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성비 갑! 보급형 가정용 Wi-Fi6 공유기 ‘넷기어 RAX10’

[테크월드뉴스=김경한 기자] Wi-Fi6를 지원하는 공유기는 대부분 50만 원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는 가격이 부담돼 쉽게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넷기어(Netgear)가 10만 원대 초반의 듀얼 밴드 AX1800 Wi-Fi6 공유기 ‘RAX10’을 선보이며, 가정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서울시도 인정한 Wi-Fi6의 우수성

Wi-Fi6는 이전 세대인 Wi-Fi5보다 통신속도가 4배 이상 빠르며, 구축·유지·확장 측면에서 Wi-Fi5에 비해 비용도 덜 든다. 따라서 최근에는 Wi-Fi6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기기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Wi-Fi6는 Wi-Fi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개발된 솔루션으로, Wi-Fi 장치들이 밀집된 환경에서의 인터넷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액세스(OFDMA), 멀티-유저 MIMO(MU-MIMO), 빔포밍+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이를 실현하고 있다. 

OFDMA 기술은 큰 채널을 더 작은 하위 채널로 분할해 라우터가 여러 개의 데이터 패킷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전 데이터 전송 방식인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OFMA)이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하나의 데이터 전송을 완료할 때까지 다음 데이터는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따라서 OFDMA는 대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지연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장치를 네트워크에 추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MU-MIMO는 동시에 여러 장치에 데이터 스트리밍을 진행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단일-유저 MIMO(single-user MIMO)는 하나의 안테나 송신기(기지국)가 하나의 안테나 수신기(장치)와 통신하는 방식인 반면, MU-MIMO는 하나의 기지국에서 동시에 여러 장치로 통신 신호를 전송한다고 보면 된다. 

빔포밍+는 공유기와 장치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원리를 이용해 공유기가 Wi-Fi 신호를 전송하기 원하는 장치에 집중해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장치가 구석 공간으로 이동하더라도 강력하고 빠르며 안정적으로 통신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그밖에 Wi-Fi6는 ▲높은 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으로 처리량을 최대 25%까지 향상시키고 ▲리소스 스케줄링을 통해 데이터 패킷의 전송을 지능적으로 계획해 전송 충돌을 줄이고 리소스 사용률을 향상시키며 ▲전송 또는 지연 결정을 안내하는 BSS 컬러링을 사용해 채널 경합을 줄이고 ▲이전 세대 Wi-Fi 장치와도 호환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Wi-Fi6는 이런 기술을 통해 전송 속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기존 대비 더 많은 디바이스와 접속할 수 있다. 실제로 넷기어의 RAX10은 최대 20개의 디바이스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서울시가 Wi-Fi6에 기반한 공공 Wi-Fi ‘까치온’ 서비스를 지난해 말부터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Wi-Fi6의 우수성을 체감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까치온은 하루 평균 약 128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하루에 사용되는 데이터량은 약 5만 1998GB다. 이는 600MB 용량의 영화 8만 8743편을 내려받고 720p 화질의 유튜브 동영상 4만 7330시간을 볼 수 있는 양이다. 

심미성, 공간활용성, 실용성 돋보여

RAX10은 최대 140㎡ 규모의 중소 규모 가정을 커버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공유기다. 이를 증명하듯, RAX10를 포장한 박스 뒷면에는 2~3개의 침실을 보유한 가정집용으로 추천한다는 문구가 박혀있다. 

박스 내 구성품으로는 공유기 본체, 이더넷 케이블, 콤팩트한 전원 어댑터, 빠른 시작 가이드가 있다. 특히 이더넷 케이블은 데이터 송수신 시 최대 1Gbps 속도를 지원할 수 있는 CAT.5E 규격이며, 케이블 길이가 2m 가까이 돼 공유기를 집 안의 중앙 가까운 곳에 위치시키기에 적합하다. 바닥면에는 두 개의 마운트홀이 배치돼 벽면에 걸기에도 안성맞춤이다. 

RAX10 본체는 전통적인 넷기어 나이트호크 공유기에서 엿볼 수 있는 날렵한 우주선 모양을 자랑한다. 제품 뒤쪽에 부착된 3개의 고성능 외장 안테나는 기존 대비 최대 1.5배 향상된 Wi-Fi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고출력 신호 증폭기를 탑재했다. 총 3개의 안테나 중 좌우에 위치한 안테나는 각각 2.4GHz와 5GHz 신호를 증폭하며, 가운데에 위치한 듀얼 밴드 안테나는 2.4GHz와 5GHz 신호를 동시에 증폭한다. 3개의 안테나는 본체 뒷면과 수평이 되도록 조절할 수 있어 보관 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본체 뒷면 안테나 바로 밑에는 좌측으로부터 WPS 버튼, 인터넷 포트, 이더넷 포트(4개), 리셋 버튼, 전원 포트가 있다. WPS(Wi-Fi Positioning System)는 Wi-Fi를 탑재한 각종 단말기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해 위치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Wi-Fi 증폭기를 거실에 둬서 음영 지역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면, WPS 버튼을 눌러 공유기와 Wi-Fi 증폭기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공유기 내에는 보급형임에도 강력한 스펙을 갖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멀티 기가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설계된 브로드컴의 고성능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돼 끊김 없이 매끄러운 4K UHD 스트리밍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512MB의 메모리와 256MB 플래시도 탑재됐다. 

동시 듀얼-밴드 및 4개의 스트림을 제공해 높은 데이터 용량을 처리할 수 있으며, 다수의 장치가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끊김 없고 안정적인 고속 연결을 진행할 수 있다. 4개의 스트림으로는 2.4GHz 2개의 스트림(600Mbps)와 5GHz 2개의 스트림(1200Mbps)을 통해 최대 1800Mbps(1.8Gbps)의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 

이처럼 RAX10이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만큼 넷기어는 공유기 본체에 통풍구를 많이 배치해 발열 방지에 중점을 뒀다. 3개의 안테나 사이, 본체 바닥, 비스듬하게 마무리한 옆면 아래, 윗면의 대각선 양 뒤쪽에 통풍구가 위치해 있으며, 통풍구를 많이 배치했음에도 본체와의 위화감이 없다. 이는 제품이 세련되게 각진 외관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윗면이 유광 처리된 그물 무늬를 지녔기 때문이다. 윗면에는 LED 등이 있는데, 왼쪽부터 전원, 인터넷, Wi-Fi, 이더넷,, WPS LED가 있어 공유기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RAX10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나이트호크 디자인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공유기로서 필요한 기능은 골고루 갖췄구나’라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편리한 설치 및 공유기 관리

넷기어 RAX10의 또 다른 특장점은 편리함이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앱을 사용하면 라우터를 불과 몇 단계만으로 설치할 수 있다. 전원 어댑터를 공유기의 전원 포트에, 인터넷 케이블을 인터넷 포트에 연결한 후 스마트폰으로 나이트호크 앱을 실행해 순서대로 진행만 하면 된다. 

설치 완료 후에는 나이트호크 앱을 통해 실속있게 공유기를 관리할 수 있다. 나이트호크 앱 내 ‘장치 관리자’는 공유기에 연결된 장치를 확인하고 각 장치의 인터넷 연결을 켜고 끌 수 있다. 따라서 자녀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싶으면 이를 차단할 수도 있다. 

‘인터넷 속도’ 메뉴에선 통신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속도를 측정해보면 보급형 엔트리급 공유기임에도 상당한 속도가 나옴을 알 수 있다. [표 1]은 필자의 집 안 내부에서 RAX10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으로 각 위치별 속도를 측정한 값이다. 모 통신사의 기가 인터넷(1Gbps)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측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사이트에서 유선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결과는 다운로드 963.16Mbps, 업로드 973.91Mbps, 지연시간(핑) 1.88ms로 나타났다. 

‘Wi-Fi 분석’에선 ▲좋지 않음 ▲확인 ▲매우 양호 ▲놀랍습니다 등 현 위치에서의 ‘신호강도’ 점검이 가능하다. ‘홈 테스트’를 통해서는 각 위치별로 신호가 수신되는 퍼센티지와 통신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Wi-Fi 설정’에선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능을 켤 수 있다. 스마트 커넥트는 다중 밴드(RAX10에선 2.4GHz와 5GHz)를 하나의 SSID로 통합해 각 무선 장치에 최적의 무선 신호를 제공해 주는 기술이다. 공유기는 각 무선장치의 무선 규격에 따른 최대 지원 속도, 공유기와의 거리에 따른 실제 성능을 기반으로 최적의 무선신호를 제공한다. 

‘게스트 Wi-Fi’에선 2.4GHz 및 5GHz에 대해 각각 게스트 Wi-Fi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이 번호를 알려줌으로써 내부 인터넷망과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높은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데스트탑용 로그인 페이지(컴퓨터)에서는 보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 중 고급 설정 창에서 활용할 수 있는 ‘QoS 설정’ 기능은 인터넷 회선 속도를 기반으로 연결된 장치 유형, 혹은 사용 중인 디바이스의 애플리케이션을 감지해 자동으로 트래픽 우선 순위를 지정한다. 네트워크 지연에 민감한 게임이나 스트리밍의 트래픽을 우선 처리해 랙이 발생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컴퓨터 게임의 세계에선 단 0.1ms의 지연으로도 승패가 좌우되는 만큼 이 기능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게임의 승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QoS 데이터베이스는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총평

이번 리뷰에선 넷기어 RAX10은 저렴한 가격임에도 고급형 공유기와 맞먹는 성능을 제공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면적이 더 넓어지고 연결되는 디바이스가 더 많아지면 성능 차이는 날 수밖에 없을 듯싶다. 하지만 RAX10이 가정용 보급형 공유기를 지향하는 점에서 중소 규모 가정집이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제품임에는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