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현재 배터리의 문제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막는 문제들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오늘날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 속도 등이 꼽힌다. 이 모든 단점은 전기차의 한 가지 부품에서 비롯된다. 바로 배터리다. 따라서 전기차의 배터리 구조와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단점을 일순간 개선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다. 일명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무엇이며,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살펴봤다. 

현 시점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모든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현 시점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모든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현재 배터리의 문제

대다수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탓에 에너지 밀도 저하, 부피 증가 등의 문제를 갖는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대다수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탓에 에너지 밀도 저하, 부피 증가 등의 문제를 갖는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전기차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차 그리고 다양한 산업군에 쓰이는 배터리는 비슷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기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배터리는 전자와 이온이 전해질을 거쳐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 에너지를 받아들이거나 방출한다. 이 과정을 충전과 방전이라고 한다. 

이 같은 원리 때문에 배터리를 구성하는 데 있어 ▲양극재와 ▲음극재, ▲양극과 음극 사이의 물리적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 그리고 ▲전해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재의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큰 문제를 갖고 있다. 예컨대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성능이 현저히 저화되고, 에너지 밀도가 낮으며,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이 낮다. 

액체 전해질의 가장 큰 단점은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며 이로 인한 성능 저하, 폭발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액체 전해질의 가장 큰 단점은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며 이로 인한 성능 저하, 폭발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이 모든 문제는 전해질이 액체 성분으로 구성된 것에서 비롯된다. 액체 전해질은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마치 물이 어는 것처럼 굳는다. 때문에 양극과 음극을 오가는 전자와 이온의 움직임 둔해진다. 온도 변화에 따라 부피가 크게 변하는 액체의 특성으로 인해 배터리 팽창, 외부 충격으로 인한 누유, 폭발 등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액체는 고체보다 동일 부피당 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 또한 에너지 밀도가 높을 수 없다. 즉, 현재 기술력으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 팩의 부피를 무한정 키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향상, 물리적/화학적 안정성 등 기존 배터리가 갖지 못한 여러 장점을 보여준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향상, 물리적/화학적 안정성 등 기존 배터리가 갖지 못한 여러 장점을 보여준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 받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가 가진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란 쉽게 말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전해질의 성분 하나를 바꾸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가 보여줄 가능성은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를 아득히 뛰어 넘는다. 

배터리 업계에서 주장하는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밀도 향상이다. 에너지 밀도의 경우 동일 부피당 밀도가 높은 고체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기반보다 부품 수도 적다. 단적인 예로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이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분리막과 안전장치가 필요없다. 따라서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분리막과 안전장치가 사라진 자리를 고체 전해질로 채워 에너지 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에너지 밀도 향상은 여러 이점으로도 이어진다. 일단, 배터리의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 대비 약 50% 이상 높다고 가정하면, 배터리 팩의 부피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기차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액체에 비해 외부 온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고체의 특성으로 인해 외부 온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전고체 배터리는 성능 저하가 크지 않다. 또한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도 뛰어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를 오늘날 전기차가 갖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꿈의 배터리로 불리고 있다.

 

▶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막는 문제들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매우 많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매우 많다. [사진=셔터스톡 이미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전고체 배터리이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배터리가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자와 이온이 전해질을 이동해야만 한다. 전자와 이온의 원활한 흐름이라는 관점에서만 놓고 보면 액체 전해질은 훌륭한 수단이다. 

반면,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배터리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전자와 이온의 이동, 즉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는 액체 전해질 대비 낮은 양극재와 고체 전해질의 밀착성이다. 액체의 경우 표면장력이 작용해 전극과의 밀착성이 비교적 높다. 그러나 고체 전해질은 이런 특성이 약하다. 따라서 전자와 이온이 이동할 때 내부 저항이 증가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섭씨 15~25도 사이의 상온에서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특성도 보여준다. 저온과 고온에서의 이온전도도 변화의 폭이 크지 않지만, 정작 상온에서의 성능이 낮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배터리 주변의 실시간 온도 제어가 가능한 전기차에서는 이 같은 특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상온에서의 고체 전해질이 보여주는 낮은 이온전도도를 해결하기 못하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액체 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 전문가의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가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가 가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문제 해결, 생단 단가 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예측, 전고체 배터리의 활용 가능성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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