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오히려 시장 회복 중인 D램과 낸드플래시

[테크월드뉴스=김경한 기자]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9159만 대로 전년 대비 26%나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PC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PC 출하량과 더불어 비대면 시대의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 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증가하면서, 올해는 D램 시장의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D램의 슈퍼사이클 근거

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에서 사용하기 위해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물리적 장치를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 중 D램과 낸드플래시(NAND Flash)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시장점유율이 높다. 따라서 이번 파트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한다. 

낸드플래시는 기본 장치의 전원이 꺼져있을 때에도 데이터를 무기한 기록하고 보관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대표적인 제품으론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있다. 최근에는 평면으로 회로 선폭을 그리는 미세 공정에서 한계가 발생하면서,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차원 공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이 낮으며, 저장공간 집적도가 높아 데이터센터,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에 활용되고 있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기억된 정보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하드디스크(HDD), 혹은 SSD와 같은 저장장치와 CPU의 중간에서 정보나 명령을 읽거나 수정, 기록해 컴퓨터 속도를 향상시킨다. 흔히 말하는 ‘램 메모리’가 이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D램의 슈퍼사이클(2년 이상의 장기호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웨이퍼 투입 용량 감소, CIS(이미지센서)로의 공정 전환, 다양한 시장의 성장 등을 근거로 뒀다. 

먼저, 2021년부터 2년간 기존 D램 공장에 있는 웨이퍼 투입 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D램 공급업체들이 D램 공정을 CIS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문제다. 박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올해 5G 스마트폰과 고화소 카메라의 수요 증가가 그동안 주춤했던 CIS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DDR5 시장이 본격화된다. DDR5는 2023년 상반기에 D램 전체 시장의 9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상반기부터 DDR5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5G와 클라우드의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이처럼 D램 공급 업체의 공급량은 쉽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D램의 슈퍼사이클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분석된다. 

 

EUV 도입 예상되는 D램

D램 시장은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중으로, 올해 1분기부터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해 코로나 영향에 따른 D램의 수요 부진으로 1.6% 공급 과잉이 발생했으나, 올해 PC와 모바일 수요 개선, 서버 수요 회복으로 공급 부족 전환을 전망했다. D램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고정가격은 PC와 서버용 D램 가격 모두 저점을 통과해 1월부터 상승으로 전환했으며, 모바일용 가격은 1월 말까지 저점에 4개월간 머물고 있으나 곧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표 1]. 

D램 고정가격의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더 빨라짐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 폭 확대가 기대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전에 비해선 일방적인 저평가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주요 비모메리 업체와 비교해 메모리 업체에 대한 가치평가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반면, 올해 실적 개선 폭은 비메모리 업체들보다 오히려 메모리 업체들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는 지난해 말, ‘2021년 10대 기술 산업’에 대한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가 D램에 EUV(극자외선)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EUV 장비는 노광 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기기로, 최근 10nm(1nm=10억 분의 1m) 이하급 시스템 반도체 제작 시에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에는 초미세 공정이 필요치 않았으나, 점점 D램 성능이 좋아지면서 EUV 공정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EUV 전용 화성 ‘V1 라인’
삼성전자의 EUV 전용 화성 ‘V1 라인’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nm급 DDR4 D램 모듈 100만 개 이상을 고객사에 공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D램용 EUV 장비를 3대 도입한 데 이어, 올해 3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하반기까지 EUV 장비로 4세대 10나노급 DDR5 제조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D램 분야에서 한국은 글로벌 1위 국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41.3%(72억 1400만 달러)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SK하이닉스는 28.2%(49억 2800만 달러)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양사만 합쳐도 69.5%로 70%에 육박한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 1위는 [그림 2]에서 보듯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그 뒤로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로 25%(43억 7100만 달러)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단위: %)
(단위: %)

하지만 긴장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6일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4세대 10nm급 D램을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0nm급으로 제조되는 4세대 D램 양산은 업계 최초로 진행한 것으로, 기존 세대 대비 15%의 절전 효과가 있어 향후 데이터센터, 자동차, 모바일 시장에서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D램 시장에서는 향후 3년간 DDR5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이다. DDR4의 3200Mbps 대비 4800~5600Mbps로 약 2배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며, DDR4 대비 약 30%의 전력 소모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서버·PC용 DDR5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SoC(시스템온칩) 업체 등과 현장 분석실 공동 운영, 실장 테스트, 각종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해 DDR5의 동작 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PC와 서버 애플리케이션에는 DDR5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는 LPDDR5가,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에는 GDDR6가 본격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 수요가 2올해 본격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 D램 칩 사이즈가 15~20% 증가하는 문제가 있어 D램 공급량 증가에는 제한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앞서 소개한 EUV 공정의 본격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비대면 수혜로 회복 기대되는 낸드플래시

지난해 낸드플래시의 활용 분야를 살펴보면, 36%의 점유율을 차지한 스마트폰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SSD(클라이언트, 엔터프라이즈)가 35%로 2위, 메모리카드가 13%로 3위, 태블릿 PC가 11%로 4위, 기타 10%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낸드플래시 역시 D램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비중 면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33.1%(48억 920만 달러)로 D램과 마찬가지로 1위 기업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11.3%(16억 4260만 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44.4%로, 국가별로는 대한민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그림 3]. 

(단위: %)
(단위: %)

올해 낸드플래시의 수요는 최근 수요 증가와 공급업체의 생산 억제책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4분기에서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해 낸드플래시 산업이 수요 약세 속에서 공급이 증가해 2.1%의 공급 과잉이 전개됐다고 밝혔다. 낸드 고정가격은 1분기에 하락이 전망됐으나, 노트북과 가전수요 증가로 1월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노트북의 판매 호조로 PC OEM이 클라이언트 SSD를 추가로 주문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부문의 고객이 더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플러스 요소도 있다. 또한,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공급 측 재고가 일부 스마트폰 브랜드의 공격적인 생산활동으로 이미 상당폭 하락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고객은 2분기 중 구매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는 다른 애플리케이션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웨이퍼 공급을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렌드포스 측은 공급망의 IC가 심각한 부족 상태로 인해 노트북의 출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주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에 발표한 반도체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낸드플래시 업황이 단기적으로 회복 추세라고 언급했다. 그는 “개별 기업의 이익 개선은 속도의 문제일 뿐이며, 이와 같은 회복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하게 연장되려면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증설 규모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설 투자 규모는 지난해 대비 줄어들지 않으리라 추정된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마진이 2020년 동기 대비 하락한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낸드플래시 공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거나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므로 중장기적으로 비용 컨트롤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