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Data Center에 집중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2019년 5G 도입으로 급격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5G 보급률 둔화와 포화에 다다른 유무선 통신 성장률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올해 통신 3사의 비통신 전략은 더욱 확고해졌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성이 충분히 유의미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AI와 IDC(인터넷 데이터센터)는 이미 통신사의 핵심 사업으로 분류될 만큼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올해 통신 3사는 AI와 IDC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통신 3사는 AI와 IDC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5G 도입 6년차, 안정화에 집중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는 상용화된 지 6년 차에 접어든다.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약 3100만명으로 1월 대비 약 300만명 늘었다. 다만 가입자 증가율은 8월 말 대비 0.91% 증가해 4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0%대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5G 요금제 라인업 다양화, LTE 요금제의 공존을 통해 안정적인 가입자 유지를 꾀하는 모양새다. 이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내수 시장 특성상 가입자 유지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사 경쟁 촉진이라는 명목하에 추진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도 영향을 미쳤다. 통신 3사의 이용약관을 개정해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에 가입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5G 시장을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며 안정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기술적 한계, 높은 도입 비용 등으로 6G 상용화는 2030년에나 가능하며 28GHz 주파수 대역은 통신 3사 모두 반납한 상태로 사업화 의지가 있지 않은 이상 추가 할당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이에 과도한 투자와 마케팅 경쟁보다는 유지보수 위주의 투자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5G의 보급률이 60%를 넘어서면서 시장 성숙기에 진입, 5G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겠지만 상용화는 30년경에 가능”이라며 “따라서 5G는 30년까지 약 11년 이상 보급률 100%를 향해 점진적인 성장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5G 역시 이미 성장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통신 3사가 28GHz 등에 공격적인 5G 투자를 할 수도 있다. 다만 많은 기지국 구축이 필요한 사업 특성상 한 번 포기했던 영역에 다시 시도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28GHz는) 혁신 서비스 발굴 등 실증 사업 측면에서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수요가 없다 보니 공급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는 경기도 안양시에 IDC '평촌2센터' 준공을 완료했다 [사진=LG유플러스]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는 경기도 안양시에 IDC '평촌2센터' 준공을 완료했다 [사진=LG유플러스]

 

▶ 통신사 역량 활용하는 AI와 IDC 사업 의지

이에 올해 통신 3사의 비통신 사업 속도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통신 3사는 각 사 실정에 맞는 방향으로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 중이다. SKT는 이프랜드로 대표되는 메타버스와 UAM(도심항공교통)으로 실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스튜디오 지니를 통한 자체 콘텐츠 제작으로 미디어 시장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 진입으로 새로운 사업 의지를 다졌다.

통신 3사가 비통신 사업에서도 의지를 표현하고 있지만 더욱 확실한 미래 먹거리가 필요하다. 기존 통신 서비스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런 관점에서 AI 사업은 압도적 중요성을 갖는다. 통신사에 가입된 막대한 이용자 수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곧 AI 사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 특화 LLM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들도 접근하지 못하는 오직 통신사들만 가능한 영역이다. 통신 3사에는 AI가 블루오션인 셈이다.

SKT는 에이닷을 통해 개인화된 비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KT는 B2B 대상의 생성형 AI 솔루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 ‘익시젠’을 선보일 계획으로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IDC 사업에도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AI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이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에서다. 이미 지난해 통신 3사의 3분기 IDC 매출 증가율은 30%대를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김수진 연구원은 “3사 모두 가장 주력하는 신사업은 AI”이라며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가입자 수와 데이터인데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AI”이라고 전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아람 연구원은 “AI는 통신산업에도 중장기적으로 신규 사업 기회,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통신사가 통화나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분명한 강점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AI 생태계 내에서 좋은 위치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SKT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SKT]
지난해 SKT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SKT]

 

▶ AI 역량 강화에 초점

실제로 SKT와 LG유플러스, KT 모두 AI에 초점을 맞춘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었다. 신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SKT는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등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AI서비스사업부 ▲Global/AITech사업부 ▲T-B Customer사업부 ▲T-B Enterprise사업부 등이다. 이들은 글로벌 PAA(Personal AI Assistant)와 협력해 텔코 특화 LLM 개발을 진행하며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전 사업 영역에서의 AI 도입을 추진한다.

KT는 B2B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해 연구 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기존 IT 부문과 융합 기술원의 통합을 이룬다. 또한 AI2XLab 외에도 AI Tech Lab을 신설했다. AI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초거대 AI ‘믿음’을 필두로 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움직임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AI/데이터 기반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재를 중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AI기술담당을 지낸 전병기 AI/Data사이언스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올해 통신 업계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통신사 및 이해 관계자들은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도입할 것”이라며 “보다 효과적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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