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X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
V2X 발전을 막는 장애물, 국제 표준화
현재 V2X의 대세는 C-V2X… 그리고 대한민국의 기술
V2X 기술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LG와 삼성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완벽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의 운전자만큼 자동차를 능수능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기술도 있다. 바로 자동차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신 기술이다. 자동차 제어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자동차가 주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V2X(Vehicle to X)다. 최근 이 V2X 분야에서 대한민국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V2X는 무엇이며,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이 V2X 발전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 것일까?

V2X는 완벽한 자율주행이 구현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사진=아우디 미디어 센터]
V2X는 완벽한 자율주행이 구현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사진=아우디 미디어 센터]

 

V2X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

V2X는 단어 뜻 그대로 자동차와 주변의 모든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셔터스톡]
V2X는 단어 뜻 그대로 자동차와 주변의 모든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셔터스톡]

V2X는 단어 뜻 그대로 자동차와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V2X에서 X는 모든 것(Everything)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에는 자동차 외부의 많은 것이 포함된다. 자동차와 자동차(V2V), 자동차와 인프라(V2I), 자동차와 보행자(V2P)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V2X는 차량 내 유·무선 네트워킹, 차량과 이동 단말간 통신(V2P) 등을 아우르기도 한다. 

이런 포괄적인 개념을 갖고 있는 V2X는 각종 유·무선망을 통해 다양한 도로 정보를 자동차에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자동차와 도로 위 여러 요소, 심지어 도로 외부 인프라 사이의 통신과 소통을 가능하게 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V2X가 있으면 자동차가 주변의 정보를 더욱 빠르고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아우디 미디어 센터]
V2X가 있으면 자동차가 주변의 정보를 더욱 빠르고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아우디 미디어 센터]

쉽게 말하자면 지금의 운전자가 주변 정보를 확인하는 모든 과정을 V2X가 대신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도로의 교통흐름, 주변 정보를 눈으로 확인하고, 라디오나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보다 먼 범위의 정보를 파악하는 모든 과정 말이다. 실제로 V2X는 전방 교통 상황이나 주변의 자동차가 접근하는 것을 알린다. 신호등이나 과속방지 카메라, 공사 구간 등 교통 정보를 알리는 인프라와 소통하거나 보행자 정보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런 목적 때문에 V2X는 운전자보다 더욱 넓은 범위를 인지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V2X 기술로는 주변 300m 이상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주변 정보를 파악하는 범위보다 수 배 이상 넓은 범위다. 심지어 지금의 자동차 센서로는 알기 어려운 다른 자동차의 상태, 주변의 환경 정보도 감지해 위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사고 상황을 예측하기도 한다. 

 

V2X 발전을 막는 장애물, 국제 표준화

V2X의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국제 표준화의 어려움이다. [사진=셔터스톡]
V2X의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국제 표준화의 어려움이다. [사진=셔터스톡]

이처럼 뛰어난 기능성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V2X 기술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함께 사용할 V2X 표준화 채택이 늦어지고 있다. V2X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주변의 모든 사물, 인프라와 통신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방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의 이동통신처럼 말이다. 그러나 V2X의 표준화는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고, 이럴수록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심지어 그 전 단계인 검증조차 이뤄지기 어렵다.

현재 대세를 이루고 있는 V2X의 표준 기술은 두 가지다. 4G/5G 셀룰러 이동통신(4G/5G) 기반의 LTE/NR C-V2X, 근거리전용무선통신 기반의 IEEE 802.11p(DSRC)/IEEE 802.11bd이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주도하에 표준으로 제정된 C-V2X 표준은 자동차 대 자동차, 자동차 대 인프라, 자동차 대 보행자 등 자동차와 주변 사이의 정보 교환을 위한 이동통신기술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반면, IEEE 주도하에 표준으로 제정된 IEEE 802.11p 표준은 3GPP C-V2X 표준과 다르게, 자동차 대 자동차, 자동차 대 인프라를 위한 데이터 교환 시나리오만을 타깃으로 제안되었다. 자동차 대 보행자 간의 통신은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 V2X의 대세는 C-V2X… 그리고 대한민국의 기술

두 가지 표준 중에서 현재 V2X의 대세는 C-V2X다. [사진=셔터스톡]
두 가지 표준 중에서 현재 V2X의 대세는 C-V2X다. [사진=셔터스톡]

두 가지 V2X 표준 중 현재 전 세계 국가 혹은 기관을 중심으로 시험 운영이 진행 중인 방식은 C-V2X다. 국내의 경우, 몇 년 전까지는 국토교통부가 IEEE 802.11p 기술을 통해 기본적인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실증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C-V2X가 V2X의 표준으로 채택되어 가는 모양새다. 과학기술부가 기술적인 비교에 따라 IEEE 802.11p 대비 C-V2X가 성능적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게 주된 이유로 보인다. 

이런 정부의 입장과 별도로 국내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V2X 기술을 선도 중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 6월 초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10년(2011~2020년)간 한국·미국·중국·EU·일본 등 주요국 특허청(IP5)에 출원된 커넥티드카 관련 특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평균 특허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5G-V2X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출원건수 1,545개 중 우리나라가 36.8%(568건)를 차지한 가운데 LG(286건)와 삼성(279건)이 전체 출원 1, 2위를 기록했다.

특허청 전일용 자율주행심사과장은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우수한 5G 통신 환경을 바탕으로 V2X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5G-V2X는 기술 장벽이 높은 미래 통신기술 분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말을 전했다. 

 

V2X 기술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LG와 삼성

국내 기업 중 V2X 기술 개발이 두드러지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사진=LG전자]
국내 기업 중 V2X 기술 개발이 두드러지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사진=LG전자]

특허 출원건수에서도 나타는 것처럼 최근에는 LG전자와 삼성의 V2X 기술 발전이 눈에 띄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V2X를 활용한 교통안전 솔루션 고도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독자 개발한 5G V2X 교통안전 솔루션 'Soft V2X'를 활용해 서울시와 진행한 어린이 교통안전 특화시스템 실증사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Soft V2X는 보행자와 차량의 위치, 방향, 속도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교통안전과 관련된 위험을 알려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스마트 노변기지국(RSU·Road Side Unit)과 연동해 인근 도로상황이나 교통신호도 반영할 수 있다.

6,700여 명이 참여한 실증사업은 6개월에 걸쳐 서울 강서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 3곳에서 진행됐다. Soft V2X는 이 기간 보행자와 차량에 4만건 이상의 위험 알림을 전달했다. 알림을 받은 보행자의 74.8%와 운전자의 68.4%가 이동 방향을 바꾸거나 운행 속도를 줄이는 등 위험을 피하기 위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10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글로벌 차량통신 연합체 5GAA(5G Automotive Association) 회의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더 고도화된 수준의 Soft V2X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V2X 기술 발전을 진행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V2X 기술 발전을 진행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이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C-V2X 솔루션을 테스트·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획득하며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미국은 C-V2X를 V2X 통신 기술의 단일 표준으로 채택하고 상용 서비스 개발을 위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하만은 이번 규제 면제로 솔루션을 배포해 실증할 수 있게 돼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평가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 연합인 ‘5G자동차협회(5GAA)’의 신임 이사로 수만 세라 하만 글로벌 제품·혁신 부문 부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5GAA는 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 차량을 접목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전장 업체 123곳이 연합한 단체다. 

세라 부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이 인텔에서 영입한 인재다. 세라 부사장은 삼성전자 몫의 이사로 참여해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5G와 하만의 전장 기술을 엮어 신규 기술 개발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과거 이동통신 기술이 발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V2X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제적인 기술 표준이 확립되어야 하며, 어느 한 곳이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움직임을 우리나라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움직임이 계속 된다면,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자율주행과 V2X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이 가장 높게, 그리고 널리 알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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