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리스 이코노미 확대에 관련 제품 출시 잇따라

[테크월드=이혜진 기자]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인공지능(AI)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표 크기의 체온계, 방역 로봇, 비접촉 승강기 등 손 사용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터치리스(touchless·만지지 않는) 이코노미'가 확대되고 있는 것. 

"24시간 밀착 마크" 몸에 붙이는 우표 크기 체온계 

바이오산업 분야 시장 조사기관인 바이오스펙트럼은 최근 방역 물품 중 하나인 체온계에 신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소개했다. 대만의 아이위케어(iWEECARE)에서 출시한 체온계 '템프 팔(Temp Pal)'이 그 주인공이다. 

우표 만한 크기(26X28X2.5mm)로 몸에 부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해당 제품은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블루투스로 ▲체온 연속 측정 ▲거리 조절 ▲경보 알람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매우 작지만 0.05도의 오차 범위 안에서 체온 변화를 감지하는 정밀도도 갖췄다. 

제품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스마트폰이나 태플릿 PC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페어링(연결 기능)을 진행해야 한다. 이어 금속 소재의 온도 센서가 노출된 면을 겨드랑이 밑에 붙이면 그만이다. 

부착 시 불편감을 줄이고 밀착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이 휘어지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연성 인쇄회로기판(PCB∙Printed Circuit Board)을 사용했다. 다만 회사 측은 힘을 가해 구부리는 일을 막고자 해당 기능을 소비자에게 강조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국제 규격 IP4의 방수 등급을 획득했다. 한 번 충전하면 24시간 이상 체온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 간격은 10초, 30초, 60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시간별 데이터를 엑셀 파일로 다운받으면 실시간 확인∙공유가 가능하다. 고열∙저체온 알람 기능을 설정하면 기기에서 경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은 대만 국가실험연구원(NARL∙National Applied Researh Laboratories)의 도움으로 제작됐다. 타이베이시의 코로나 입원 치료 병상 운영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제품의 도입으로 병원 측은 하루 4번 이상 진행하던 병실 순환 횟수를 줄였다. 

비대면 접촉으로 방호복 사용량과 탈착 시간도 감소했다. 간헐적인 발열을 놓치는 일도 사라졌다. 격리병상을 드나들 때 필기구의 사용이 불가해 여러 활력 징후(Vital Sign)를 기억에 의존해 기록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해당 제품은 신생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아기의 잠을 방해하지 않고 체온을 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2499대만달러(약 9만7000원)다. 기존 체온계보다 좀 더 저렴하다.

감염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바이탈 비츠'.

"코로나 묻을라" 버튼 안 눌러도 되는 승강기∙비접촉 시트 센서

<2021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에 따르면 일본 후지테크는 최근 손을 대지 않고 가고 싶은 층을 선택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출시했다. 적외선 센서가 버튼 근처의 손을 인식하는 원리다. 같은 달 후지테크는 의료 시설과 제약 공장, 무균실에 해당 기술을 도입한데 이어 최근 오피스빌딩에도 적용을 확대했다. 탑승자의 무게를 측정해 혼잡도를 표시하는 기능과 향균 소재 버튼 등 다양한 옵션도 지원한다. 

다양한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비접촉 제품도 나왔다. 일본의 벤처 기업인 퓨처잉크(Future Ink)와 ND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바이탈 비츠(Vital Beats)'가 대표적이다. ND소프트웨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을 침대 매트나 바닥에 깔면 심박 수, 호흡 후, 수면 심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집한 정보는 클라우드 시스템인 '케어 패트롤(Care Patrol)'에 전송한 후 알고리즘으로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태블릿 PC와 같은 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어컨, 조명 등 가전 제품의 디스플레이 패널(화면)을 비접촉으로 작동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전문지인 EE타임스 일본판에 따르면 일본 전자부품 회사인 알프스 알파인(Alps Alpine)이 올해 초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자사의 비접촉 조작 패널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엔 고감도의 정전 센서가 적용됐다. 센서가 인식한 손의 모양과 위치 그리고 제스처는 데이터로 바뀐 뒤 비접촉으로도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게 한다. 

스페인 ASTI모바일로보틱스가 방역 로봇 '젠조(Zenzoe)'

코로나 천적은 자외선?…3초만에 96% 박멸하는 자율주행 로봇 

최근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 데 부르고스(Diario de Burgos)는 자국의 산업용 무인 화물차(AGV∙Automated Guided Vehicle) 제조사인 ASTI모바일로보틱스가 방역 로봇 '젠조(Zenzoe)'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제품에서 나온 광선을 받으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99.99% 차단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작동 원리는 로봇 청소기와 유사하다. 우선 방역이 필요한 공간을 몇 분 동안 매핑(Mapping)한다. 이어 무독성의 단파장 자외선(UV-C)을 내뿜는 소독 램프를 이동시킨다. 마지막으로 자외선을 투사하면 소독이 완료된다. 

UV-C는 지난 80여년 간 여러 분야에서 방역용으로 사용됐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엔 해당 자외선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이다. UV-C는 바이러스의 RNA(유전 정보를 담은 물질)에 화학적인 변화를 만들어 세포 기능의 발달을 억제하기도 한다. 세포에 손상을 입혀 번식을 막는데도 효과를 보인다. 

UV-C는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조명 제조사 시그니파이(Signify)가 앞서 6월 보스턴대 연구진과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자사 조명 제품으로 UV-C를 3초간 노출시킬 때 바이러스가 96% 가까이 박멸됐다. 시간을 2배로 늘리면 99%까지 사라졌다.

젠조는 방역 효과 외에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기존 제품처럼 오존, 표백제, 소독제 등 화학적인 독성 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환기의 필요성을 줄인다. 충전의 번거로움도 없앴다.

해당 제품은 소독이 필요한 지점으로 알아서 움직인다. 승강기 이용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 기능도 자동으로 실행한다. 한 번 충전 시 최대 사용 시간은 3시간이다. 경쟁사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살균 작업 시 효율도 높다. 10분 만에 25㎡(7.6평) 규모의 공간을 방역한다. 실시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소독의 주기와 결과를 관리할 수 있다. 

작동 방법도 쉽다. 휴대전화나 태블릿의 앱에서 원격으로 명령을 내리면 된다. 소독을 마친 뒤 보고서까지 만들어준다. 이는 알림 기능으로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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