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범 운용 중, 상용화 머지 않아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수 년 전 태국에선 유명 외국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쇼핑몰의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경비원들이 퇴근하자 건물을 안방처럼 활보하며 촬영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여러 CCTV가 설치된 대중 시설조차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린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새로운 경비 시스템의 필요성이 부각되며 오보드로이드(obodroid)사의 경비 로봇 ‘SR1’이 탄생했다.

“경비 로봇, 제조를 부탁해”

오보드로이드는 2016년 합작 법인 형태로 설립된 로봇 개발 신생 벤처기업이다. 주문형 로봇도 만든다. 

2017년은 오보드로이드에 의미 있는 해다. 상위 20위권 안에 드는 태국의 중견 부동산 개발 업체인 매그놀리아에서 자사의 콘도미니엄에 배치할 수 있는 경비 로봇 제작을 의뢰한 것이다.

회사는 수개월간의 연구 끝에 2017년 태국 기업 최초로 경비 로봇 SR1 개발에 성공하고 매그놀리아의 신축 콘도미니엄 1곳에서 시범 운용을 진행했다. 2019년 6월에는 동남아시아 지역 내 기술 스타트업들의 향연장인 ‘테크소스 글로벌 서밋’에 참가해 관람객들에게 SR1을 선보이고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태국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트루가 방콕에서 운영하는 이노베이션 허브인 트루디지털파크에서 SR1을 시범 운용중이다. 

SR1의 외형은 흡사 로켓같기도 하다. SF 영화에 나오는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높이는 1.5m, 무게는 80kg으로 키는 성인 여성보다 약간 작고 무게는 성인 남성보다 다소 무거운 편이다. 이를 본 사람들은 SR1의 움직임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가끔은 툭툭 건드리기도 한다. 시범 운용 중인 곳에서는 가방 등 소지품을 걸어 보는 사람들도 나타난다고 한다. 

계단, 경사 오르기도 가능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경비 로봇 SR1의 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보편적인 디자인 체계에 따라 제작된 SR1은 3개의 바퀴를 이용해 자율주행을 하면서 실내외를 순찰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기울기 15도의 경사면도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공지능(AI) 이 탑재된 SR1은 물체 인지, 얼굴 인식, 동장 인식 등이 가능하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5대의 카메라가 360도로 회전하며 상단과 하단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한다. 용량 제한 없이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자료 백업도 30일간 가능해 긴 편이다. 

SR1이 AI로 탐지 가능한 사물의 종류는 20가지 이상에 이른다. 태국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뱀, 도마뱀, 개, 고양이 등의 동물과 총, 가위, 칼 등의 위험물, 쇼핑카트나 가방 등의 물건을 인식할 수 있다. 성능만 놓고 본다면 미국 보안카메라 제조 업체 나이트스코프에서 개발한 경비 로봇을 능가한다.

일례로 만약 금연 구역에서 흡연자를 목격할 경우 SR1은 즉시 중앙 통제센터에 상황을 보고한다. 이중 주차 등의 문제로 안쪽에 주차된 차량이 주차장을 빠져나가기 어려운 때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차량 주인은 SR1 중앙의 통화 연결 버튼을 눌러 즉시 도움을 요쳥할 수 있다.

로봇 AI와 CCTV가 연동돼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앙통제센터로 실시간 알람을 해주기 때문에 중앙통제센터는 수십 대의 CCTV를 계속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회사는 올해까지 약 20대의 SR1을 추가 제작해 콘도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향후 인근 지역으로의 수출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안전성과 성능 테스트를 위해 시범 운용 중이다. 

또 경비 로봇 제조의 미션을 부여했던 공동 투자가 매그놀리아와의 합의 등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당시는 상업용 로봇 제조∙판매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터라 양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태국 사람들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웰빙 향상에 기여하는 서비스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고 상용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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