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선추적기술의 등장, 그리고 비주얼 캠프의 시소 SDK

[테크월드=배유미 기자] ‘시각’은 외부 정보의 80%를 파악한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대로 믿게 되는 것은 ‘보는 것’이 우리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를 통한 랜선여행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몸은 집에 있지만, 마음만은 여행지에 머물 수 있는 것도 시각 효과 덕분이다.

 

시선추적기술은 사용자가 화면의 어느 부분을 언제 얼만큼 오랫동안 보고 있는지 파악해 데이터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만 봤을 때는 단순한 데이터 생성도구지만, 비즈니스적으로는 사용자의 무의식에 숨겨진 행동을 읽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시선추적기술의 역사

‘눈(Eye)’ 정보를 파악하는 기술은 1800년대 루이 에밀 자발(Louis Émile Javal)이라는 안과의에 의해 눈 움직임(Eye Movement)이라는 개념으로 처음 소개됐다. 1900년대 초, 인지 심리학자 에드먼드 버크 휴이(Edmund Burke Huey)가 읽기 실험을 위해 콘텍트 렌즈형태의 아이트래커(Eye Tracker)를 최초 발명했고, 1931년 얼 테일러(Earl Taylor)와 그의 형제인 제임스 칼(James Y, Carl C)이 카메라를 활용해 얼굴을 촬영하고 읽는 동안 눈의 움직임을 녹화하는 원리로 발전시켰다. 1950년대에는 알프레드 야버스(Alfred L. Yarbus)가 거대 아이트래커로 실험을 진행해 눈의 이동성(Saccadic)이 표현된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때의 분석 방법은 오늘날의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야버스의 아이트래커와 아이트래킹 분석 결과물 (자료제공=비주얼캠프)

 

카메라 촬영으로 대략적인 눈의 움직임만 측정했던 기술이 20세기 말에는 무엇을 얼마나 오랫동안 응시하고 있는지 ‘시선(Gaze)’을 파악하는 정도의 높은 정확도를 가지게 됐다. 이는 바로 적외선 센서 덕분이다. 적외선을 이용하면 밝기에 관계없이 동공이 선명하게 드러나 동공의 움직임을 보다 미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VR/AR용 아이트래커도 디바이스 내부, 사용자 눈 가까이에 아이트래커를 부착하는데, 이 때 적외선 하드웨어를 이용한다. 현재는 이런 형태의 아이트래커가 보급화돼 각종 마케팅, 교육, 의학 연구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비주얼캠프의 소형 적외선 아이트래커 (자료제공=비주얼캠프)
비주얼캠프의 VR용 적외선 아이트래커 (자료제공=비주얼캠프)

 

인공지능 시선추적 기술의 등장

적외선 센서를 활용한 시선추적기법은 동공을 모델링해 회귀문제를 풀고 시선 데이터를 추출하는 룰 베이스(Rule base) 알고리즘이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지고 계산 방법이 정교해질수록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센서가 부착된 하드웨어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높아진 정확도에 비해 시장에서의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적외선 동공 모델 사진 (자료제공=비주얼캠프)

21세기 이후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이 가속화됨과 동시에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이로써 일반 카메라를 활용한 시선추적기술이 가능하게 됐다. 딥러닝을 활용한 외관 베이스(Appearance base) 알고리즘은 영상분할기법으로 여러 형태의 얼굴 랜드마크 이미지를 학습한 모델로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사용자의 자세에 대한 여러 변수와 안경 착용자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 특히, 모바일 디바이스에 기본으로 부착돼 있는 전면 카메라에서 소프트웨어만으로 시선추적기술을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 약 100조 원 규모의 모바일 웹/앱 시장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

 

모바일 시선추적기술의 필요성

보통 시선추적기술이라고 하면 바(bar)형태의 아이트래커로 FGI와 같은 마케팅 리서치에 사용되는 모습이나 아이트래커가 부착된 안경을 쓰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선추적기술이 곧 하드웨어인 아이트래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선추적기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모바일 시선추적기술은 소프트웨어라는 정체성에 충실하게 번거로운 설치과정이나 하드웨어 구매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사용자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부담이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앱을 깔거나 특정 URL에 접속하기만 하면 시선추적기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더 이상 UX 리서치를 위해 테스터들을 특정장소와 특정시간에 불러 모을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 시선추적기술을 사용하면 비대면 환경에서 원격으로 얼마든지 시선추적기능을 활용한 UX 리서치를 진행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많고 다양한 테스터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바일 시선추적을 체험하는 모습 (자료제공=비주얼캠프)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시선추적기술의 필요성이 입증된 의료 분야들이 있다. 주로 발달 장애, 인지 장애, 그리고 재활 의학 분야다. 이 분야들은 조기발견과 예후관찰이 중요하다. 따라서, 모바일 시선추적기술을 활용하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손쉽게 진단을 할 수 있거나 디지털 치료제로 인지 재활 훈련과 치료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모바일 시선추적 소프트웨어 시소 SDK

비주얼캠프의 모바일 시선추적 소프트웨어 시소(SeeSo) SDK는 개발자도구키트 형태로 제공돼 모바일 앱 개발자들이 시선추적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개발자들이 시소를 이용하면 시선위치를 알려주는 좌표값(x,y)과 시선고정값(Fixation), 시선이동값(Saccade)을 얻을 수 있다. 위 데이터를 사용하면 시선을 이용해서 디바이스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히트맵(Heatmap)과 시선흐름맵(Scan Path map) 등과 같이 시각화 분석도 가능하다. 디바이스 확장성 측면에서도 걱정이 없다. iOS와 안드로이드 두가지 주요 OS환경에서 모두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시선추적을 이용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유니티 환경에서도 개발할 수 있다.

시소 SDK 홈페이지 (자료제공=비주얼캠프)

 

시소 SDK 사용 가이드

시소 SDK는 구글이나 깃허브 계정과 연동해 가입이 가능하다. 계정이 생성되면 콘솔에서 라이선스 인증키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인증키는 제품키(Production Key)와 개발키(Development Key)가 있는데, 시소 SDK를 이용해서 프로토타입 앱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 개발 키를 사용하면 된다. 이후, 프로토타입을 베타 런칭하거나 정식 런칭해서 마켓 플레이스에 올리고 싶다면 제품 키를 발급받으면 된다. 시소 SDK는 사용자의 디바이스에서 인증 후 Gaze Tracker Instance(시선 추적 인스턴스)가 60초 이상 켜져 있을 때, 1회의 세션(Session)으로 계산되는데, 가격 플랜도 사용자 수가 아니라 이 세션 수를 기반으로 책정된다.

시소 SDK 콘솔 (자료제공=비주얼캠프)
라이선스 키 발급 페이지 (자료제공=비주얼캠프)

 

시소 SDK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원하는 기능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프로토타입 개발 기간에도 사용자 테스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모바일 시선추적은 새로운 기술이라 벤치마킹할 만한 레퍼런스가 별로 없기 때문에 비주얼캠프의 데모 앱을 참고하면 좋다.

 

시소 Web Analysis

비주얼캠프의 데모 앱 중에서 ‘시소 Web Analysis’(이하 SWA)가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누구나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데, SWA앱에서는 ▲실시간 시선추적 ▲시선분석 ▲시선분석 시각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SWA 다운로드 페이지 (자료제공=비주얼캠프)

 

먼저, SWA앱에 들어가면 원하는 웹사이트 도메인을 입력하는 란이 나온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시선을 인식하기 위해 칼리브레이션이 시작된다. 가운데 점부터 양 모서리 4개까지 점이 움직이는 대로 차례대로 응시하면 된다. 현재 사용자의 얼굴과 눈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칼리브레이션이 끝나면, 웹 페이지가 로딩된다. 웹 페이지 위에 실시간으로 시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선 커서가 자동으로 나오는데, 눈을 움직이며 보는 곳에 커서가 잘 따라오는지를 확인한다. 커서는 켤 수도 끌 수도 있다. SWA에서는 최대 5개의 페이지만 로드할 수 있으며, 웹서핑이 끝나면 ‘Finish Analysis’를 클릭한다.

Analysis(분석)란이 뜨면 분석 데이터 화면의 스크린샷 이미지와 해당 페이지의 ▲체류시간(Recording time) ▲시선 고정시간(Fixation time) ▲시선데이터 수(Gaze count) ▲시선 고정값 수(Fixation count)를 볼 수 있다. 아래 Visualize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의 히트맵과 시선흐름맵을 볼 수 있으며, Chart를 클릭하면 페이지 내에서의 시선좌표 x축, y축 위치 그래프가 나온다. 이 차트를 보면 페이지 내의 시선움직임의 패턴으로 사용자의 행동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책 콘텐츠를 읽는다면 꼼꼼하게 읽는 경우, x축 파란 그래프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보다 촘촘하게 그려지고, 대충 읽고 넘길 경우, 움직임이 적어 넓게 그려진다.

SWA 실시간 시선커서와 분석결과 (자료제공=비주얼캠프)

 

마치며

시소라는 제품이름에는 See(보다)와 so(그래서)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지금껏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눈으로 얻어왔다. 하지만 보았을 때, 무엇을 보았는지, 얼만큼 집중해서 보고 있는지에 대한 탐구가 적었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유심히 보았는지. 어떤 상품들을 고민해서 선택하는지를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개인화 서비스, 그리고 원격 서비스들을 개발할 수 있다. 비록 얼굴인식, 음성인식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인공지능 기술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눈은 거짓말은 하지 않기에, 시선추적기술이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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