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력이 곧 빅테크 경쟁력으로 부상
AI에 ALL-IN, 구글X 애플카 아마존 고 줄줄이 연기
기술 간 상호보완 관점에서 접근 필요

[테크월드뉴스=서용하 기자]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를 등에 업고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부상하자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해당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AI에 대한 투자의 편향성이 오히려 다른 혁신의 출현을 막을 수도 있다며 포기하는 가치의 우선순위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30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글로벌 금융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견고한 실적을 기대하는 눈치라는 입장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30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글로벌 금융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견고한 실적을 기대하는 눈치라는 입장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를 잡아라”

AI 분야 선두 주자는 역시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5일 시가총액이 장중 3조 달러를 돌파하며 애플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력 제품들에 생성형 AI 기술을 대거 통합, 본격적인 서비스로 쏟아내고 있어 2024년 매출이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업체들은 AI 경쟁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당장 수익을 올리기 힘든 부서는 과감히 정리, 남은 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메타와 X 등은 AI의 윤리적 학습과 규제를 담당하는 부서 등도 통·폐합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AI는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연간 4조 달러(약 5350조 원)의 생산성이 창출된다면서도 R&D는 결국 상호작용하는 복잡계이기에 다양성을 갖춘 분산된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나중에 정작 필요한 기술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테크 업계에서는 “신의 직장의 본질은 ‘성장’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최고 경영진이 AI 시대를 앞두고 전력 질주해야 하는 상황에 한가하게 자원을 낭비해선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테크 업계에서는 “신의 직장의 본질은 ‘성장’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최고 경영진이 AI 시대를 앞두고 전력 질주해야 하는 상황에 한가하게 자원을 낭비해선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최우선.. '구글X'도 '애플카'도 포기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우선순위에 있는 AI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투자를 걷어 들이고 있다. 구글은 혁신의 상징이었던 ‘구글 X’를 과감히 버렸고, 애플은 애플카 출시를 대폭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AI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과거 10년을 바라보고 투자하던 기업들이 이젠 5년도 채 기다리지 못할 만큼 위기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가장 우선순위에 놓인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감원)을 하게 됐다.” 지난 17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 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 이렇게 썼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가장 우선순위에 놓인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감원)을 하게 됐다.” 지난 17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 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 이렇게 썼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① 10년을 바라보던 ‘구글’ 이젠 5년도 못 기다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이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던 내부 조직 ‘구글X’의 연구진을 대거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AI라는 확실한 미래에 모든 자원을 쏟아붓겠다는 의미라며 성과 없는 조직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1998년 구글 창업 이래 가장 큰 경영 철학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X는 2010년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세바스천 스런 등이 함께 기업 혁신을 내세우며 설립한 연구조직이다. 구글X는 영생, 열기구 인터넷, 스마트 안경,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 등 당장 수익을 못 내는 프로젝트에도 과감히 투자하는 ‘구글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다.

하지만 X는 혁신적이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연구소로도 알려져 있다. X의 현실성은 매우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설정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X는 최고의 아이디어들을 선택한 다음 5~10년 안에 그 아이디어들을 상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발하는 데 5년보다 더 적은 시간이 걸리는 아이디어라면 다른 사람들이 이미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개발에서 10년 이상이 걸리는 아이디어라면 상품화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X의 슬로건 “우리의 목적은 세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10%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열 배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담겨있다.

업계 전문가는 5년 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보다 확실한 먹거리인 AI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글이 AI에 얼마나 절박하게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애플 수뇌부는 지난 10년간 연간 수천억원을 투자한 애플카가 아이폰만큼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AI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애플카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블룸버그는 애플 수뇌부는 지난 10년간 연간 수천억원을 투자한 애플카가 아이폰만큼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AI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애플카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② 애플카, 자율주행 우선순위 후퇴 또 후퇴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애플카 개발을 계획했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회사 전략 변경으로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카’로 알려졌던 독자적인 자율주행 전기차가 이르면 2028년부터 출시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초, 2025년으로 알려졌던 애플카 출시 시점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22년 12월 당시에도 2026년으로 밀렸다고 소개한 바 있다.

따라서 애플카 출시 시점은 2년 더 연장된 셈이다. 애플카에 내장될 자율주행 기능 또한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포함됐다.

애플카엔 ‘꿈의 자율주행’으로 전해진 ‘레벨5’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14년 ‘타이탄’이란 프로젝트로 시작된 애플카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전략이 수정됐고 ‘레벨4’에 이어 이번엔 ‘레벨2+’ 수준까지 더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벨2+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애플카의 출시 연기와 기능 축소가 관련 기술 개발의 한계에 부딪힌 이유도 있지만 AI 등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영향도 크다며, AI에 주도권을 빼앗긴 애플의 위기가 결국 미래 사업의 전략도 바꾸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고' 뿐 아니라 미디어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아마존의 대표적인 고비용·저수익 사업 분야로 한 해 수천억~수조원씩 투자가 필요한 사업들인 데다 AI 기술과도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다./사진=아마존 닷컴]
[아마존은 '아마존 고' 뿐 아니라 미디어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아마존의 대표적인 고비용·저수익 사업 분야로 한 해 수천억~수조원씩 투자가 필요한 사업들인 데다 AI 기술과도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다./사진=아마존 닷컴]

③ 아마존 ‘아마존 고’ 중단··· 미래 AI와 함께 융합할 수 있을까

아마존은 지난해 시애틀과 뉴욕 등지에서 운영해 온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8곳의 운영을 중단바 있다.

​'아마존 고'는 2018년부터 미국 대도시 20곳에서 운영 중이던 무인 매장으로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고객이 계산대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무인 편의점 폐쇄는 최근 아마존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과 무관하지 않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분야는 중단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고’ 중단이 자체의 기술적 효율성, 외부 환경 등의 문제에 직면한 영향이 있지만, 크게 보면 당장 급한 AI에 집중하기 위해 일단 축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AI 분야 투자로 오프라인 매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결국 오프라인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기 힘들다면서 ‘아마존 고’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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