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가 부족했던 기존 인포테인먼트 기술
전용 디스플레이와 게임은 물론 동승자까지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자동차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내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운전자는 운전에만 집중해야 했고, 동승자들은 음악을 듣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폰이 단순히 통화를 하기 위한 디바이스가 아니게 된 것처럼, 자동차 역시 이제는 단순히 운전과 이동만을 제공하는 수단을 벗어나 보다 많은 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여러 분야의 기술 발전과 함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진=BMW]
여러 분야의 기술 발전과 함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진=BMW]


▶  활용도가 부족했던 기존의 인포테인먼트 기술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2000년대 이후 한 단계 큰 발전을 이룩했다. 자동차에 일부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고 전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더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 같은 형태의 뒷좌석, 전용 모니터의 추가다.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의 상급 모델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빠르게 보급됐다. 그리고 십수 년 이상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뒷좌석에 탑승하는 VIP들이 이동 중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동영상 또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선택을 받았다.

기존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라 하면 뒷좌석 전용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게 전부였다. [사진=아우디]
기존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라 하면 뒷좌석 전용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게 전부였다. [사진=아우디]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전용 모니터의 크기가 작고 해상도는 낮았으며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했다. 기술의 한계로 인해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는 탓에 1~2년만 지나면 활용도가 빠르게 떨어졌다. 뒷좌석 탑승객 외에 운전자 또는 조수석 동승자들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반자율주행과 전기차 기술의 발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기술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의 보급으로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게 보급될 것을 대비해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과 전장 업체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일정 시간 운전에서 해방되고 자동차의 운전 보조 시간이 늘어나는 반자율주행 기술이 보급되면서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상용화에 더욱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사진=BMW]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사진=BMW]

또 다른 성장의 이유는 전기차의 보급이다. 배터리 충전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운전자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 운전자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전에 없던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서는 중이다. 그중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기술도 존재하고 있다.

 

▶ 거대한 전용 디스플레이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기술

BMW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사진=BMW]
BMW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사진=BMW]

BMW는 지난 2022년 상반기 7세대 7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차원이 다른 뒷좌석 전용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선보였다. 시어터 스크린이란 이름이 붙은 32:9 비율에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31.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의 적용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전에는 뒷좌석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 하면 앞좌석 뒷부분에 부착하는 10인치대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전부였다. 그러나 BMW의 시어터 스크린은 높은 화질과 넉넉한 크기, 여기에 아마존 파이어 TV와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기본 지원한다. 때문에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에 버금가는 공간과 착좌감을 지원하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까지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5개의 스피커가 탑재된 바워스 &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스 사운드 시스템까지 더해 고급 극장 못지 않은 동영상 시청 경험까지 제공 중이다.

 

자동차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게임

BMW는 신형 5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게임 기능을 추가했다. [사진=BMW]
BMW는 신형 5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게임 기능을 추가했다. [사진=BMW]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탓에 일부 전기차는 게임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그 시초는 전기차의 대표 주자 테슬라다.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3 등 자사의 모든 차종의 운전석에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테슬라 아케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서드파티 게임 앱을 지원한다. 특히 일부 레이싱 게임의 경우, 실제 스티어링 휠과 페달로 즐길 수 있도록 해 기존의 인포테인먼트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기능으로는 BMW의 에어콘솔 게임이 있다. 지난해 공개된 신형 5시리즈를 통해 최초 공개된 이 기능은 5시리즈에 탑재된 에어콘솔 게임 앱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것에 기반한다. 스마트폰을 콘솔로 활용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기능이 탑재된 배경은 테슬라와 비슷하다. 5시리즈 최초로 추가된 순수 전기 모델 i5의 배터리를 충전할 때 탑승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승자까지 배려하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술

포르쉐 등의 일부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는 동승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적용 중이다. [사진=포르쉐]
포르쉐 등의 일부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는 동승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적용 중이다. [사진=포르쉐]

지금까지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주로 뒷좌석 탑승객 또는 운전자로 국한됐다. 때문에 조수석 동승객들은 운전석의 디스플레이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운전자와 공유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포르쉐, 페라리 같은 스포츠카 브랜드를 중심으로 조수석 동승자를 위한 전용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조수석 전용 디스플레이의 탑재다. 조수석의 대시보드에 10인치 내외의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오디오와 라디오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의 여러 기능과 내비게이션 기능 제어까지 지원한다. 결정적으로 포르쉐와 페라리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은 고성능 자동차의 운전 재미와 성능을 동승자가 운전자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따라 주행 속도, 엔진 회전수 등 주행과 관련된 여러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인포테인먼트과 차별화 된다. 

 

탑승객들의 기분까지 책임지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술

메르세데스-벤츠는 탑승객의 심신 건강과 기분에 따라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탑승객의 심신 건강과 기분에 따라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에너자이징 패키지라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최신 S-클래스와 E-클래스 등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운전자의 심신 상태에 따라 자동차의 공조 장치 온도, 내부 조명, 음악, 시트의 마사지 기능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최적화된 운전 환경을 제공하다는 데 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가 지원하는 에너자이징 패키지에는 리프레시, 따뜻함, 바이탤러티, 조이, 웰빙 등 다섯 가지 컴포트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하나를 운전자 또는 동승자가 선택하면 실내의 여러 기능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자율주행차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 전문가는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게 상용화되면 더 이상 운전자는 차 내에서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활용할 일이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며 “이런 이유로 여러 업체들이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에 뒤쳐지는 곳은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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