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비전, 반도체-2차전지와 동반 성장한다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최근 들어 스마트팩토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조업체들의 벨류체인 혁신을 위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거의 모든 제조 분야에서 생산, 물류 자동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머신 비전 시스템을 생산과 물류 전반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제조 과정에서 결함을 제거해 제품에 대한 품질 신뢰성과 생산 수율을 증대시키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시각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제품의 결함을 빠르게 찾거나 분류, 분석이 가능한 머신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머신비전 시장은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뷰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30년 머신 비전 시장의 규모는 약 416억 달러(한화로 55조원)규모로 추산 되며, 연평균 12%가 넘는 성장이 예상된다.

머신비전 시장은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렌즈, 조명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는데 하드웨어 분야는 코그넥스나 바슬러 등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머신비전 시장에서는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만큼 국내 머신비전 기업들의 동반 성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 코그넥스, 엣지러닝 기반 스마트 비전으로 글로벌 1위 지위 강화

코그넥스는 바코드 리더기, 바코드 검증기, 2D·3D 비전 시스템 그리고 룰베이스와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워 글로벌 머신비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30개 국가에 진출해 애플, 아마존, 테슬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 2021년 기준 연매출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강국인 한국은 코그넥스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대다수 배터리 기업이 코그넥스 제품을 사용해 배터리 불량 여부를 판단하고 생산 공정에 대한 모니터링, 불량 유형 분석, 최종 출하 불량 판정 등을 하고 있다.

코그넥스는 R&D와 인수합병을 통해 머신비전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코그넥스 딥러닝 전문 연구소에서는 시장의 새로운 수요에 맞춘 딥러닝 신기술을 연구하고, 비전프로 딥러닝 제품을 개발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지난 2019년에는 산업 이미지 분석을 위한 딥러닝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수아킷(SuaKIT)을 개발, 판매하는 한국 비전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인 수아랩을 인수하기도 했다.

코그넥스는 엣지 러닝(Edge Learning)을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 비전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사용자의 딥러닝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미리 훈련된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본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해상도 엣지러닝 스마트비전 ‘인사이트 3800’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분당 최대 2천500개의 부품을 검사할 수 있다. 고속의 생산 라인에서도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취득하고 바로 유연하게 딥러닝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올해 초에는 더 높은 해상도와 강력한 엣지러닝 기술이 탑재된 신제품이 출시 될 예정이다.

▶ 바슬러, 3D 머신비전 카메라 분야 선도

머신비전 시스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카메라이다. 최근에는 3D 머신비전 카메라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3D 카메라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 머신비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랙트 애널리시스(Interact Analysis) 보고서에 따르면, 3D 머신비전 카메라 시장은 2022년 7억 6,700만 달러에서 2028년에는 거의 16억 달러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3D 머신비전 카메라는 △구조화 조명 3D 카메라 △시간 비행 3D 카메라 △레이저 삼각 측정 3D 카메라 △스테레오 비전 카메라 등 4가지 제품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스테레오 비전 카메라 분야가 활발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구조화 조명 3D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정밀한 측정 및 이미지 획득이 필요한 경우 사용되며 다른 3D 카메라 유형보다 일반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시간 비행 3D 카메라는 빛이 카메라에서 물체로 이동하여 다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여 장면 내 물체까지의 거리를 결정하는 이미지 장치다. 주로 높은 속도로 낮은 품질의 이미지 획득이 필요한 경우 사용된다.

레이저 삼각 측정 3D 카메라는 레이저 삼각 측정 원리를 이용하여 거리를 측정하고 물체 또는 장면의 3D 표현을 만든다. 이 카메라는 높은 정확도와 해상도를 제공하여 주로 품질 검사에 사용된다.

스테레오 비전 카메라는 2중 카메라로 장착된 이미지 장치로 쌍안 시차를 통해 깊이를 인식한다. 이 카메라는 주로 로봇 분야에서 사용되며 특히 자율 주행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제품은 바슬러(Basler)의 스테레오 카메라가 있다.

바슬러의 ToF (Time-of-Flight) 카메라는 2D 데이터뿐와 3D 이미지 데이터를 한번에 제공한다. Sony의 IMX556 심도 감지 센서가 탑재돼 초당 최대 30 프레임의 속도로 물체를 정밀하게 감지하며 여러 대의 카메라가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있더라도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에서 멀티 카메라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 딥노이드·라온피플, AI 머신비전 솔루션으로 코그넥스와 협력·경쟁

해외기업들이 하드웨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국내 기업들은 머신비전 시스템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의료 AI 솔루션으로 시작해 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딥노이드가 대표적이다.

딥노이드는 머신비전 검사 솔루션 딥팩토리(DEEP:FACTORY)를 통해 기존 공정에서 하기 힘든 △조립 공정의 불량검사 △이물질 판독 검사 △시약 도포 검사 등 산업 공정에 최적화한 영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딥노이드는 지난해 2차전지 제조사와 75억 규모의 딥팩토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AI 업체 중 2차전지 AI 비전검사 솔루션을 최초 양산하며,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최대규모였다.

최근에는 코그넥스와 LMM(대형 멀티모달 모델) 기반 머신비전 솔루션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비전프로 딥러닝 및 LMM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분석 시스템에 대한 협력사업 확장을 위해 진행됐다. LMM은 차세대 생성형 AI 기술로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의 다양한 모달리티 정보를 AI 솔루션에 학습시킬 수 있어 기존 딥러닝 방식의 머신비전 솔루션 대비 더욱 효율적인 불량검사가 가능한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딥노이드는 단순 불량검사를 넘어선 통합검사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코그넥스의 글로벌 유통망을 중심으로 딥팩토리(DEEP:FACTORY)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하드웨어, 3D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카메라 모듈 및 렌즈 검사기, 바코드 리더기 등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으며, 201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기반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는 AI 머신비전 구성 요소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포함한 원스톱 서비스 형태를 제공하는 사업 구조를 가진 경쟁 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AI 기술을 접목한 반도체 검사 원스톱 서비스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공급하고 있으며, 화웨이, GE 등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라온피플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SDK(Software Development Toolkit)를 보유하고 있다. 코그넥스의 엣지러닝처럼 라온피플도 딥러닝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는 셈이다. 현재 머신비전 기업 중 라온피플과 코그넥스만이 딥러닝 SDK를 보유하고 있다.

▶ 피아이이, AI기반 2차전지 검사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 강화

기존 2차전지 제조 공정에서는 X-Ray/3D CT 기반의 외관검사 장비가 후공정에서만 사용되었지만 배터리 안정성과 생산 자동화 수요가 높아지며 AI 기반 머신비전이 전 제조공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피아이이(PIE)는 머신 비전 및 비파괴 검사 기술과 AI를 결합한 통합 검사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AI 전문 자회사 아하랩스의 딥러닝 기술을 결합해 산업용 인텔리전스 플랫폼 LISA(Look’In Smart With AI)를 독자 개발했다.

또, AI 기반 통합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데이터캠프(DataCamp)'를 통한 제조 라인의 데이터 수집, 분석, 모니터링, 예측 분석이 가능하다. 해당 솔루션을 통해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 테슬라 등 해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극 공정, 조립 공정, 활성화 공정, 팩 공정 등 2차전지 배터리 전 공정을 검사하는 소프트웨어와 영상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IE의 2차전지 검사 솔루션은 영상 처리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검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서버를 구축하는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상 처리 검사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형태의 배터리에 적용 가능하다.

현재 초음파, 열화상 등을 이용한 비파괴검사가 가능하며, 향후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기반으로 하는 비파괴 검사 등 차세대 솔루션 개발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PIE는 별도의 검사 장비 없이 검사에 필요한 핵심 모듈과 소프트웨어 솔루션만 제공한다. 이에 고객사들도 큰 비용 부담 없이 머신 비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지금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추후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 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PIE는 완성차 업계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 스누아이랩·임픽스, AI 머신비전 솔루션 출시하며 시장 경쟁 나서

새롭게 AI 머신비전 솔루션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나서는 곳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전 AI 전문기업 스누아이랩은 최근 오토케어(AutoCare) 플랫폼에 기반한 머신비전 전용 학습기능을 제공하는 오토케어마스터(AutoCare Master)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오토케어마스터는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요구되는 제품검사에 필요한 불량 유무 식별 기능에 특화된 비전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번에 출시된 솔루션은 제품 종류 및 검사장비 시스템에 대한 다양성을 고려해 화질개선, 불량 검출 및 미세영역 구분 등 사전 학습된 기본 비전 AI 모델로부터 추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학습 기능을 제공한다. 또 검사장비에 필요한 이미지 화질개선 및 미세영역 구분, 자가학습 기반 분류 모델 및 이물질 검출 모델 등 다양한 분석엔진과 학습도구를 제공한다.

아울러 데이터 수집 및 자동 레이블링, 스토리지 기반 데이터셋 관리 기능과 함꼐 모델 관점에서 입력·처리·출력이라는 반복적인 흐름 기반 모델 재학습 기능도 지원하고 있다.

스누아이랩은 새로운 솔루션에 대한 기본 제품을 기반으로 2차전지 2D·3D검사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머신비전 특화 솔루션 관련 맞춤형 비전 AI 솔루션을 지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스마트 제조 AI 솔루션 기업 임픽스는 최근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한국기능공사에 산업 제조 AI 머신비전 솔루션 ‘에이스퀘어랩 비전’(A²Lab Vision)을 공급했다.

해당 솔루션은 무한으로 불량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불량도 검출하는 등 검사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표면 얼룩 검사 및 초정밀 스크래치, 최종 외관 검사 등에 활용되며 딥러닝 기반의 AI 머신비전 방식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불량까지도 학습해 불량 검출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기능공사는 임픽스의 A²Lab Vision을 통해 기존에 사용하던 규칙(Rule) 기반의 불량검사를 AI 비전검사 방식으로 모두 교체했으며, 불량 검출 정확도를 97%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