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방제일 기자]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에너지 집약 산업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산업 부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중공사막 형태의 `초투과성 분리막'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과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대량으로 줄일 수 있다.

생명화학공학과 황영은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드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10월호에 실렸는데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면서 산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용에 대한 절감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집약 산업체의 부산물(석탄회와 철강 슬래그 등)에 대한 처리비용도 날로 증가하고 있어 이산화탄소를 산업 부산물과 반응시켜 부가가치가 있는 물질로 전환하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등의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해 건설 소재로 이용하는 기술은 전 세계 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간 약 1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약 30~60억 톤 감축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고동연 교수팀이 개발한 고체 탄산화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알칼리 금속(칼슘, 마그네슘)의 자발적 결정화 반응을 이용하는 일종의 자연모방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탄소 저장체인 고체 탄산염(CaCO3, MgCO3)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고체 탄산염은 고품위 물성 제어를 통해 건설·토목 소재, 제지산업, 고분자, 의약, 식품, 정밀화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 탄소배출권의 절약은 물론 고부가가치 생산물을 통해 추가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고 교수팀은 우선 미세다공성 고분자로 이뤄진 초투과성 분리막 기술을 통해 기존 공정 유닛보다 5~20배가량 작은 부피로 기존 공정 대비 50% 이상 뛰어난 물질전달 효율을 갖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다공성 고분자는 회전할 수 없는 단단한 부분과 고분자 사슬이 뒤틀리는 지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는데 기체 분자를 빠른 속도로 투과시킬 수 있어 가스 분리 분야에서 유망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미세다공성 고분자를 속이 빈 실과 같은 중공사막 형태로 가공해 모듈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렇게 제조된 초투과성 중공사막 모듈에 이산화탄소/질소 혼합 기체를 흘려보내면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막을 가로질러 중공사막 외부의 알칼리 이온과 반응해 순간적으로 탄산염을 생성하는 원리를 연속식 모듈로 구현했다. 

고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부피 대비 표면적이 기존 시스템보다 수 배 이상 높아 매우 높은 공간 효율성을 갖는 분리막 모듈의 특성을 이용해 장시간의 연속 공정이 가능한 게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 전환 공정의 에너지와 비용 대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고체 탄산염을 활용하는데 높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과 전환(CCU) 기술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고동연 교수는 "신기술을 적용해 이번에 새로 개발한 고체 탄산화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제조업체 등 관련 산업계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자원 재순환을 통해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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