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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가격표, 바코드 없앤 'ESL' 삼성과 LG 뛰어 들었다 ①미래의 마트는?‘종이가격표, 쇼핑카트, 계산대’ 사라진다
이나리 기자 | 승인 2017.08.07 12:52

[EPNC=이나리 기자] 더 효과적으로 비용을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을까? IT의 기술 발달은 리테일 시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 매장 진열대에 붙어있던 종이가격표는 판매가와 할인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 ESL)로 대체되고 있다.

또 계산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섰던 풍경은 소비자가 개인 단말기로 매장에서 태그 또는 스캔한 물품을 한번에 결제하는 태그앤드고(Tag-and-Go) 서비스의 등장으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국내 첫 무인점포 편의점까지 등장했다. 리테일 시장의 혁신을 일으킨 IT 신기술은 무엇일까? 

종이 가격표와 바코드 없앤 전자가격표시기(ESL)가 ‘뜬다’ 

“지금부터 오징어를 50% 할인된 가격으로 드립니다” 마트에서 늦은 오후시간이 되면 신선제품의 할인 판매가 시작된다. 이처럼 마트에서 제품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릴 경우에 매장 직원은 재빨리 상품 진열대의 가격표를 떼어내고 새로 붙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대형 마트 경우에는 가격 변동이 있는 제품이 하루에도 수백 또는 수천개가 될 것이고, 매일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가격표 교환에 들이는 시간은 상당하다. 만약 반짝세일 시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 서두르다 매장 직원이 실수로 표시금액과 세일가격을 잘못 게재했다면, 마트의 매출 피해가 클 뿐 아니라 소비자 불만으로 마트 이미지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IT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이런 불편들은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 ESL)의 도입으로 사라지고 있다. ESL은 판매가격과 할인정보, 재고현황 등을 LCD, 전자종이(E-Paper)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디지털 기기다. ESL은 컴퓨터 1대로 수천여 개 제품의 판매가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가격표를 교체하며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또 종이가격표를 인쇄하기 위해 필요했던 종이, 전력, 토너 등에 드는 재료비가 줄어든다. 더불어 종이가 아닌 액정창이 달린 가격표시 기기는 첨단 매장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이점이다. 

ESL 기술을 도입한 GS슈퍼마켓의 관계자는 “매장 관리자는 ESL을 설치함으로써 매장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50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는 약 200여 평(660㎡) 매장 기준으로 할인행사 때마다 3~4명이 투입돼 3시간 이상 걸리던 종이가격표 교체 작업이 필요 없게 됐다”고 말했다.  

ESL은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것일까? ESL은 저전력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해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게이트웨이(Gateway)와 수신기 역할을 하는 태그(Tag)로 구성돼 있다. 유통업체는 매장의 상품정보를 중앙서버에서 무선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관리하기 때문에 바뀐 정보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고,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진열대의 액정 표시창을 통해 다양한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을 ESL에 접촉시켜 정보를 얻게 되는 방식이다. 

또 ESL은 컴퓨터 1대로 수천여 개 제품의 판매가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마트 체인점이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프로모션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더불어 ESL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을 동시에 관리하고 상품 재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장점으로 ESL은 리테일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내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ESL 시장 규모는 2016년 5억 5000만 달러에서 2020년에는 12억 3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경우에는 2017년 ESL 시장이 중대형 유통 매장 기준으로 7000억 원 규모며, 소형 유통매장까지 합하면 1조 원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SL은 컴퓨터 1대로 수천여 개 제품의 판매가와 할인정보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다.


리테일 혁신으로 떠오른 ESL, 삼성과 LG 뛰어 들었다

유럽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인건비가 높아 인건비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이유로 유럽은 ESL을 빠르게 리테일 시장에 도입했다. 제일 처음 ESL을 개발하고 도입한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 업체 앙떼마쉐에 있던 개발자가 1995년도에 ESL을 처음으로 개발했고 하게 확산되지 못했다. 그 당시 ESL은 클라이서(스웨덴)과 SES(프랑스)가 시장을 독점했으며, 이들 업체는 매장 천장에 촘촘히 안테나를 부착해야 하는 13MHz 저주파 방식과 TV 리모콘과 같은 IR 방식으로 ESL을 공급했다. 그 당시 ESL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못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2007년 삼성전기(현 솔루엠)가 제일 먼저 ESL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기는 2.4GHz 방식을 적용시키고, 기존 LCD였던 디스플레이를 E북에 사용됐던 E페이퍼(E-Paper)를 활용한 ESL을 출시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후 삼성전기는 대형 유통 체인점인 테스코와 공동 개발을 통해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ESL 제품을 유럽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삼성전기는 ESL 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솔루엠’이란 회사로 분사시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분사 후에도 솔루엠은 파트너이자 고객인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협업으로 ESL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함께 공급하고 있다. 

솔루엠의 ESL은 현재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로 업계 최다, 총 15개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는 ‘아이템 라벨’이란 제품으로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17'과 ‘IDEA’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솔루엠은 ELS 시장에 일찌감치 제품을 공급해온 만큼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여러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지금까지 누적 ESL 공급수는 4000만 개에 달한다. 유럽시장에서는 레베(독일), 메트로(독일), 에데카(독일), 쿱(이탈리아), 테스코(폴란드, 헝가리), 까르푸(터키, 아르젠티나), 에세룽가(이탈리아) 등에 공급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홈플러스 15곳, 롯데마트 7곳, 농협, 이마트전문점(노브랜드, 부츠) 등에 공급을 이미 시작했거나 올해 중으로 공급을 확정지었다. 현재 솔루엠은 전세계 ESL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 상품 진열대에 설치된 솔루엠의 ESL.. 


LG이노텍은 LG CNS와 협업으로 ESL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명함 절반 정도 크기인 1.5인치 모델부터 2인치, 4인치, 태블릿PC 수준의 7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LG CNS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상품별 마케팅을 위한 중앙 통합관제 시스템 ▲매장의 고객 유형, 규모 등을 고려해 각 매장별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모바일 매니저 등을 제공한다. 

ESL ‘모바일 매니저’는 상품판매자가 매장에서 가격을 유연하게 책정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특화된 기능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농수축산 1차 식품의 경우 상황에 따라 모바일 매니저로 시간한정 할인판매(Time Sale)를 바로 적용함으로써 신선식품의 폐기에 따른 기회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과 LG CNS는 2016년 GS슈퍼마켓에서 현장 테스트를 실시해 ESL 완성도를 높인 후 2016년 6월 오픈한 강남대치점 GS슈퍼마켓을 시작으로 본격 공급에 돌입했다. 양사는 2017년 7월 기준으로 총 74개 점포에 ESL을 공급하고 있고 연말까지 총 100개 GS슈퍼마켓에 ESL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8년까지 전체 300여 개 매장에 ESL 확산이 목표다. 

유통 매장 외에도 LG CNS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이 필요한 국내 대형제약사의 제조실, LG그룹 계열사의 사무실 개인명패, 회의실 등에 ESL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병원, 공장 등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 유통사에 ESL 시범운영을 완료하고, 본 계약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을 확인하면서 모바일 매니저를 사용하는 GS수퍼마켓 직원 모습


국내 벤처기업인 라인어스는 삼성과 LG라는 대형기업에 맞서서 ESL를 공급하고 있다. 라인어스는 전자가격표시기는 이미지까지 전송할 수 있는 '인포탭'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라인어스가 자체 개발한 네트워크 방식은 동시에 6만5000개 제품을 관리할 수 있고, 원격으로 전체 설치 매장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자동 변경할 수 있다.

라인어스는 이탈리아 유기농 고급 매장 보테카와 인포탭에 ESL를 공급을 체결하면서 유명해졌다. 이에 힘입어 라이너스는 토리노 3개 매장과 밀라노, 로마 매장에 9월까지 ESL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고, 국내에서는 농협에 공급하고 있다. 라인어스 ESL 기술은 리테일 시장 뿐 아니라 각종 전시회까지 접목돼 작품 설명에서부터 작가 인터뷰까지 다양한 활용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라인어스는 공급 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인어스는 SK텔레콤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2017년부터 전세계 마케팅을 지원 받아 진행할 계획이며, 이로써 벤처기업으로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나리 기자  narilee@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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