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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로 만들어진 세계, 가상현실 ①VR의 핵심 기술,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정환용 기자 | 승인 2017.07.11 17:11

[EPNC=정환용 기자]

Part 1. VR의 핵심 기술,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Part 2. 세계를 구현하거나, 혹은 혼합하거나
Part 3. 국내 가상현실 시장의 현황과 전망

대부분의 전자기기가 처음 세상에 공개될 때, 사람들은 가능성에 먼저 열광한다. 그리고 세대를 거듭하며 차기작이 나오면, 후순위로 디자인과 성능, 활용도 등 다른 요소로 시야를 넓힌다. 특히 기존 제품의 개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이라면 이런 양상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현재에도 이 양상은 비슷하게 전개되는데, 제품 자체에서 그 시야가 넓어지는 시기가 예전보다 좀 더 빨라졌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다.

지금 ICT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이다. VR 기기는 TV나 모니터 등의 외형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화면 구현 기술이 적용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머리에 착용하는 형태로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VR 기기의 개발이 공개된 뒤부터 전 세계에 정식 출시되기까지, 사람들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커다란 기대감과 함께 기다려왔다.

그리고 PC를 비롯해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완성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 현재, VR 시장의 전망이 처음의 예상만큼 밝지는 않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새로운 기술에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시간은 예전보다 훨씬 짧아졌고, 이제는 VR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기대감보다 훨씬 크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조금씩이나마 VR 콘텐츠가 꾸준히 생겨나고 추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속도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그리고 지금의 VR 시장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눈 앞에서 0과 1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알아보고, VR의 출시와 비슷한 시기에 VR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실에 가상의 세계를 더한 ‘증강현실’(Actual Reality), 그리고 이것이 합쳐져 영화에서 보던 ‘가상의 나’를 만들어내는 ‘융합현실’(Merged Reality)에 대해 알아보자.

 

PC VR의 동작 원리 - HTC Vive

미국의 ‘아이픽스잇’(IFIXIT)은 각종 전자기기의 자가 수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은 제품을 분해해 내부 구조와 부품을 파악해 공개했고, 자가 분해와 수리에 필요한 공구와 부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아이픽스잇 홈페이지에선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해 스마트폰, 노트북, 게임 콘솔, VR 기기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분해하는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특히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 상당히 빠른 시기에 해당 제품의 분해 정보가 올라와 네티즌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픽스잇에서는 지난해 4월 26일 HTC가 만든 VR 기기 ‘바이브’(Vive)의 분해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이보다 앞서 오큘러스의 ‘리프트’(Rift) 소비자 판매 버전, 그리고 소니의 ‘PS VR’도 정보가 공개돼 어떤 부품이 사용됐는지, 어떤 공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중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고 콘텐츠가 가장 많은 HTC 바이브를 통해 HMD가 어떻게 우리에게 가상의 공간을 보여주는지 알아보자.

 

개인적인 관점에서 HMD의 디자인은 PS VR이 가장 준수하고 바이브가 가장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의 VR은 기기 디자인보다는 그 성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에 제품 디자인이 구매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이픽스잇은 바이브의 자가 수리 점수는 꽤 높은 8점으로, 도구를 갖추면 어렵지 않게 분해·조립이 가능하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IFIXIT

전면의 커버를 좌우로 젖혀 열면, HMD 전면에 총 32개의 센서가 배치돼 있다. 이 센서들이 2개의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발산하는 적외선을 받아 HMD의 위치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게 된다. 각 센서의 위치 부분의 커버는 적외선을 잘 받아들이도록 필터가 배치돼 있다.

바이브 HMD 전면의 카메라(TG07B C1551)는 HMD를 착용한 상태에서 주변의 상황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용도로 배치됐다. 이 기능은 생각보다 탈착이 쉽지 않은 HMD 사용에 있어 꽤 편리한 기능이다. 

HMD 내부에는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2개의 곡면 렌즈가 배치돼 있고, 그 뒤에는 447ppi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있다. 바이브는 1080X120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2개를 사용해 2160X1200 해상도를 지원한다. FHD보다 높고 2K WQHD보다 약간 낮은데, 약 1.3K 정도로 FHD 쪽에 더 가깝다.

메인보드 양쪽의 EMI 실드 내부에는 코어텍스 M0 마이크로컨트롤러, 도시바 디스플레이 아웃풋 컨트롤러, 마이크론 시리얼 플래시 메모리, SMSC USB 허브 컨트롤러 등 HMD 작동에 필요한 다양한 칩셋과 컨트롤러가 집적돼 있다. 바이브의 메인보드 제작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비롯해 페리컴(Pericom), 노르딕(Nordic), NXP, 래티스(Lattice), 내셔널(National) 등 다양한 반도체 업체의 SoC와 마이크로컨트롤러, 메모리 등이 사용됐다.

바이브를 사용하기 위해선 4개의 케이블을 링크박스를 거쳐 PC와 연결해야 한다. USB 포트와 HDMI 포트, 전원 포트를 링크박스에 연결해 영상과 그래픽 처리 데이터를 PC와 송수신한다. HMD에서 나와 있는 3.5mm 오디오 포트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곧장 연결하면 된다.

2개의 컨트롤러에는 총 24개의 센서가 헤드셋과 같이 컨트롤러의 위치와 방향을 추적한다. 상단의 터치와 버튼, 하단의 트리거 등 다양한 형태의 입력 버튼으로 VR 콘텐츠가 다양한 장르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터치패드와 컨트롤러 본체의 보드가 각각의 동작을 지원한다. 

 

VR의 핵심 기술, 관건은 ‘경계’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스웨덴의 스타브리즈 스튜디오는 프랑스의 VR 개발사 ‘인피니트 VR’을 인수하고, ACER와 협업해 PC용 가상현실 기기 ‘스타 VR’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스타 VR의 해상도는 현재 출시·공개된 VR 기기 중 최고인 5120X1440(2K WQHD 디스플레이 2개)다. 최대 210도의 시야각과 21:9의 화면 비율을 지원해, 게임은 물론 고해상도 영상을 감상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해상도가 높은 만큼 PC의 필요 스펙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보드 형태의 모바일 VR부터 고성능 PC가 요구되는 PC VR, 전용 기기가 필요한 소니의 PS VR까지, 현재의 가상현실 기기는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VR 기기들의 공통점은 눈앞에서 가상의 화면을 구현하는 점으로,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이하 HMD) 형태를 채택했다.

머리에 헤드기어처럼 생긴 기기를 착용하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상현실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SF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기술이다. 공상과학 영화가 현재와 미래의 과학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다는 가설을 감안할 때, SF 영화처럼 ‘가상의 나’를 뛰어넘어 ‘내가 아닌 나’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현실이 되는 것도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가상의 세계를 창조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선이다. FPS 게임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과거 FPS 게임의 중요성은 그래픽은 물론이고 스토리텔링과 게임 내 아이템의 고증에 있었다. 게이머들은 더 현실적인 전쟁과 총격전을 원했고, 개발사들은 실제 총기의 모습과 격발 시의 충격, 탄피가 튀어나오는 모습, 소염기에 따른 격발 소음 등을 게임에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하려 했다.(물론 ‘퀘이크 3’나 ‘오버워치’처럼 처음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게임들도 많고, ‘서든 어택’처럼 다른 의미로 현실과 거리가 먼 게임도 많다)

게임 그래픽과 고증의 범위는 점점 넓어져, 이제 게임 속의 배경이나 스토리 자체를 현실의 사건에서 끌어오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2016년 작품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Call of Duty: Advanced Warfare)는 배경이 2054년이지만 게임 속의 서울 테헤란로, 서울시청 등을 꽤 자세하게 구현해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물론 강남에서 이동한 지 몇 분 만에 강북에 도착하는 등 소소한 오류는 있다)

VR 기기가 넘어야 할 몇 개의 산 중의 하나가 이 경계와 연관이 있다. 물론 HMD의 해상도나 구현되는 그래픽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현재 VR 기기의 난제 중 하나는 화면을 얼마나 깨끗하게 보여주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일명 ‘모기장 효과’라 부르는 단점인데, 디스플레이 패널에 집적되는 픽셀 간의 미세한 간격이 마치 화면 전체에 모기장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스마트폰의 화면에 물을 한 방울 떨어뜨려 보면, 작은 픽셀의 사이의 틈새가 검은색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선 보이지 않지만, 디스플레이 패널이 눈에 아주 가까이에 있는 HMD의 특성 때문에 모기장 효과가 보이는 것. 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금까지 공개·출시된 거의 모든 VR 기기에서 보이는 단점이다.

이는 HMD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해상도만 높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필요로 하는 PC의 성능도 함께 높아지는데, VR 기기가 요구하는 90Hz를 기준으로 요구 성능을 충족하려면 적어도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3GB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스팀에서 제공하는 ‘VR 퍼포먼스 테스트’를 기준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GTX960 그래픽카드의 VR 성능은 3.3점(medium)이었고, GTX1060 6GB는 8.9점이었다.

위에 소개한 파이맥스 4K VR의 요구 스펙은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와 비슷한 GTX960 이상이다. 이는 최소한 GTX960 이상의 성능이 필요하다는 의미 정도로, 쾌적한 구동을 위해선 바이브나 리프트 이상의 PC 성능이 필요하다. 바이브를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는 GTX1060 6GB를 장착한 PC의 가격대가 약 130만 원대라고 보면, 2배의 해상도인 파이맥스 4K VR을 위해선 여기에 적어도 20~30만 원을 더 들여 상위 모델 그래픽카드를 사용해야 한다.(심지어 가상화폐 채굴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뛰고 있다)

결국 VR 기기가 넘어야 할 경계의 산은 그 봉우리가 2개인 셈이다. 사람의 눈을 효과적으로 속이기 위한 픽셀 간의 경계를 넘으면, 그 해상도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PC 요구 스펙을 지금의 ‘초고성능’에서 ‘고성능’ 정도까지 낮춰야 하는 최적화에 맞서야 한다. 1998년 스타크래프트가 그토록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최적화로 인한 저사양이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다행히 이 과제는 하드웨어 제조사보다는 콘텐츠 제작사와 소비자의 지갑이 함께 감내해야 할 부분이긴 하다. 하드웨어의 가격을 낮추는 것도 VR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 중의 하나지만, 현재의 추세를 보면 그 순서는 뒤로 미뤄놓아도 괜찮을 듯하다.

중국에서 출시한 ‘파이맥스(PiMAX) 4K VR’은 현재까지 출시된 VR 기기중 모기장 효과가 가장 적은 HMD로 알려져 있다. 4K 해상도의 파이맥스 4K VR에 사용된 LCD 패널은, 제조사들이 RGB 배열 구조에 따른 해상도 향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OLED 패널보다 모기장 효과가 적게 보인다. 제조사인 파이맥스는 현재 8K 해상도를 구현하는 VR을 개발 중이다.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평방인치 당 집적되는 픽셀(PPi)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곧 모기장 효과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VR#가상현실#HMD#HTC

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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