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LG일렉트릭·LG스마트파크, 세계가 인정한 스마트 팩토리
현대차그룹·대웅제약, LEVEL 5 수준 스마트 팩토리 정복 나선다
삼성전기·한화오션, 스마트 팩토리로 경쟁력 강화 기대

테슬라 기가팩토리 내부 [사진=테슬라]
테슬라 기가팩토리 내부 [사진=테슬라]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전 세계는 제조업의 위기를 실감했다. 사람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공장이 가동되지 않았고 이는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전에 없던 충격을 줬다. 그러면서 모든 제조 공정에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의 세계 완성차 공장이 셧다운되는 상황에서도 테슬라는 가동중단 사태를 겪지 않았다. 이는 테슬라가 일찌감치 무인 생산 시대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는 세계 곳곳에 스마트 팩토리 개념의 최종장으로 평가받는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기가팩토리에서는 차량의 뼈대 제조부터 조립, 도색까지 대부분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며, 사람은 차량을 검수하는 업무 정도만 하고 있다.

기가팩토리가 도입되면서 테슬라는 생산성과 이익률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7년 10만 대를 겨우 생산하던 테슬라는 2022년 131만 대를 판매하면서 불과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또, 초대형 주조 공법 ‘기가프레스(Gigapress)’로 공정을 대폭 축소하면서 생산 비용을 40% 가까이 절감, 지난해 기준 차량 1대당 순이익은 9574달러까지 치솟았다. 제너럴모터스(2150달러), 비야디(1550달러), 도요타(1197달러), 현대차(927달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스마트 팩토리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것이 확인되며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LG일렉트릭·LG스마트파크, 세계가 인정한 스마트 팩토리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맥킨지와 함께 매년 ‘등대공장’을 선정하고 있다. 등대공장이란 마치 등대가 배를 안내하는 것처럼 AI,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우리 기업도 지난 2019년 포스코를 시작으로 LS일렉트릭(2021년), LG 창원 공장(2022년), LG 테네시 공장(2023년)이 선정되며 높은 기술 수준을 입증 받고 있다.

포스코는 조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던 철강제품의 품질을 첨단 기술을 활용해 균일화하고 많은 공정을 자동화한 것이 등대공장 선정의 배경이 됐다.

특히, AI 도입으로 열연강재 생산 과정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전엔 운전자가 경험에 따라 가열로의 온도 변경 시점과 목표 온도를 설정하다 보니 조금씩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지만 스마트 공정이 도입된 후엔 AI가 이를 담당하면서 품질 수준은 상향 평준화시키고 연료 사용량은 약 2%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압연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부 불균형한 부분을 잘라내는 일도 작업자 대신 AI가 자동으로 하며 제품 손실이 약 30%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LS일렉트릭 청주공장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2016년부터 5년간 11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주력 제품인 저압차단기(MGBB)가 10.8초 마다 1대씩 생산되지만 전체 생산 공정에 투입된 인원은 10명 안팎이다. 특히, 과거엔 직원 2명이 라인에서 저압차단기의 순간 전류 차단 여부를 점검했지만 이것도 자동화 됐고, 시험 정확도는 95.6%에서 자동화 후 99.8%로 4.1%포인트 증가했다.

LG스마트파크는 공장 물류 자동화, 디지털트윈, 지능형 생산 자동화 등 3가지 기술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디지털 트윈은 LG스마트파크의 핵심 기술이다.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장보다 약 10분 빠르게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이를 통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미리 대비할 수 있다.

또, LG스마트파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예방한다.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제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설비 점검 및 수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지능형 생산 자동화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에 로봇으로만 할 수 없었던 공정까지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지능형 자동화 기술 적용으로 시간당 제품 생산량은 20%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팩토리 조건표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스마트팩토리 조건표 [사진=대한상공회의소]

▶ 현대차그룹·대웅제약, LEVEL 5 수준 스마트 팩토리 정복 나선다

스마트 팩토리의 수준은 ICT 활용 및 역량에 의해 5단계로 구분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가장 높은 단계인 LEVEL 5의 조건을 생산 공정의 모니터링부터 제어, 최적화까지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공장의 전 공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즉, 전 공정에서 사람의 의사결정 없이 컴퓨터 시스템이 상황을 판단하고 최적화된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완전 무인화’가 조건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대웅제약 오송공장이 여기에 가장 근접한 스마트 팩토리로 평가 된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는 부품 운반부터 도장이나 조립, 프레스 등 개별 공정을 모두 로봇이 맡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은 주로 생산 현황을 파악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2층 부품 창고의 부품들은 생산 수요에 따라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3층 생산현장으로 이송된다. 3층에서는 자율주행로봇(AMR)들이 다니며 부품을 정해진 위치로 옮긴다. 200대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지만 충돌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5G 네트워크 덕분이다.

AMR이 ‘셀(Cell)’이라 불리는 타원형의 소규모 작업장으로 모든 부품을 옮기면 로봇이 조립을 시작한다. 셀에는 단 한 명의 작업자가 여러 대의 로봇과 협업하여 조립을 책임진다.

생산된 자동차의 검수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담당하고 있다. 스팟은 카메라로 조립 상태를 촬영한 영상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품질을 확인한다.

현재 HMGIC의 자동화율은 물류 65%, 조립 46%에 달한다. 조립 자동화율 46%는 미국 테슬라를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든 작업의 100%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 총 2100억원을 투입해 준공된 대웅제약 오송공장은 LEVEL 4 인증을 획득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전 대응 및 의사결정 최적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오류나 공정 변경이 없다면 대부분의 공정에 사람이 필요 없다.

각 공정마다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는 의약품 생산 규제 때문에 인력이 배치돼 있으나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모두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한 사람이 모든 생산공정을 담당할 수 있다.

실제로 오송공장의 생산 과정에는 사람의 개입이 거의 없다. 공정 중 가장 처음의 원료 투입 과정 외에는 이 공장에서 사람이 직접 공정에 개입하는 일은 전혀 없다. 중앙통제실에도 사람이 상주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가장 마지막의 포장 단계에 해당되는 비닐 랩핑, 팔레트 교체 등도 완전 자동화가 되어 있다. 대웅제약도 오송공장을 레벨 5단계 스마트 팩토리로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 삼성전기·한화오션, 스마트 팩토리로 경쟁력 강화 기대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조선 기업들도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OHT(Over Heat Transport, 자동운송장치) 컨베이어, 실시간으로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지능형 스토커(Stocker) 등을 설치해 생산 공정과 물류 시스템 전반을 자동화한 스마트 팩토리를 올해 상반기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기술 난이도가 높아 고수율을 요하는 초미세화 공정 기반 차세대 제품을 위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층간 이동부터 각 공정 프로세스를 모두 자동화한다. 예를 들어 각 부품에 바코드를 부여해 유닛 단위까지 실시간으로 트래킹한다. 언제, 어느 공정에 도착했고 어떤 공정을 통해 제작됐다는 것까지 시스템을 통해 세부 사항을 모두 추적할 수 있다. 현장 인력은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최소 인원만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든 공정은 클린룸화하고 반도체 공장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 환경을 구축해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수율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노이즈(이물질)를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3000억원을 투입해 거제 조선소에 스마트야드를 구축하고 있다. 로봇 및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 자동화 등을 통해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용접 시스템은 상당 부분 자동화를 이뤄냈다. 한화오션은 향후 도장 공정을 표준화하고, 디지털화를 수행해 도장 품질을 균일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한화오션이 지능형 생산혁신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생산 현장에서 용접 및 가공 등 주요 공정에서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협동 로봇을 비롯 총 10여개 분야 80여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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