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와 AI 결합해 불편 해소…기술적 난제는 여전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임보디드(Embodied) 인공지능(AI)’을 통해 챗GPT 등 기존 AI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현실 세계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AI 연구원 원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AI 서울 2024’에서 “(AI가) 경험, 오감을 통해서 지식을 만드는 등 현실 세계로 들어가서 학습하면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 유용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AI 연구원 원장이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양승갑 기자]
장병탁 서울대학교 AI 연구원 원장이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양승갑 기자]

 

▶ 신체를 통해 현실 세계의 데이터 이해

장 원장이 강조하는 임보디드 AI는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학습할 수 있는 체화형 AI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로봇 팔 등 신체를 통해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물이 든 잔’을 이해할 때 잔을 들어보기도, 물을 마시기도, 물을 쏟아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행동과 경험으로 개념을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AI는 텍스트, 이미지 등 사람이 입력한 정적인 데이터로만 학습하기 때문에 물이 든 잔이라는 개념을 한정된 정보로 추측할 뿐이다. 이로 인해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나 사실이 아닌 정보가 생성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임보디드 AI는 텍스트, 이미지 이외에도 오감으로 데이터를 얻기 때문에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 원장은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는 데이터화된 것만 가지고 학습을 한 AI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만약 AI가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다면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반복적인 일을 AI들이 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간단한 운반 작업이 가능한 디지트를 선보인 바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간단한 운반 작업이 가능한 디지트를 선보인 바 있다. [사진=양승갑 기자]

 

▶ 임보디드 AI 완성할 연구개발 진행 중

실제로 기업과 연구기관에서는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경험을 쌓는 AI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임보디드 AI를 개발할 단초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는 자연어로 지시하면 이를 이행하는 로봇을 연구 중이다.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간단한 운반 작업이 가능한 ‘디지트’를, 테슬라는 비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물체를 분류하는 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임보디드 AI 개발에는 아직 어려움이 존재한다. 인간이 느낀 점을 데이터화 하는 기술적 난제가 만만치 않을뿐더러 데이터를 왜곡시킬 경우 AI가 아직 이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 원장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목표 함수를 사람이 정의하고 최적화하면 기계는 이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아직 사람이 다 해야 하고 잘못된 기계가 자율성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원장은 AI를 지능화 수준으로 구분한 체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1. 전문가(Expert) ▲2. 딥러닝(Deep Learning) ▲3. 자가 학습(Self Teaching) ▲4. 자기 반영(Self Reflective) ▲5. 인간 수준(AGI) ▲6. 초인간(Superhuman) 등이다. 현재 AI 기술 수준은 3단계로 파악된다.

장 원장은 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양승갑 기자]
장 원장은 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양승갑 기자]

 

▶ AI와 사람은 공존할 것

장 원장은 향후 AI 역할에 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AI는 탐색의 공간을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발견하는 속도나 옛날에 미처 몰랐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위해 기계가 알아볼 수 있는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아직은 그런 것이 별로 많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놀랄만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일자리를 위협받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완전히 사람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어떤 것을 해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가치 기준을 기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가속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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