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PBV 전략을 보여준 기아
BMW, 폭스바겐 AI 통한 새로운 고객경험 제공
AI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혼다의 새로운 전기차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진행됐다. 올해 CES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3500개 넘는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같은 규모 속으로 진행된 CES 2024의 화두는 AI였다. 이미 AI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CES 2024는 그 가능성을 구체화 했다. 그중에서도 모빌리티와의 결합이 눈에 띄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 중인 모빌리티가 AI와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CES 2024가 보여준 것이다. 

올해 CES는 모빌리티가 AI 기술과 어떻게 결합해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장소였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올해 CES는 모빌리티가 AI 기술과 어떻게 결합해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장소였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 AI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PBV 전략을 보여준 기아

기아는 AI와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PBV를 내년부터 출시한다는 비전을 내놨다. [사진=기아]
기아는 AI와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PBV를 내년부터 출시한다는 비전을 내놨다. [사진=기아]

기아는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CES에 참가해 이동수단의 혁신을 이끌 PBV(Purpose Built Vehicle)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줬다.

PBV는 고객의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형태와 기능을 맞춤 제작하는 다목적 모빌리티를 의미한다. 하지만 기아는 보편적인 PBV의 의미를 넘어서 Platform Beyond Vehicle(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담은 PBV 전략을 CES 2024에서 공개했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자동차의 개념을 탈피한 혁신적인 PBV 라인업 출시, 소프트웨어 기반의 최첨단 기술 적용, 파트너십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이 포함된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기아는 PBV를 이용하는 고객이 각자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PBV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준비 중이다. 

AI 기술이 더해질 기아의 PBV가 상용화되면 개인 사업자들의 물류 현장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다. [사진=기아]
AI 기술이 더해질 기아의 PBV가 상용화되면 개인 사업자들의 물류 현장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다. [사진=기아]

이 중에서 PBV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FMS(Fleet Management System·차량 관제 시스템)에 기아는 첨단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PBV의 운행 패턴과 고장 형태를 분석해 운전자에게 예측 정비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아는 이 같은 비전과 기술을 바탕으로 2025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차량 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의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라이프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탑재하고,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와 경로, 정보 등 외부 데이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여러 대의 차량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AI와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경험 제공을 예고한 BMW

BMW의 새로운 음성 비서는 아바존의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를 통해 작동한다. [사진=BMW]
BMW의 새로운 음성 비서는 아바존의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를 통해 작동한다. [사진=BMW]

BMW는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차내 경험을 제공할 기술을 선보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한 새로운 음성 비서 서비스다. 사실, BMW가 음성 비서 기술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최초는 아니다. 지난 2018년 자사 차량에 지능형 개인 비서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자체 개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마존과 함께 알렉사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BMW 지능형 개인 비서를 CES 2024 현장에서 선보이게 됐다. 

BMW의 새로운 지능형 개인 비서는 아마존의 알렉사 맞춤형 비서 솔루션을 활용해 더욱 정교한 차량 제어를 가능하게 해준다. 예컨대 기존에는 물리 버튼이나 터치 제어로만 가능했던 차량의 여러 기능 사용을 이제는 음성 명령으로도 할 수 있다. BMW는 이 같은 새로운 음성 비서 솔루션이 탑재된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OS) 9을 연내 선보일 것이란 계획도 CES 2024에서 밝혔다. 

BMW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증강현실 글래스도 선보였다. [사진=BMW]
BMW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증강현실 글래스도 선보였다. [사진=BMW]

CES 2024에서 주목을 받은 BMW의 또 다른 기술은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래스다. 기술 스타트업 엑스리얼(XREAL)과의 연구 협력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증강현실 글래스는 미래 자동차 환경에서 운전자의 경험을 강화할 예정이다. 주행 중 발생하는 경로 안내, 위험 경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충전소 정보, 주차 지원 시각화 등 각종 정보가 실제 환경에 증강현실로 통합되어 제공되기 때문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운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 세계 최초로 챗GPT와의 통합을 보여준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챗GPT와의 결합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챗GPT와의 결합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현 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인공지능 기반 챗봇인 챗GPT를 자사의 IDA 음성 비서 서비스에 통합한 기술을 선보였다. 챗GPT가 현재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지만, 자동차에 직접 통합된 것은 폭스바겐이 세계 최초다. 폭스바겐은 챗GPT가 더해진 음성 비서 서비를 통해 고객들이 차 내에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에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운전 중에도 콘텐츠 검색과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폭스바겐의 IDA 음성 비서는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에어컨을 제어하거나, 일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 AI는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기능의 일환으로 질문에 대한 보다 다양한 범위의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자동차 여행 중 직접적인 조작 없이도 직관적인 언어로 상호 작용하며 풍부한 대화를 나누거나, 궁금증을 해소하고, 차량 관련 정보를 받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챗GPT가 적용된 폭스바겐 자동차는 당장 올해 2분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폭스바겐]
챗GPT가 적용된 폭스바겐 자동차는 당장 올해 2분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의 챗GPT 기능은 올해 2분기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ID.4, ID.5, ID.3, ID.7을 비롯한 전기차부터 티구안, 파사트, 골프 모델에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제공된다. 이로써 폭스바겐은 챗GPT를 표준 기능으로 제공하는 최초의 대량 자동차 생산 기업이 될 것이고 밝혔다. 

 

▶ AI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혼다의 새로운 전기차

그동안 미래 자동차에 대한 대비에 소극적이었던 혼다는 CES 2024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혼다]
그동안 미래 자동차에 대한 대비에 소극적이었던 혼다는 CES 2024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혼다]

혼다는 2026년 전 세계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전기차 ‘혼다 0 시리즈(Honda 0 Series)’의 두 가지 콘셉트 모델, 살룬과 스페이스-허브를 선보였다. 살룬과 스페이스-허브는 각각 혼다 전기차의 플래그십 그리고 다목적 차량 콘셉트로 개발돼 혼다가 지향하는 미래 전기차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혼다의 새로운 전기차에 탑재될 AI 기술이다. 

혼다는 지난 2021년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레전드를 출시하며 관련 분야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혼다는 2020년대 후반, 혼다 0 시리즈에 자율주행(Automated Driving, AD) 시스템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CES 2024 현장에서 밝혔다. 혼다의 AD 시스템은 인간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위험 예측의 정확도를 고도화하기 위해 최첨단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탑승객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고자 한다. 

혼다는 AI를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 새로운 OS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혼다]
혼다는 AI를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 새로운 OS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혼다]

뿐만 아니라 혼다 0 시리즈는 혼다의 독자적인 차량용 OS를 기반으로 한 사물 인터넷 및 커넥티드 기술을 통해 ‘운전하는 즐거움, 사용하는 즐거움, 연결되는 즐거움’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혼다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음악과 같은 사용자의 취향, 주행 중 행동, 성향을 차량이 AI로 학습해 다양한 사용자 맞춤 제안을 하는 원리다. 

이처럼 CES 2024는 미래 모빌리티가 AI와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올해 CES가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같은 기술이 먼 미래가 아닌 수 년 내 실현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일상 속 여러 분야에 AI가 이미 깊숙하게 침투한 것처럼 자동차와 모빌리티에 AI가 결합되는 것은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라며 “다만, AI가 더해질 새로운 미래에서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분야를 이끄는 것만큼 두각을 나타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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