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올 초 이마트에 야구단을 판 SK텔레콤이 e스포츠(프로게이머들이 겨루는 경기) 기업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가 경영권을 장악한 계열사인 T1이 약 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주식을 파는 것)를 결정한 것이다. 야구단 매각 당시 스포츠 사업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던 가운데 T1은 지난해 영업적자가 매출보다 큰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 CS T1의 로고. 
SK텔레콤 CS T1의 로고. 

8일 업계에 따르면 T1은 지난 30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5154주의 신주를 추가로 찍어낸 후 이를 팔아 약 89억9374만원의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기존 주주가 증자를 포기한 주식)가 발생하면 제3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현재 SK텔레콤은 T1의 지분 약 54.9%(5만주)를 보유한 지배기업이다. 지배기업은 다른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 갖고 경영권을 장악한 회사를 뜻한다. 세계 3대 미디어그룹인 컴캐스트스펙테이코와 미국 사모펀드 하이랜드캐피탈이 각각 34.1%, 11.0%의 지분을 들고 있다.

신주배정기준일(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주주의 명단을 확정하는 날)은 오는 15일이다. 청약 예정일은 이달 31일이다.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자금 사용 계획에 대해선 “사업 확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1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인 ‘페이커(Faker)’ 이상혁 선수가 소속된 회사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155억3595만원)이 매출(132억4685만원)보다 큰 기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에는 영업손실이 매출액보다 2배 이상 컸다.  

다만 SK와이번스처럼 매각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해당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글로벌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의 매출이 10억8400만달러(약 1조2146만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14.5%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는 작년보다 10.0% 증가한 7억28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국내 e-스포츠 업계에서 SKT와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KT는 자사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팀에 대한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팀을 분할, 법인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텔레콤 관계자는 올 초 야구단 매각 배경에 대해 “앞으로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과 지원’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