]

이처럼 정부가 주도로 차세대 반도체 산업을 지원·육성하는 데에는 우리나라가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치중돼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여건 악화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영업이익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감소함에 따라 향후 미래 시장 성장성이 높은 시스템 반도체 수출 투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AI 반도체…국내 주요기업 대거 참여

현재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에서도 AI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AI 반도체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추론한 결과를 도출하는데 이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 개요 [사진=과기부]
K-클라우드 프로젝트 개요 [사진=과기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올해 343억 달러(44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2026년에는 861억 달러(1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1.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네이버, KT,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기업들도 AI 반도체 시장에 빠르게 맞춰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 병목 해결 및 전력 효율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다가올 AI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 SK텔레콤 등에서 합작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설립했고 올해 AI 반도체 사피온 X330을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 원을 투자해 최근 데이터센터용 SoC 아톰을 선보였다.

해외 반도체 기업과 IT 기업들의 협업도 활발하다.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 등이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AI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 삼성전자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 개발 집중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로는 대표적으로 SiC(탄화규소)와 GaN(질화갈륨) 등이 기존의 Si(실리콘 규소) 대비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스위칭 속도 및 전력 손실에 있어서도 우수해 각광을 받고 있다.

SiC는 Si 대비 전력 손실이 30% 적은 동시에 절연파괴전계가 10배 높아 효율적인 전력관리와 고전압 환경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전기 자동차에 주로 사용된다. Gan은 Si 대비 빠른 스위칭 속도로 고주파 환경에서 동작이 가능해 고속 무선충전, RF 통신 등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에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전력 반도체 성장에 주목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 중 SK가 차세대 전력 반도체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SiC 전력반도체 분야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4월 국내 유일 SiC 칩 제조사인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지분 95.8%를 인수했으며 같은해 9월 GaN 반도체 제조사인 RFHIC와의 JV 설립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용량,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AM991을 개발해 ADAS,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요구에 맞춰 고도화된 기술력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레벨2 인증을 획득했다.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12월 LG이노텍의 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관련 특허 자산을 인수하고 차량용 전력 반도체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DB하이텍도 지난 6월 차세대 전력 반도체 8인치 SiC공정 개발에 돌입한다고 발표하고 오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월 2만 규모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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