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사용료’ 1.3조…총수 있는 기업에 집중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대기업 계열사끼리 주고받는 상표권 사용료가 여전히 재벌만 배 불리는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1개 대기업집단 소속 2612개 회사의 관련 거래 내역을 30일 공개했다. 그 결과 총수가 있는 회사(71.7%)가 없는 곳(27.3%)보다 로고를 쓴 대가를 받는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기업집단별 연간 상표권 사용료 현황.
기업집단별 연간 상표권 사용료 현황.

매출에서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수가 있는 대기업이 0.26%로 없는 곳(0.02%)보다 13배 많았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76개 기업의 평균 지분율은 27.94%로 집계됐다.

76개사 중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대상(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은 29곳이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를 넘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인 기업은 40곳(52.6%)으로 조사됐다. 총수 일가를 위해 지주사까지 동원해 수익을 챙겨왔다는 뜻이다.

기업집단별 사용료 지급회사 수.
기업집단별 사용료 지급회사 수.

상표권 사용료를 낸 계열사 수는 SK가 63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 44개 ▲KT 31개 ▲GS 25개 ▲한화·대방 각각 21개 순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삼성도 합작사 등 11곳에서 149억 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챙겼다.

LG∙SK∙한화는 연간 상표권 사용료로만 각각 2778억 원, 2375억 원, 1448억 원을 받았다. 이어 CJ∙롯데∙GS가 상표권 사용료를 각각 950억 원, 846억 원, 692억 원씩 받았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표권 유무상사용 현황.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표권 유무상사용 현황.

71개 대기업 중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곳은 46개다. 1년 전보다 4개 회사(네이버, 이랜드, 대방건설, 중앙)가 추가됐다. 전체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1조 3468억 원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해당 금액이 총수 일가에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표권을 가진 회사는 총수 지분이 많은 지주사 또는 지배구조 중핵(中核) 기업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상표권 정보공개 사항을 추가 발굴하여 시장에 제공하는 정보를 확대함으로써 기업 스스로 정당한 거래관행을 형성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