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배터리 셀 불량에도 인식 못할 가능성 커
배터리 진단 위한 다양한 지표 필요해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배터리 안전 문제는 전기차 상용화에 있어 꾸준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배터리 진단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2월 6일 서울 양재 aT에서 ‘2023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세미나’에서는 현재 배터리 진단 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이 제시됐다.

배터와이 한세경 대표가 '배터리 생애 주기별 진단 기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예송 기자]
배터와이 한세경 대표가 '배터리 생애 주기별 진단 기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예송 기자]

 

▶ 불량 진단이 어려운 전기차 배터리

인간의 몸에 있는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이상이 생겨도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증상을 자각하기 시작하면 그 때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이미 나빠져 있다. 인간에게 간 같은 존재가 바로 전기차의 배터리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소리, 진동 등 이상신호를 통해 불량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배터리에 흐르는 전류가 셀이 아니라 시스템 단위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수백개의 셀로 구성돼 있는데 셀 하나가 고장나도 시스템적으로 전류만 흐른다면 배터리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불량을 감지하지 못한다. 때문에 셀 중 하나에 과전류가 흐르거나 다른 불량이 발생하면 이는 옆에 나열된 다른 셀로 번지면서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

배터리에서 중요한 점은 셀이 균일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다. 동일한 셀이더라도 제조 공정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전압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배터리 용량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고 과충전과 과방전으로 화재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배터리 셀 간의 전압 차이를 조정해주는 셀 밸런싱이 필수적이다.

배터리 셀 간의 편차는 생산 단계부터 발생하며 제조 환경, 모듈화, 전기차에 장착되는 과정에서 그 편차는 더 커진다. 특히 모듈화 단계에서 설계가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이런 부분이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터리 셀 간의 편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결국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통해 문제를 대응해 나가야 한다.

BaaS 구성 [자료=SK온]
BaaS 구성 [자료=SK온]

 

▶ 기존 배터리 진단 시스템의 얕은 안전 관리

기존의 배터리 진단 방식은 전기화학적인 진단방식으로 셀 단위에서 미세한 교류 전류를 흘리고 반응을 측정해 오류가 있는지 검사하는 방식이다. 여전히 셀 제조사에서 많이 쓰는 방법으로 전수 검사에서도 유효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배터와이 한세경 대표는 이런 방식이 수박을 고를 때 두드려 보고 판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만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번 동일한 조건에서 배터리를 진단하기를 어려운 일이다. 배터리를 모듈화하고 팩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셀의 위치, 온도, 전기적 저항 등 환경이 달라지게 된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돼 전류가 흐르는 단계에서는 진단이 더 어렵다.

대표적인 배터리 진단 시스템은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다. BMS는 전기자동차나 ESS 등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 등을 센서를 통해 측정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한 대표는 “BMS는 셀 간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며 “BMS가 감지한 이상신호는 이미 위험한 상황이 벌어져 늦은 때”라고 말했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다양한 지표 발굴 필요

배터리 성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표가 필요한데 현재는 표준화된 지표가 용량과 저항 두 가지 밖에 없다. 이 두가지만으로 배터리의 문제를 모두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한 대표는 이를 “키와 몸무게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때문에 다양한 지표들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새로운 지표가 배터리 성능 개선과 얼마만큼의 상관관계를 가졌는지도 중요하다. 한 대표는 이를 위해 배터리 전 생애 주기에서 BaaS(Battery as a Servic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aaS는 구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배터리 수명을 보호하고 사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대표는 “데이터를 통해 배터리를 진단한다는 것은 다양한 지표를 발굴한다는 것”이라며 “좋은 퀄리티의 데이터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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