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시장, 연평균 약 10% 성장
엠투아이‧SFA 솔루션 강자 … 이에이트, 3차원 디지털트윈 솔루션 구현
국내 보안기업, 스마트 팩토리 운영기술(OT) 보안 시장 공략

현대차 로봇개가 차량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로봇개가 차량 검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최근들어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생산 시설을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로봇, 인공지능(AI), 보안 등 스마트 팩토리 관련 산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한 기업 보다 여전히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훨씬 많은 만큼 소위 ‘먹을 것이 많은’ 시장이다.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들도 스마트 팩토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는 곳들이 적지 않다. 특히나 인구 급감으로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 스마트 팩토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시장, 연평균 약 10% 성장

스마트 팩토리는 ‘지능형 생산공장’이라 불린다. 거의 대부분의 제조업은 이미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단순히 자동화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공장을 가동하기에 단순한 자동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공장 곳곳에 인공지능 기반의 각종 센서 및 카메라 등이 전체 공정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설비 이상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응하기도 한다. 또, 지능형 로봇이 기본적인 제품 제조뿐만 아니라 물류 전반 과정을 도맡아 처리한다.

‘사람’이라는 변수가 전혀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 효율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라는 기본 값을 제공한다.

실제로 테슬라는 스마트 팩토리의 대명사가 돼가고 있는 기가팩토리 도입 이후 생산량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 연간 10만 대 수준이었으나 도입 5년만인 2022년에는 120만 대로 성장했다.

현대차 울산5공장은 2019년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시범 적용한 이후 5년째 대량 불량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은 생산성이 29.4% 증가했고, 품질은 42.8%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원가 절감(15.9%) 효과도 나타나 기업 매출은 평균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팩토리의 장점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스마트 팩토리 시장 규모는 1297억4000만 달러로 평가되는데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9.52% 성장해 2032년에는 3219억8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스마트 팩토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CNS는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팩토바(Factova)’로 지능화된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며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넥스플랜트 플랫폼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있다. 핵심은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정비 시점을 예측하는 ‘설비지능화’, AI 기반 최적의 공정제어를 통한 ‘공정지능화’ 딥러닝 기반으로 결함을 자동 검출하는 ‘검사지능화’ 등이다.

SK C&C는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아이팩츠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불량품을 검수하는 ‘AI 스마트 비전’을 주력으로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솔루션을 통해 B2B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 미국 테네시 가전 공장 등 LG전자가 건설한 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등대공장’(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에 선정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 팩토리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 팩토리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생산기술원 산하에 ‘스마트 팩토리사업 담당’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수십 명 규모로 구성돼 스마트 팩토리 구축 기술 개발, 영업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투아이‧SFA,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강자

주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일찌감치 스마트 팩토리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스마트 팩토리 토털 솔루션 공급업체 엠투아이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요구되는 기기간 연결성, 유연한 기능성, 안정성, 보안성을 갖춘 스마트HMI(Human Machine Interface), 스마트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원격 감시제어 및 데이터 수집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보유한 곳은 국내에 엠투아이와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뿐이다. 슈나이더가 외국계 회사임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엠투아이가 유일하다. 

특히, 업계 최초로 쿼드코어 CPU에 최적화된 Runtime OS를 탑재한 스마트HMI(TOPR 시리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모바일, 2차 전지, 바이오/제약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또, 스마트HMI와 데이터베이스 연동, 현장 데이터 분석 및 리포팅, IoT 시스템, 클라우드(Cloud) 및 MES/ERP와의 연동이 가능한 SCADA는 주로 발전시설, 석유화학플랜트, 제철공장시설, 수처리시설 등의 산업 현장을 감시 및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출발한 SFA는 4년간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변신했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브랜드 ‘네오’(NEO)를 론칭한 이후 유통과 2차전지, 반도체 등 다양한 전방산업 주요 기업의 자동화 수요를 싹쓸이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검사 장비인 AI 외관 검사기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기에 AI 기술을 녹여내 업계 최고 스마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라인 3차원 단층촬영(CT) 검사장비’는 배터리셀을 회전시키면서 촬영한 X레이 영상들을 모아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해 전극 간 정렬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의 폭발·발열·화재 위험을 실시간 검사한다.

기존 외국산 장비들은 검사에만 수십 분이 소요 되다보니 전수 검사 자체가 불가능했으나 SFA는 각 배터리셀의 전기적 안정성을 4초 만에 검사할 수 있어 전수 검사를 가능케 한다.

SFA의 또 다른 경쟁력은 소수의 특정 공정장비를 스마트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장비 및 물류 라인 전체를 100% 스마트화할 수 있다는데 있다.

LG전자의 미국 테네시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의 미국 테네시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이에이트, 3차원 디지털트윈 솔루션 구현

스마트 팩토리의 대표 기술 중 하나는 가상 공장을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오프라인 공장 내부를 가상 환경에서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3차원(3D) 모델로 만들고, 이를 실제처럼 다룰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현대차가 싱가포르에 만든 스마트 팩토리(HMGICS)는 별도의 디지털 커맨드 센터(DCC)에서 모든 생산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공장의 물류 데이터를 분석, 관제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먼저 조치할 수 있다.

또, 여기에서는 생산 공정 변경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즉, 생산 설비를 교체하려면 실제 공장을 멈추고 테스트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가상 환경에서 미리 모든 테스트를 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이에이트가 디지털 트윈 기술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이에이트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3차원 ‘입자’ 방식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에서는 다쏘(Dassault Systems), 안시스(Ansys), 지멘스(Siemens) 등이 1위 자리를 다투고 있지만 2차원의 격자 방식이 아닌 3차원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이에이트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은 격자 방식과 달리 고용량의 데이터를 다양하게 처리하고, 빠르게 분석·해석할 수 있다. 예를들어 2차전지 제작 공정은 한 번 실험하는 데 1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입자 시뮬레이션 기술로 화학반응을 해석하면 이러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무인화 필수 요소, 지능형로봇·협동로봇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사람의 손과 발을 대신할 로봇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단순 반복 동작만을 반복하는 로봇이 아닌 여러 외부 변수를 인지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대응을 하는 ‘지능형 로봇’이 가장 핵심이다.

2016년 설립된 나우로보틱스는 자동화 구축을 돕는 산업용 로봇과 물류 로봇을 개발·제조해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에 판매하는 지능형 로봇 전문 기업이다. 현재 직교취출로봇(NURO Series), 다관절로봇(NUROX Series), 겐트리로봇(NUROG Series), 스카라로봇(NUCA Series), 자율주행 물류 로봇(NUGO Series)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들어 플라스틱 사출 과정에서는 사출된 플라스틱 제품을 뉴로시리즈 및 뉴로지시리즈를 기반으로 취출한다. 이후 제품을 컨베이어 벨트 설비에 운송하고 뉴로엑스시리즈를 활용해 적재한다. 정렬 적재된 플라스틱 제품을 뉴고시리즈를 통해 물류 창고로 이동시키면 한 사이클이 완료된다. 여기에 사출 과정에서 조립 공정이 추가된다면 뉴카시리즈를 이용해 관련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국내 연구계도 지능형 로봇 제조를 위한 로봇 정밀제어·구동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조이스틱을 잡고 움직이듯 경로를 그려주면 로봇 팔이 그대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비전문가도 쉽게 로봇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형로봇이 완전 상용화되기 전 단계까지는 사람을 돕는 협동로봇의 역할도 중요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자사의 협동로봇을 스마트 팩토리에 공급하기 위해 텔스타홈멜과 손을 잡았다.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을 공급과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텔스타홈멜은 스마트 팩토리 컨설팅, 설계, 라인 제작 및 구축 등을 담당하는 것이 협력의 내용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이번 협력으로 향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협동로봇 제조 솔루션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험하거나 단순 반복적인 공정을 협동로봇이 수행하고 사람은 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제조 현장의 효율성, 생산성, 안전성 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사진=나우로보틱스]
나우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사진=나우로보틱스]

국내 보안기업, 스마트 팩토리 운영기술(OT) 보안 시장 공략

스마트 팩토리는 전 공정이 디지털환경에서 이뤄지므로 해킹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외부에서 공정 시스템을 공격해 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제품 설계도와 같은 핵심 요소를 탈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호주의 오폐수 시설이 해킹당해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고, 미국의 콜로니얼파이프라인, 올즈마 정수장, 철도망, 전략망 등도 잇따라 해킹 당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해킹의 피해가 북미와 유럽, 중동을 넘어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이다. IBM 2023위협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년 연속 가장 공격을 많이 받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북미, 유럽, 중동지역이 사이버 보안 투자를 확대하자 해커들이 상대적으로 공격이 쉬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대상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보안기업들은 정보 보안을 넘어 운영기술(OT) 보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휴네시온은 스마트 팩토리 보안에 주력하고 있다. 휴네시온은 지난 2016년부터 아이원넷 디디(i-oneNet DD) 솔루션을 내세워 OT 보안 분야에 진출했다. 휴네시온은 OT 보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OT 보안기업 오투원즈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OT 원격접근제어솔루션도 선보였다.

나온웍스는 물리적 일방향 보안 솔루션 CEREBRO-DD와 산업용 프로토콜(통신규약) 변환 게이트웨이 CEREBRO-C, 산업용 프로토콜 심층 분석 솔루션 CEREBRO-DP 등 산업 보안 프로토콜 분석 기술 기반 OT·ICS 전용 보안 솔루션을 공공기관과 주요 기반 시설, 발전소, 수소충전소, 데이터 센터, 중소·중견 제조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보안 시설을 갖추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이 보안 시설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보안솔루션 기업 씨티아이랩은 1000만원 이하 가격의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덜고 있다.

씨티아이랩은 AI보안 제품이 대부분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량이 높아 중소 스마트 팩토리에 도입을 어렵게 한다고 판단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가능하면서도 최저 사양의 하드웨어에서 운용가능한 제품을 개발했다.

DTI.ai-ICS은 생산정보의 수집부터 분석까지 가능한 올인원 제품으로 900만원이 넘지 않는다. 또 다른 모델인 DTI.ai-ICS light는 300만원 이하에 가격이 책정이다. 이 제품은 현장에서 이상을 탐지하고 그 외 데이터는 클라우드 상에서 통합 분석하는 형태로 초기 비용 없이 구독 모델로 과금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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