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선두, 일본과 토요타
청사진과 우려를 동시에 보여준 토요타
바싹 쫓는 K배터리 제조사들

전고체 배터리는 확실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양산이 쉽지 않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전고체 배터리는 확실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양산이 쉽지 않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전고체 배터리는 여러 면에서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현재의 배터리 한계를 해결할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너지 밀도 향상, 외부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안정성 등이 전고체 배터리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그러나 한편 전해질이 고체라는 특성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업계와 전문가들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예상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중심에 선 일본 그리고 토요타

전기차 개발에서 약간 뒤쳐져 보이는 토요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토요타 자동차]
전기차 개발에서 약간 뒤쳐져 보이는 토요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토요타 자동차]

현재 전 세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일본의 토요타다. 사실, 일본은 오늘날 전기차 시장의 중심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그 사이 미국과 유럽, 중국 그리고 대한민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전기차를 출시해 왔다. 

반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물론, 전기차 개발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전기차에 대한 무게감을 강조하고 있지 않을 뿐이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던 것이다. 

그 중심에는 앞서 언급한 토요타가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토요타가 전 세계에서 출원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는 130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허인 탓에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공개된 바 없다. 

다만, 지난 6월 13일 토요타는 일본 현지 기술 설명회에서 나카지마 히로키 최고기술책임자의 말을 빌려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혀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전기차 업계가 예상한 전고체 배터리의 사용화 시점이 2030년 전후였기에 이보다 무려 3년이나 빠른 토요타의 계획은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 전고체 배터리의 청사진과 우려를 동시에 보여준 토요타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토요타의 계획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자동차]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토요타의 계획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자동차]

토요타의 기술 설명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은 내용은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이었다. 토요타는 "자사가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배터리 초고속 충전 속도가 10분 이하이며, 최대 주행거리는 1200km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 속도가 20분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토요타가 밝힌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은 놀라운 수준이다. 무엇보다 주행거리 1000km는 현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로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전 세계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그러나 업계는 토요타의 발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토요타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의 구체적인 기술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게 주요 이유다. 또한, 현재 전고체 배터리가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2027년 상용화까지 사업성 검증과 양산을 마무리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대다수다. 

토요타가 오늘날 전기차 시장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다시 말해 전기차용 고전압 배터리를 대량 생산해 본 경험이 없는 토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K배터리 제조사들

미래 전기차 시장의 먹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미래 전기차 시장의 먹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우려가 많지만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개발을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늘날 리튬이온 배터리를 포함해 자동차용 고전압 배터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시범 운행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서 2030년 전고체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현 시점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 특허청에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진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물밑에서 치열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확인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제조사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 SDI의 경우, 지난 7월 경기도 수원에 소재한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가동한 뒤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 SDI는 올해 3분기까지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비용으로 83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삼성 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꾸준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고도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 난이도가 낮은 고분자 전고체 배터리를 우선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은 2022년 연간 24톤 규모의 고체 전해질 생산 라인을 완공하며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신중론과 회의론이 공존하고 있다. 실제로 한 전기차 전문가는 “2030년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이미 전기차의 보급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판매량이 많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전고체 배터리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는 양산 시점에 기존의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맞설 수 있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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