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고온-상온 초전도 현상 모두 설명하는 최초의 이론
김현탁 연구위원, 30여 년 연구로 금속-절연체 전이와 초전도 분야 융합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이론들과 금속에서의 전자 간 상호작용 현상을 활용해 초전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공식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초전도 현상은 특정 온도나 압력에서 저항이 영(0)이 되는 현상으로, 이를 응용하면 에너지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주로 MRI, 초전도 케이블, 자기부상열차에서 쓰인다. 또한 향후 양자 컴퓨터, 진공튜브열차 등 미래 기술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가 30K 이하인 물질은 저온 초전도체, 30K 이상 구리(Cu)계 물질은 고온 초전도체, 임계온도가 15~25℃인 물질은 상온 초전도체로 분류된다. 초전도 현상이 발견되고 활용된 지는 오래됐지만, 아직도 현상이 일어나는 원리를 온전히 규명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197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BCS 이론이 저온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설명하지만, 고온이나 상온 초전도 현상은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저온과 고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측정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액체 헬륨은 매우 비싸고, 액체 질소는 상대적으로 싸고 쉽게 얻을 수 있으나 조건을 충족하는 환경을 유지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단점이다.

김현탁 ETRI 연구 전문위원은 기존 이론들을 응용하는 한편,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기 전 금속에서 전자끼리 매우 큰 전자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를 설명하는 공식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식은 특정 온도 범위나 조건에서만 설명이 가능했던 기존 이론보다 한 단계 나아가, 온도에 상관없이 온도와 압력 조건에 따라 물질의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가 달라지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로써, 초전도 현상의 임계온도를 저온에서 상온까지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개발하고자 한 물리학자들의 숙원을 풀었다.
이번 성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 전문위원은 “새로운 관점의 시도가 이뤄지다 보니 기존 이론의 벽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컸다”며 “이번 논문 게재로 우리나라의 기초 물리학이 널리 인정받고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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