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그넥스-日 키엔스-獨 바슬러, 머신비전 시장 독주
뷰웍스·아이코어 등 국내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국내 기업·기관, 머신비전 기술 수준 향상 노력… 부품 장비 국산화 성과로 이어져

머신비전 시스템 [사진=한국머신비전산업협회]
머신비전 시스템 [사진=한국머신비전산업협회]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고물가 고임금 시대가 도래하며 제조 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산업 자동화의 기반이 되는 머신비전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이다. 그간 머신비전 시장은 미국,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이 주도해 왔으나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부품과 장비의 국산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머신비전은 고성능 카메라, 이미지 프로세서,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말한다. 제조업의 품질 경쟁력은 불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완성된 제품 가운데 불량품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반도체와 같은 첨단 부품은 사람의 육안으로는 불량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초소형 제품의 불량을 정확히 식별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나 디지털 센서 등 특수광학장치로 제품을 촬영해 이미지 데이터를 획득하고, 소프트웨어가 획득한 이미지를 분석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이를 머신비전 시스템이라 부른다.

머신비전 시스템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자동차, 식음료, 제약, 화장품 분야 등을 비롯해 로봇 수술,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국경 보안 및 건강 모니터링과 같은 비산업 분야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머신비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머신비전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7.1%씩 성장해 155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랜드리서치뷰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는 마켓앤마켓에서 예측한 155억 달러를 상회해 2025년에 182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발표했다.

국내의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마켓앤마켓은 대한민국 머신비전 시장규모가 2019년 1조680억원에서 2025년 1조976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보다 빠른 연평균 10.8% 성장률이다.

머신비전카메라 인사이트 3800 [사진=코그넥스]
머신비전카메라 인사이트 3800 [사진=코그넥스]

 

美 코그넥스-日 키엔스-獨 바슬러, 머신비전 시장 독주

머신비전 시스템은 광학장치의 성능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글로벌 머신비전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코그넥스(Cognex)와 일본 키엔스(Keyence), 독일 바슬러(Basler) 등 주요 기업들도 대부분 광학기술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그넥스(Cognex)는 산업용 머신비전 센서 및 시스템, 딥러닝 소프트웨어, 고해상도의 이미지 기반 바코드 리더기 등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세계적인 머신비전 기술 선도 기업이다.

40여년 전인 1981년 MIT의 인간 시각 인지 전공 분야 교수인 Dr. Robert J. Shillman이 대학원생 두명을 데리고 회사를 설립했다. 코그넥스라는 회사명은 인식 전문가(Cognition Experts)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그넥스는 1982년 세계 최초의 산업용 광학 문자 인식(OCR) 시스템인 데이터맨(DataMan)을 선보였으며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머신 비전 시스템을 개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머신비전 카메라는 다양한 제조 환경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해야 하므로 내구성이 기본이 돼야 한다. 여기에 사용 환경에 제약을 덜 받고 공간효율을 높이기 위해 소형화가 필수적이며, 점점 더 작아지는 검사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고해상도의 성능이 요구되고 있다.

코그넥스가 가장 최근 출시한 산업용 스마트카메라 인사이트 3800은 분당 최대 2500개의 부품을 검사할 수 있으며, 고급 분류 및 OCR 기능으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처리량을 극대화했다.

특히 엣지러닝 툴이 탑재돼 수집된 이미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하나의 제품으로 현장에 맞게 조명, 렌즈, 커버 등을 조합해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키엔스는 1974년 설립 이후 공장 자동화에 들어가는 센서와 계측기 등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일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독보적이다. 멀티액트이퀴글로브(MAEG)에 따르면 글로벌 머신비전 시스템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2021년 기준)을 기록했으며, 3D 머신비전 시스템에서는 5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메라 제조업체로 출발한 바슬러는 지난 2010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머신비전 카메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한국 기업 이오비스와 다트비전을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아이포커스 [사진=아이코어]
아이포커스 [사진=아이코어]

뷰웍스·아이코어 등 국내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해외 기업들의 독주에도 불구하고 뷰웍스, 엘퓨전옵틱스, 디딤센서 등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영상 솔루션 전문기업 뷰웍스는 고해상도 산업용 카메라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특히, 뷰웍스는 자체 개발 기술로 영상 품질을 월등히 개선해 초정밀 검사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난 2020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코트라(KOTRA)로부터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범용 제품으로 자체 냉각 구조를 갖춰 열로 인해 발생한 영상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VP 시리즈’와 자체 개발한 픽셀 시프팅(Pixel Shifting) 기술로 검사 영상의 선명도를 극대화하는 ‘VN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센서가 적용된 TDI(Time Delayed Integration) 라인 스캔 카메라 ‘VTDI 시리즈’와 하이엔드 검사 장비 공략을 위해 독일 렌즈 명가 슈나이더와 함께 개발한 산업용 렌즈 ‘VEO 시리즈’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고객의 요구 사양에 맞춰 렌즈·카메라·조명 등의 각 파트를 맞춤형으로 주문 제작할 수 있는 ‘VEO 포커스’를 출시했다.

VEO 포커스는 고감도 산업용 카메라와 이에 최적화된 고배율 렌즈를 조합해 서브 마이크로(1마이크로미터 이하) 수준의 결함을 검사, 생산 수율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이다.

2019년 뷰웍스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아이코어’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검사장비에 키엔스를 제치고 부품을 납품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아이펄스, 아이포커스 등 아이코어가 제작한 머신비전 핵심 부품의 성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아이펄스의 경우 머신비전 검사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정지하지 않고 촬영하거나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강한 조명을 켜서 정지된 것과 같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기존 대비 생산성을 4배 이상 증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아이포커스는 고배율 광학계 사용 중에 어긋나는 초점을 실시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장치로 1㎛ 이하 단차까지도 고속 조정이 가능하다. 기존 글로벌 최상위 제품에 비해 측정범위가 3배 이상 넓고, 속도는 5배 이상 빠르다.

아이코어는 2022년 소부장 스타트업 100 기업에 선정에 이어 창업경진대회인 ‘도전K! 스타트업 2022’ 왕중왕전에서는 최우수상으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서 스마트제조 유망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국내 기업·기관, 머신비전 기술 수준 향상 노력… 부품 장비 국산화 성과로 이어져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노력 덕분에 머신비전 카메라 기술 수준이 단기간에 급성장했으나 여전히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에 따르면 미국의 머신비전 기술력을 100이라고 했을 때 독일은 86.8, 일본은 85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은 74.7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카메라렌즈용 광학소재는 일본·독일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예를들어 가시광 광학유리는 일본 스미타·호야·오하라, 적외선 광학유리는 독일 쇼트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과 기관들은 머신비전 기술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주요 부품과 장비의 국산화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디알에스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메타 알고리즘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머신비전용 열화상카메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머신비전용 열화상카메라는 반도체 제조공정 등에 필수인 레이져 가공이나 열가공 시 발생하는 영역별 온도편차에 따른 공정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 공정 신뢰성 확보에 활용되고 있다.

디알에스의 머신비전용 열화상카메라는 영상과 온도데이터가 60fps (frame per second)로 출력되는 제품이며 기존 화재감시용 열화상카메라 (3fps)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크래비스도 지난 2004년 산업용 메가픽셀 카메라를 국산화한 이후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인 한국광기술원은 지난 2021년부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카메라렌즈용 광학소재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천소재·렌즈·모듈·장비를 개발하고 카메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용진 원장은 “광학 분야 원천소재, 렌즈, 모듈 핵심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전주기적 광학기술 공급 메카 실현, 기업지원 허브 역할 강화로 국내 광학산업 자립화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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