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있는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선보인 K-배터리 빅3
전 세계 배터리 트렌드로 올라선 46 원통형 배터리
인터배터리 2024에서도 드러난 LFP 배터리의 영향력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K-배터리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하지만 고성능 배터리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와 거리가 유지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K-배터리가 앞서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2차전지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곳에서 국내 빅3를 포함한 여러 업체들이 K-배터리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실을 참가기업들과 참관객에게 각인시켰다. 

역대 최대 규모로 마무리된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K-배터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SK온]
역대 최대 규모로 마무리된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K-배터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SK온]

 

▶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최초로 공개한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건너뛴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건너뛴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 2024에서 세계 최초의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배터리 패키지 개념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파우치형 셀투팩(CTP, Cell to Pack)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 배터리는 배터리 셀이 모여 모듈을 이루고, 이 모듈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하나의 배터리 팩을 구성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셀투팩은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즉, 팩에 셀을 직접 조립해 기존 방식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팩의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까지 적용해 전체적인 안전성을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외에도 팩의 구성 부품이 줄어들고 제조 공정이 단순화돼 파우치형 셀투팩을 양산할 경우,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인터배터리 2024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의 정확한 양산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 현장에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된 자동차 목업(Mock-up)에 셀투팩 배터리를 직접 탑재함으로써 해당 기술의 양산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의 선두임을 확인시킨 삼성SDI

삼성SDI는 수차례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의 2027년 양산 계획을 좀 더 명확히 밝히고 관련 기술도 공개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수차례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의 2027년 양산 계획을 좀 더 명확히 밝히고 관련 기술도 공개했다. [사진=삼성SDI]

자타공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삼성SDI는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한 뒤, 샘플을 생산하며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 인터배터리 2024에서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렸다.

삼성SDI가 양산 계획을 밝힌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900Wh/L로, 현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켈 함량이 88% 이상으로 현존하는 가장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P5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도 에너지 밀도가 40% 이상 높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이유는 독자 개발한 고체 전해질의 소재 개선, 무음극 기술 기반으로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층 발전한 배터리 초고속 충전 기술을 선보인 SK온

SK온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배터리 급속 충전과 관련해 한층 발전한 기술을 공개했다. [사진=SK온]
SK온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배터리 급속 충전과 관련해 한층 발전한 기술을 공개했다. [사진=SK온]

SK온은 배터리 충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중 하나가 더욱 진화한 배터리 급속 충전 기술이 탑재된 Advanced SF 배터리다. SF(Super Fast) 배터리는 SK온이 지난 2021년 최초로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다. 10% 남은 배터리 용량을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서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SK온이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공개한 Advanced SF 배터리는 SF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 충전 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기술 혁신이 가능했던 것은 특수 코팅공법을 적용해 음극의 저항을 크게 낮추고 음극 정렬 공법을 더해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를 단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 충전 속도를 최대화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급속 충전 프로토콜을 구현해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는 크게 높이면서도 충전 속도는 유지할 수 있는 Advanced SF 배터리를 개발했다. 

SK온의 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충전 시, 음극 저항이 높아져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자 하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인데, SK온은 기술 혁신으로 기존의 통념을 뒤바꿨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 전 세계 배터리 트렌드로 올라선 46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8월 양산한 뒤, 해당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8월 양산한 뒤, 해당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테슬라]

인터배터리 2024에서 주목을 받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는 지름이 46mm인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의 배터리는 얇은 형태의 파우치형 또는 각형 배터리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원통형 배터리는 이 같은 방식 대비 제조원가가 낮고 규격화를 통한 대량 생산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때문에 현재는 지름 21mm에 높이가 70mm인 2170 원통형 배터리가 널리 쓰이고 있다. 

반면, 올해 인터배터리를 통해 여러 제조사가 선보인 원통형 배터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름 46mm를 갖추고 있다. 46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동일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4배 높고, 출력은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테슬라와 GM, BMW 등 전 세계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46 원통형 배터리를 속속 탑재 중이다.

인터배터리 2024에서 46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지름 46mm에 높이가 80mm인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을 오는 8월로 못박은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SDI도 46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을 시사했다. 전시회 현장에서 지름 46mm를 기반으로, 높이가 각기 다른 4680, 4695, 46110, 46120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했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양산 시점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예정되어 있으며, 양산 후에는 GM 또는 BMW 등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인터배터리 2024에서도 드러난 LFP 배터리의 영향력

중국 업체들이 장악 중인 LFP 배터리 분야에서 SK온 등 K-배터리의 반격이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SK온]
중국 업체들이 장악 중인 LFP 배터리 분야에서 SK온 등 K-배터리의 반격이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SK온]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추격 시발점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관련해 국내 업체들의 대응도 주목할 만했다. 현재 K-배터리 3사 중에서 LFP 배터리 기술 개발 및 양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온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온은 LFP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인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통상 LFP 배터리는 영하 20℃의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 급감할 만큼 저온 성능이 취약하다. 반면, SK온의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밀도를 약 19% 높이고 저온에서의 충전 및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약 16%, 10% 개선했다. 특히, SK온은 이 같은 기술이 반영된 LFP 배터리를 오는 2026년 양산할 계획도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Energy Storage System)용 LFP 배터리 제품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LFP 표준화 전력망 ESS 라인업의 첫 번째 제품인 JF1 DC-Link 그리고 주택용 ESS 신제품 enblock S 등을 전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5년 하반기 내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향후, LFP 배터리 분야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처럼 인터배터리 2024는 다양한 분야에서 K-배터리의 저력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비록 시장 점유율에서 K-배터리가 중국에 밀렸다 하더라도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안주하기에는 중국 배터리 기술의 발전 속도가 대단히 빠른 만큼 전고체 배터리와 새로운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등에서 K-배터리 고유의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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