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에서 SK스퀘어-SKT-SK하이닉스 연합 출범 발표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SK스퀘어와 SK텔레콤(SKT), SK하이닉스가 반도체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분야를 아우르는 3사간 연합체를 1월부터 운영해 국내외 ICT 분야 공동 연구·개발(R&D)과 글로벌 투자를 추진한다. SK의 ICT 초연합 출범은 반도체-5G-AI 융합이 가속화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반도체와 통신, 투자를 잇는 3사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 구조가 마련됐다는 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SK스퀘어와 SKT, SK하이닉스 3사가 현지시간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ICT 융합기술을 공동 개발, 투자하고 글로벌 진출까지 도모하는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했다.
SK ICT 3사는 반도체와 통신, 인공지능 등 여러 ICT 기술을 융합한 영역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드문 현재 세계 시장을 무대로 ▲SK스퀘어의 혁신투자 ▲SKT의 5G·AI 기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기반 공동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1월부터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의 주도하에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여하는 의사결정기구 ‘3사 시너지협의체’에서 3사는 국내외 반도체와 ICT 분야 R&D 협력과 공동투자를 논의할 방침이다.

‘사피온’ 미국 법인 설립, AI 반도체 고객 발굴
SK ICT 3사 연합의 첫 결과물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될 전망이다.
사피온은 SKT가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20년 11월 발표한 AI 반도체 브랜드다. SKT는 브랜드 발표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사피온X220도 공개했다. 사피온X220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데이터 처리량은 1.5배 높고, 전력 사용량은 80% 적어 차세대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대규모 연산의 초고속 저전력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SKT는 사피온 집중 양성을 위해 4일 AI 반도체 개발 부문을 분사해 ‘사피온 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SKT는 5G와 AI 분야에서 축적한 R&D 역량과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함으로써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용 칩 라인업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와 AI 반도체 융합 효과를 도모하고 SK스퀘어가 SKT와 함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공동 유치할 예정이다.
또 3사는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에 법인 ‘사피온’을 설립,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에 설립하는 법인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아 AI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외국 반도체 개발 인력 확보와 투자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피온 코리아는 미국 법인의 자회사로 한국과 아시아 지역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유영상 SKT 사장은 “AI와 메타버스, 5G 분야에서 일고 있는 변화에 적극 대응해 SK ICT 연합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ICT 투자자본 1조 원 조성, 해외 유니콘 기업 M&A 물색
SK ICT 3사는 올해 해외 투자를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총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ICT 투자자본을 조성할 예정이고 밝혔다. 이 ICT 투자자본은 AI와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 블록체인, 반도체 같은 미래 ICT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현재 해외 유수 투자자들과 세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분석업체 머지마켓(Mergermarket)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기업 인수(Buyout) 시장 규모는 1조 1720억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현재 글로벌 기업 간 인수·합병으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 ICT 3사는 ICT 투자자본을 조성해 미래 산업 지형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해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발굴함으로써 SK ICT 주력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한 투자자본은 향후 SKT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더 나아가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 기업을 인수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 인수 후 미국 투자 본격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NAND) 플래시 사업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 내 투자를 늘려 글로벌 ICT 기업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인사이드 아메리카(Inside America)' 전략을 실행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는 AI와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수요처의 다양화와 중앙처리장치(CPU), GPU, 마이크로프로세서(MPU) 같은 시스템 아키텍처 분야 내 다원화가 진행중이다. 이 같은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 모델과 기술을 발굴하고 개발할 필요성이 크다.
현지시간 6일 CES 2022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통신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기업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CEO와 만나 회동을 갖고 향후 반도체를 포함하는 ICT 전 영역에 대해 협력하기로 논의한 것 또한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12월 22일 중국 정부의 반독점심사 승인 후 인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양수 절차를 마친 SK하이닉스는 12월 30일 미국에 ‘솔리다임’이라는 신설 회사를 설립하고 기업용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시작으로 반도체 공급사 역할을 넘어 글로벌 ICT 업계와 함께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미주 사업조직을 신설하고 미국에 R&D센터를 건립할 방침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SK ICT 연합이 서로 힘을 모아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도약하고 혁신하는 한 해를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ICT 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SK하이닉스는 더 뛰어난 기술과 제품, 인류와 사회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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