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아일랜드 ‘규슈’
반도체 재료산업의 중요지역 ‘도호쿠’
라피더스의 본거지 ‘홋카이도’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최근 지정학적 격변에 따라 전 세계 국가들이 자국의 반도체 공급 체인의 육성·강화를 진행함으로써 반도체 공급의 안정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 지역별 주요 반도체 공장 부지 [그래픽=장영석 기자]
일본 내 지역별 주요 반도체 공장 부지 [그래픽=장영석 기자]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일본도 잃어버린 40년간이라고도 불리는 반도체 산업 재건을 목표로 업계 재편의 기회를 향해 움직이고 있으며 일본의 지리적 특징을 바탕으로 규슈, 도호쿠, 홋카이도라는 3개의 지역이 반도체 허브로 구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
예로부터 실리콘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규슈 지방은 TSMC의 진출(JASM)에 따라 단숨에 주목도가 높아지게 됐다.

지금까지도 소니가 CMOS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는 등 다수의 반도체 팹의 설치·가동이 이뤄져 왔지만 건설이 진행되는 12~28나노 프로세스를 채택하는 JASM 공장이 가동되면 단번에 일본에서 생산 가능한 반도체 프로세스 노드가 첨단에 가까워지게 된다. TSMC에 따르면 미래 측면에서 새로운 미세 공정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JASM 공장은 소니의 기존 CMOS 이미지센서 공장 인접지라는 전략적 입지로 JASM에 소니의 출자 및 인력 파견을 고려하면 전·후 공정 모두 양사의 협력관계가 강화된다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반도체 재료산업의 중요지역 ‘도호쿠’
일본이 반도체 원자재 생산의 세계적 허브인 만큼 도후쿠(동북) 지방이야말로 그 중심에 위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야기현이나 후쿠시마현에 SUMCO나 마찬가지로 대기업 실리콘 웨이퍼 서플라이 업체인 신에츠 반도체가 거점을 두고 있는 것 외에 도호쿠대학의 반도체 재료 연구에 있어서의 높은 연구력과 풍부한 인재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31일에는 대만PSMC와 SBI홀딩스가 센다이에 300mm 웨이퍼 공장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당초 40나노 공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로드맵에는 첨단 프로세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가 생산의 우선 분야가 되고 있어 동북쪽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라피더스의 본거지 ‘홋카이도’
2나노 공정 이후 양산 확립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라피더스(Rapidus)가 홋카이도를 본거지로 선택함으로써 지금까지 대규모 300mm 웨이퍼에 대응하는 반도체 공장이 없었던 이 땅을 일본의 3번째 반도체 허브로 자리할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상류의 제조 장치나 재료 공급자를 홋카이도로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은 역할을 담당해 해당 지역에서의 반도체 커뮤니티 형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항과 가깝다는 점도 인력과 자원의 원활한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피더스는 이미 공장은 건설을 시작했으며 2024년 말 완공 및 2027년 양산 개시가 예정돼 있다. 특히 연구개발의 상당수는 IBM과 협업해 진행되고 있어 선진적인 반도체 제조에 앞장서겠다는 일본의 야심을 나타내고 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민간기업의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뒷받침하는 대처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공장건설이나 투자지원을 유리하게 하는 환율 정책을 배경으로 수출이 촉진됨으로써 장래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일본의 반도체 인재 부족이 우려되는 것을 감안해 인재육성을 위한 보조금 제도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이 반도체 업계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전략적인 대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휴 통한 미래 기술 기반 확보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을 발표하며 총 2조 엔을 투입해 일본 내 반도체 관련 제조사와 해외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 8월 경산성은 일본 반도체 발전 전략 3가지를 제시하며 그 중 '글로벌 제휴를 통한 미래 기술 기반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과 IBM, 마이크론을 비롯해 네덜란드의 imec 등이 일본 내 공장 및 R&D센터 건설, 기술협력 등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론은 2025년까지 5000억 엔을 투자해 히로시마 공장을 증설키로 했으며 TSMC는 이미 86억 달러를 투자해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도 요코하마에 3D 반도체 시제품 라인 등 R&D 센터 건설을 위해 약 2858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일본은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첨단 반도체 연구 거점인 ‘최첨단반도체기술센터(LSTC)’를 설립할 예정이며 미국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와 함께 첨단 반도체 개발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IBM과 구글은 미국 시카고 대학교와 일본 도쿄대학교의 양자컴퓨터 공동연구를 위해 1억 5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일본과 미국은 산학연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이 같은 일본과 미국의 반도체 동맹은 현재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와 더불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1980년대 미국이 일본에 반도체 협정을 통해 제재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둘의 동맹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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