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DAS 센서, 자율주행 ‘2세대’ 솔루션

[테크월드=양대규 기자]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ADAS용 센서들의 기능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 센서 퓨전 기술을 통해 기존의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센서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업체가 센서 자체의 성능 개선을 위해서도 연구 중이다. ▲카메라 센서의 경우는 모노에서 스테레오 방식의 3D카메라 ▲레이더는 고해상도 레이더 ▲라이다는 고정형 라이다와 수퍼 라이다 등의 새로운 기술들 개발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에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센서 퓨전이 안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다수의 센서를 사용해 비용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센서의 특징을 결합해, 비용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통합 센서의 개발이 요구된다.

IITP 컬럼리스트 박종훈 집필위원은 “자동차 업계는 안전이 제일이기는 하지만 비용 절감 의식도 매우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투입 초기에는 중복이 허용되다가 시장에서 검증되고 실적이 쌓이게 되면 안전성보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시작되고, 추가적인 기능 개발에 들어서는 단계에서는 중복이나 여유가 없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센서의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라는 자율 주행의 주요 3대 센서 영역을 넘어선 통합 센서 개발의 큰 경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3D 촬영이 가능한 스테레오 카메라

ADAS에서 카메라 센서는 하나의 렌즈를 사용하는 모노(Mono)에서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하는 스테레오(Stereo) 방식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스테레오 방식은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3차원의 입체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근감을 인식할 수 있어, 보행자를 인식하는 긴급자동제동(AEB) 기능을 구현하려면 필수적인 부품이다. 보행자의 존재 여부와 자동차와 거리까지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스테레오 카메라는 정확도와 측정 거리를 높이기 위해 두 렌즈 사이에 일정 거리가 필요해 소형화가 어려우며, 모노 카메라보다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고 측정의 정확성이 높아져, 고가의 레이더를 대체하고 있기도 하다.

스테레오 카메라를 장착한 자동차(자료: 스바루)

전 세계적으로는 모빌아이(Mobileye)가 센서 모듈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모빌아이는 센서 모듈 핵심기술인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 자동차부품 사업부에서 2014년 차량용 스테레오 카메라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세코닉스가 엔비디아(NVIDA)와 자율주행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코닉스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카메라를 개발 중”이라며, “차량 전체를 통제하는 보드에 탑재되는 카메라에 자사의 제품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세코닉스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대모비스 등에 전방용 스테레오 카메라 등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인 넥스트칩이 ADAS SoC인 APACHE4(아파치)를 개발하고 있다. 아파치는 보행자검출, 차량검출, 차선검출, 이동물체감지를 할 수 있는 영상기반 ADAS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통합칩이다.

라이다를 대체할 고해상도 레이더

레이더는 전파를 사용해 물체를 탐지하며, 라이다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하지만 실제 물체를 식별하기는 어려운 기술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업체가 고해상도 또는 이미징 레이더를 개발을 시도 중이다. 최근에는 CMOS, FD-SOI는 물론 메타 물질과 같은 다양한 변조 방식과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고해상도 레이더 칩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상으로는 고해상도 레이더가 오늘날의 자동차 레이더 성능을 끌어 올려 라이다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 기술은 연구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다.

고해상도 레이더로 촬영한 사진(자료: SCHIEBEL)

고해상도 레이더는 수년간 방위, 우주·항공, 기상 등의 분야에서 사용된 전례가 있다. 기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자동차 분야에서는 비용과 전력, 안전사양 등을 충족하기가 어렵다.

차량용 고해상도 레이더를 개발 중인 NXP반도체의 제품 마케팅 담당 이사 마이클 네벨캠프(Michael Knebelkamp)는 "자율주행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고해상도 레이더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드웨어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으며, 현재 테스트 중이다.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은 아직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Arbe 로보틱스(Robotics)의 코비 마렌코(Kobi Marenko) CEO는 “(고해상도 레이더는) 쉬운 기술이 아니다”며, “레이더의 노하우는 주로 방위 산업체에서 비롯됐다. 고해상도 레이더 개발을 시도하는 신생 업체는 10곳 정도다. 이 중에서 2~3곳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고해상도 레이더의 개발이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레이더의 경우 FMCW라고 불리는 mmWave 기술을 사용한다. FMCW는 가까운 광각에서 물체를 감지하는데 적합하고, 비교적 저렴하고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레이더는 주변 지역의 장애물과 특징을 정확하게 재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레이더는 금속이나 콘크리트와 같은 특정 물체를 반사하지만 사람이나 동물, 플라스틱 같은 다른 유형의 물체를 통과하는 전자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해상도 레이더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FMCW의 새로운 버전, 또는 다중 입력·다중 출력(MIMO)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rbe의 기술은 군용 레이더의 일부 요소를 취해 FMCW 체계로 구현한다. Arbe는 연속적인 전파의 펄스를 사용해 군용 시스템에서 객체의 2D·3D 이미지를 생성하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개구레이더)을 일부 도입한 것이다. 고해상도 레이더 개발 업체인 스테라디안(Steradian Semiconductor)는 FMCW를 기반으로 한 28nm CMOS 베이스의 mmWave 이미징 레이더 장치를 개발 중이다. 업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레이더의 해상도를 8배 향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업체인 Imec은 MIMO를 기반으로 79GHz 레이더 장치를 개발했으며, 140GHz 기술을 연구 중이다. 두 제품 모두 28n CMOS를 기반으로 한다. MIMO는 다중 안테나를 사용한다. 동작 중에, 송신 안테나는 파형을 방사하며, 각각의 수신 안테나는 이들 신호를 수신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고해상도 레이더가 도입하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될 산이 많지만, 해당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가 되면 고가의 라이더를 대체할 또 다른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정형 라이다와 수퍼 라이다

라이다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과 차량의 미관을 해칠 수 있는 디자인이다. 2009년 구글이 벨로다인에서 라이더 센서를 구매하는데, 개당 7만 50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또한, 360도로 회전하면서 주변 환경을 인식해야 하는 라이다는 차량의 지붕에 설치해야만 해, 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고정형(Solid) 라이다다. 고정형 라이다는 크기가 작고 가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는 2020년 라이더의 공급가격이 200~750달러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2009년 벨로다인이 판매한 가격의 1000~3700배 수준이다.

고정형 라이다 이노비즈원

대표적인 고정형 라이다 개발업체는 이노비즈(Innoviz)가 있다. 이노비즈와 마그다가 개발한 이노비즈원은 작은 회전형 거울과 고정형 레이저 빔 시스템을 적용해, 크기는 작지만 전방위에 이르는 범위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2017년 네이버는 이노비즈에 6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네이버가 가진 이미지 자동 분류 원천기술이 이노비즈원에 결합하면 인식한 정보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노비즈원은 앞으로 BMW의 자율주행 차량에 제공될 계획이다. 공급가격은 약 1000달러로 예상된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테트라뷰(TetraVue)는 일반 CMOS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카메라 수준의 고해상도 거리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수퍼 라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테트라뷰가 개발 중인 수퍼 라이더는 이미지 센서의 수광부에 범용 CMOS를 사용할 수 있으며, 단거리 측정에는 일반적인 라이다와 같은 ToF 방식을 사용한다. 약 200만 화소의 CMOS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며, 초당 25프레임 촬영이 가능해 거의 실시간으로 거리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약 130m까지 감지할 수 있으며, 앞으로 200m까지 장거리화할 계획이다. 테트라뷰의 수퍼 라이다는 일반 CMOS 이미지 센서와 수지 필름만으로 가동부 없이 구성할 수 있어 저비용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근적외광을 사용해 안개 등에 흡수되기 쉬우며, 펄스를 사용해 잡음에 약하다는 라이다의 단점이 남아있다.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오릭스 비전(Oryx Vion)은 근적외광 펄스의 단점을 극복하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오릭스 비전이 개발하는 라이다는 장거리 레이더에 견줄만한 150m 이상의 측정범위를 고분해능으로 센싱할 수 있다. 기존의 라이다에 FMCW와 무선 수신 기술을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적외광 중 장파장이 10µm의 레이저 광을 사용해, 1µm 전후의 근적외광을 사용하는 기존 라이다보다 안개 등의 악천후에서 투과성이 높다. 또한, 펄스 반사파가 아닌 플래시 타입을 채택하고, 안테나로 반사 신호를 수신해 초당 1500만 화소의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10µm의 파장은 20℃ 전후의 물체에서 나오는 복사파의 파장과 비슷해 주위 환경이 잡음의 원천이 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테트라뷰의 수퍼 라이다는 약 200만 화소의 CMOS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며, 초당 25프레임 촬영을 할 수 있다.(자료: 테트라뷰)

박종훈 집필위원은 “현재 회자되고 있는 1세대 자율주행차들이 센서 퓨전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라면, 새로운 통합 센서 개발 경쟁은 자율주행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난 후 본격적으로 산업을 형성할 2세대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의 후발 주자들은 이런 흐름을 잘 파악해, 자율주행 시장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지 않기 위해 통합 센싱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등 전략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