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통해 달라지기 시작한 시트의 형태와 기능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고급스러워지는 시트의 형태
지금까지와는 다를 미래 자동차의 시트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시트는 자동차 실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운전자를 포함해 탑승객들의 몸이 가장 오랜 시간 닿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트의 중요성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기반이 될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운전자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운전 환경에서 시트에 몸을 맞길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따라서 미래 자동차 시대에는 현재와는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갖춘 시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자율주행이 상용화되지 못한 탓에 시트의 극적인 변화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전기차 같은 여러 기술의 발달 덕분에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조합한 시트가 속속 등장 중이다. 

자동차에서 운전자와 가장 오랜 시간 맞닿아 있는 시트가 여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아우디]
자동차에서 운전자와 가장 오랜 시간 맞닿아 있는 시트가 여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아우디]

 

▶ 전기차를 통해 달라지기 시작한 시트의 형태와 기능

실내 바닥이 평평해지는 전기차의 등장은 시트의 형태 변화에도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실내 바닥이 평평해지는 전기차의 등장은 시트의 형태 변화에도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자동차 시트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결정적 이유는 전기차의 등장이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여러 부분에서 다르다. 그중에서도 차체 바닥을 가로지르는 구동축과 배기구가 사라진 게 가장 큰 차이다. 덕분에 대다수 전기차의 실내 바닥은 평평하다. 이 같은 구조적인 차이는 자동차 실내 구조와 함께 시트의 변화를 가져다 줬다.

지금까지의 자동차에서는 시트 위치를 크게 바꿀 수 없었다. 대부분의 자동차 시트가 정면을 향해 있었고, 미니밴 같은 극소수 자동차만이 일부 시트를 뒤로 돌려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제약이 많았다. 자동차 하부에 여러 구조물이 위치한 탓에 바닥이 높아졌고, 이는 실내 공간의 축소로 이어졌다. 

기아 EV9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트 활용도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기차다. [사진=기아]
기아 EV9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트 활용도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기차다. [사진=기아]

그러나 전기차의 본격적인 보급은 많은 것을 바꿨다. 전기차의 실내 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게 되면서 시트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이 좋은 예다. EV9의 2열에는 독립 스위블 시트가 적용된다. 시트를 안쪽 방향으로 180도 회전하거나 바깥 쪽으로 90도 회전하는 것은 물론, 앞뒤 슬라이딩 범위도 기존 자동차에 비해 비약적으로 길다. 덕분에 대형 SUV라는 차급을 뛰어 넘으며 실내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는 볼보자동차의 최신 전기차 EM90에서 확인 가능하다. 프리미엄 미니밴을 표방하는 EM90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덕분에 실내 바닥이 평평하다. 이 같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볼보자동차는 2열에 퍼트스 클래스 라운지 시트를 적용했다. 이 시트는 실제 퍼스트 클래스 시트처럼 등받이를 눕히는 것을 넘어 앞뒤 슬라이딩 가동 범위가 넉넉한 게 특징이다. 이 같은 특징은 앞서 설명한 기아의 EV9과 유사하며,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불가능했던 모습이다.

 

▶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고급스러워지는 시트의 형태

BMW 신형 7시리즈의 뒷좌석 시트는 시트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사진=BMW]
BMW 신형 7시리즈의 뒷좌석 시트는 시트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사진=BMW]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발전도 시트 발전을 앞당기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 덕분에 최신 자동차의 실내에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고급 사운드 시스템, 스트리밍 기술이 속속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탑승객이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고급 시트가 폭넓게 적용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BMW의 신형 7시리즈 뒷좌석에 적용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다. 전체적인 모습은 사실 그동안 대형 세단에서 봐왔던 뒷좌석 전용 시트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세부적인 항목에서 BMW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다양한 마사지 기능의 탑재다. BMW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에 총 8가지의 마사지 기능을 탑재했다 밝히고 있다. 덕분에 장시간 탑승에 따른 피로를 덜 수 있다. 이 같은 마사지 기능의 탑재 또한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기술의 선반영이라는 평가다. 

여러 기능이 탑재된 시트는 국산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사진=제네시스]
여러 기능이 탑재된 시트는 국산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사진=제네시스]

첨단 시트의 탑재는 국산 자동차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에르고 릴렉싱 시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현대차그룹의 시트·파워트레인 제조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이 시트는 시트 내부에 10개의 공기 주머니를 적용해 주행 속도, 주행 모드, 실내 조명 등과 연동해 다른 쿠션감을 제공한다. 기존의 시트가 운전자의 조작에 따라 수동적으로 기능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능동적인 기능 제공이라는 점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시트 기술은 눈에 띈다.

 

▶ 지금까지와는 다를 미래 자동차의 시트

미래 자동차의 시트는 우리가 지금까지 만났던 시트와는 여러 부분에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볼보자동차]
미래 자동차의 시트는 우리가 지금까지 만났던 시트와는 여러 부분에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볼보자동차]

그렇다면 미래 자동차의 시트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대다수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방향은 시트의 두께가 얇아지고 친환경 신소재가 적용되면서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운 시트 배치가 전개되는 모습이다. 즉, 최근 몇 년 간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이 선보인 콘셉트카에서 제시된 시트의 모습이 수 년 뒤 일반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트의 두께가 얇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자동차의 실내 부품 중 가장 무거운 시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시트는 기본적으로 부피 자체도 크지만, 내부에 열선 장치, 통풍 기능을 위한 팬, 마사지 기능 구현을 위한 모터 등이 더해져 무거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행거리 등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전기차에 있어 시트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신소재가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탄소 섬유다. 과거와 현재 값비싼 스포츠카 등에 적용된 탄소 섬유는 동일한 무게 기준으로 강철 대비 강도가 약 5배 이상 강하다. 다시 말해 5분의 1에 불과한 무게로 강철과 같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탄소 섬유는 높은 제작 비용 때문에 대중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량 생산과 생산 공정의 개선으로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미래 자동차의 시트에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래 자동차의 시트가 지금보다 더욱 고급스럽고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아우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래 자동차의 시트가 지금보다 더욱 고급스럽고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아우디]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더이상 모든 시트가 정면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일관된 예상이다. 즉,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를 위한 시트를 뒤로 돌려 뒷좌석 승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새로운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모습을 위해 미래 자동차의 뒷좌석 시트는 등받이가 실내 전체와 하나로 연결된 라운지 형태로 변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때 시트 등받이를 수평에 가깝게 뒤로 눕혀 탑승객이 더욱 편하게 쉴 수 있는 모습도 예측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모습은 수 년 내 일반화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그럼에도 여러 전문가들은 결국에 미래 자동차의 실내와 시트의 형태가 과거 몇 년 동안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이 제시한 모습으로 귀결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 업계 전문가는 “자동차 업계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개발 중이며, 그중에서도 시트는 가장 확실하고 극적인 경험 제공이 가능한 또 다른 블루오션이다”라며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새로운 시트의 개발에는 안전 기준 충족 같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모두가 블루오션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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