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전기차는 더 이상 자동차만의 기능을 가지지 않는다. 그동안 전기차는 충전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친환경차의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전력을 공급하기도 하는 하나의 ‘에너지 저장소’다. 해외 언론 매체 EE타임즈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가속화되면서 차량 OEM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온보드 충전기(OBC: On Board Charger) 설계 및 기능의 발전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양방향 충전기 V2G 원리 [사진=현대모비스]
양방향 충전기 V2G 원리 [사진=현대모비스]

 

▶OBC 전기차에 꼭 필요한 변압기

OBC는 자동차 고전압 배터리 충전기다. 전기차는 200V에서 차량의 모터를 구동 시킬 수 있도록 고전압 배터리로 충전할 수 있는 충전장치가 필요하다.

전기차에는 일반적으로 3.7kW에서 7.2kW 범위의 OBC가 장착되어 충전 속도가 느리다. 최신 전기차에는 11kW에서 22kW에 이르는 전력 등급 혹은 그보다 더 높은 OBC가 장착되기도 한다.

시장조사업체 SAR의 최신 전기차 OBC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8년에는 더 빠른 AC 충전에 대한 요구로 8~11kW 범위의 전력 등급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5~8kW 범위는 여전히 OBC 출하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보았다.

OBC는 기술의 제한 없이 훨씬 더 높은 정격전력이 가능하다. 7.4kW 이상의 AC 전력 출력을 위해서는 3단계의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를 지원하는 곳이 전 세계에 많지 않다. 또한 대량의 전기차가 높은 정격전력으로 연결되면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충전 인프라 최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양방향 충전은 OBC 시장을 혁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2021-2023 OBC 시장 전망 [자료=프리시던스리서치]
2021-2023 OBC 시장 전망 [자료=프리시던스리서치]

 

▶V2G 기술의 에너지 혁신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전기의 ‘소비처’였다. 하지만 양방향 충전을 사용하면 에너지 생태계의 능동적인 구성 요소로 변모한다.

V2G(Vehicle to Grid) 기술은 양방향 충전 개념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V2G는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배터리의 남은 전력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V2G 기술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전기차 소유자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점이다. 전기차 소유자는 전기차를 에너지 저장 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로 활용해 주행 중 남은 전력을 건물에 공급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재정적 인센티브는 전기차 소유 비용을 상쇄하고 잠재적으로 전기차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또한 정전이나 자연재해 등 비상 시에 전기차는 가정, 기업 또는 중요 인프라에 전기를 공급하는 비상 전원 역할을 할 수 있다.

 

▶V2G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조건

양방향 충전과 V2G 기술을 전기차 충전 환경을 통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충전 인프라 제공업체 간에 호환성과 사용 편의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표준화 및 상호 운용성이 필수적이다. 공통 프로토콜과 표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업체, 충전 네트워크 사업자, 유틸리티 회사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양방향 충전 및 V2G 작동과 관련된 잦은 충전 및 방전 주기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첨단 기술은 최적의 배터리 상태와 성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규제 및 정책 프레임워크는 양방향 충전 및 V2G 기술 채택을 지원하고 장려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 전기차 소유자가 V2G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 전력망 접근성 및 보상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양방향 충전 OBC 탑재 전기차 [사진=SAR]
양방향 충전 OBC 탑재 전기차 [사진=SAR]

 

▶OBC 시장의 잠재력

현재까지 시중에 출시된 차량 중 양방향 OBC를 갖춘 차량은 소수에 불과하며 V2G 기능을 갖춘 차량은 단 한 대(닛산 리프)다. 양방향 OBC가 장착된 차량은 명확한 법규와 관세가 마련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어댑터를 통해 V2G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와 비야디(BYD)는 모두 자체적으로 통합된 OBC 설계 및 제조를 사용한다. 2022년에는 두 회사가 승용차 및 경상용차 OBC 출하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독일 기업 레오폴드 코스탈, 현대 모비스, 메타 시스템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OBC를 2017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2022년 현대모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V2G, V2H(Vehicle to Home),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포함한 OBC를 개발하고 기능 안전 설계 및 AUTOSAR 플랫폼을 설계할 계획이다.

SAR은 향후 7년간 양방향 OBC가 탑재된 차량의 출하량이 급격히 증가해 2023년 출하되는 EV 승용차 및 경상용차의 2%에 불과하던 것이 2030년에는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높은 정격전력과 양방향 기능에 대한 요구로 OBC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전력 전송의 신뢰성과 효율성 향상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로 인해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SiC 및 GaN 등의 차량용 반도체에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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