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설계기술 확보 통해 최종 시장 육성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최근 일본의 반도체 정책을 바탕으로 일본 내 반도체산업이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일본경제산업성이 개최한 ‘반도체·디지털산업 전략검토회의’를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4일 ‘반도체전략’과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을 발표하고 며칠후 18일에 바로 스가 내각이 반도체전략을 ‘성장전략’에 담아 각의를 결정했다. 지난 6월 6일 경제산업성은 앞서 2021년 6월 책정한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을 현재 세계정세의 변화를 바탕으로 개정, 공표했다. 일본의 이같은 발 빠른 움직임은 그간 일본의 정책 추진 속도에 비춰봤을 때 이는 놀라운 추진 속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락한 일본 반도체 산업…2021년 점유율 6%까지 추락

1988년 기준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50.3%로 미국(36.8%)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입지가 단단했으나 일본의 장인정신, 즉 시장을 무시한 채 자신의 기술력에 도취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기술에 대응하지 못하고 1990년대 이후부터 일본 반도체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에는 6%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일본은 최근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를 주도로 민관이 협력해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업인 라피더스를 설립하는 등 미국, 유럽, 대만 등 해외 주요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다시금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파운드리 유치…대만 TSMC 제2공장 착공되나

우선적으로 일본정부는 일본의 가장 큰 약점을 파운드리의 부재로 보고 첨단 로직 반도체 양산체제를 구축과 동시에 차세대 첨단반도체 설계·개발 강화를 위해 해외 주요 기업들과의 기술 협약 및 파운드리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재 TSMC 제1공장이 구마모토현에 건설 중에 있으며 최근 일본 언론에 따르면 TSMC 구마모토 제2공장이 2024년에 착공, 2026년 말까지 12나노 공정에서의 생산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기업 투자를 통한 일본 첨단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현황 [사진=KOTRA, 경제산업성 ‘반도체·디지털산업 전략(개정안)(2023. 4.)’,]
해외기업 투자를 통한 일본 첨단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현황 [사진=KOTRA, 경제산업성 ‘반도체·디지털산업 전략(개정안)(2023. 4.)’,]

아울러 일본 내 반도체 생산기반 강화를 위해 대만 TSMC, 일본 덴소, 소니 반도체 솔루션 3개사의 합작회사인 JASM(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설립해 생산역량을 강화하고 2024년 말 28~1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은 미에현에 플래시 공장을 마이크론은 히로시마현에 DRAM 공장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일본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대책 일환으로 경제산업성이 추친 중인 리쇼어링 지원책의 일환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기반 강화를 위해 국내 서플라이체인 강화와 기존 반도체 공장의 개보수를 통한 재생을 핵심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외국 파운드리 기업의 협력을 통해 노후화된 반도체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신·증설하는 방향으로 일본 내 반도체 공장의 재생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중점

일본의 두 번째 큰 목표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기술의 확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은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연구개발 거점 설립과 이를 양산할 수 있는 거점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지난해 7월 기술연구조합 최첨단 반도체기술센터(LSTC) 출범을 발표하고 미국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라피더스를 통해 2027년 이후 2나노 첨단 로직 반도체를 제조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일본은 전력반도체, 광전자반도체, 광전자융합프로세서를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지목하고 이를 집중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전략은 미국처럼 애플이나 MS와 같은 거대 반도체 수요 기업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반도체 제조기업을 일본에 유치하는 전략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일본은 대신 5G나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의료로봇 등과 같은 디지털화에 따른 국내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일본 반도체산업은 미국, 대만 등과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차세대 로직 설계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우호국 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지속적으로 진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일본의 반도체산업 변화와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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