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천 위해 업계 전반적 노력 필요”
삼성·SK하이닉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성과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반도체 업계는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공정 기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설비 구축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흔히 ‘탄소중립’ 딜레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적극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움직임,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저전력 반도체의 필요를 이야기한다. 전문가들 역시 탄소중립 실천과 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친환경 반도체 공정 기술 도입을 통해 전력 소비는 줄이면서도 처리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사진=삼성전자]

 

▶ 반도체 업계의 ‘탄소중립’ 딜레마

최근 대만 디지타임스는 AI, IoT(사물인터넷), 전기 자동차, 5G 통신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 역시 제조공정에서 환경·기후에 관한 문제를 시급히 재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탄소 고착은 화석 연료 중심의 시스템이 저탄소 체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 정의된다”며 “향후 반도체 산업이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포함될 경우 국제 무역에서 탄소 관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몇몇 업계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하면서 사회·환경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린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산업은 2030년 237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호주가 2021년 한 해 소비한 전력량에 가까운 수치다. 또한 미국 하버드대의 연구에 의하면 2nm(나노미터) 반도체 칩을 생산하려면 28nm보다 2배 이상의 물과 3배 이상의 전기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전 세계 IC 파운드리의 63%, 패키징의 58% 이상을 공급하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전력 소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30년 TSMC는 대만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사용하는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TSMC의 총 에너지 사용량 중 재생 에너지는 9%에 불과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ESG 경영이나 지속가능한 기술 등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공급망 문제, 3nm 이하 최선단 공정을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기업이 이를 최우선 과제로 고려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7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6.15% 감소했다. 올해 목표는 619만 톤이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7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6.15% 감소했다. 올해 목표는 619만 톤이다 [사진=SK하이닉스]

 

탄소중립·이윤 추구 등 균형 있는 발전 모색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이미지센서, 구동IC 등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고 설계,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 소기의 성과도 창출했다. 2022년 DS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약 5.91% 감소한 1468만 7000톤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7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6.15% 감소했다. 올해 목표는 619만 톤으로 약 13.6% 감소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설비나 저전력 반도체 생산 장비를 개발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탄소 저감 방안 중 하나로 저전력 반도체도 꼽힌다. 저전력 반도체는 제품 효율을 개선한 것으로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효율 메모리 개발과 기업 목적에 맞는 이윤을 추구하면서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기창 서울대학교 교수는 “4 산업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량이 매우 크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줄이려는 고민이 필요하고,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려는 노력도 요구될 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지타임스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핵심이라며 재생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향후 산업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저해할 것으로 바라봤다. 디지타임스는 호주 에너지 위원회 전 CEO 매튜 워렌의 분석을 인용하며 “CBAM이 곧 시행될 예정이므로 대만 기업들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조정하고 전력 생산에서 대체 친환경 에너지를 늘릴 것을 촉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점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030년까지 9352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포함한 핵심 영역에 탄소저감 기술을 개발에 나선다. 실증사업 연계와 함께 지속적인 R&D 프로젝트도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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