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배터리 가격 경쟁력 내세우는 중국
고션 리젠 회장 “기업은 보조금 아닌 경쟁으로 성장해”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11월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고션 하이테크의 리젠 회장은 “기업은 규제나 보조금이 아닌 경쟁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조치가 중국 배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경쟁력은 보조금이 아닌 제품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 고션 하이테크 리젠 회장이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고션]
중국 배터리 업체 고션 하이테크 리젠 회장이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고션]

 

▶고션, 기업 성장은 경쟁에서 온다

고션은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로 중국에서는 CATL, BYD, CALB에 이어 4번째로 큰 기업으로 올해 상반기 2조 74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폭스바겐, 지리자동차 홀딩스 등 자동차 제조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일리노이와 미시간, 모로코 배터리 공장 계획과 인도네시아 니켈 프로젝트 개발 등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IRA 의도와 상반되는 고션의 행보에 리젠 회장은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단기적일 뿐”이라며 “경제적 측면에서 기술과 제품은 근본적으로 다른 국가와 공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젠 회장은 "기업은 보조금이 아닌 경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IRA가 중국 배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고션]
리젠 회장은 "기업은 보조금이 아닌 경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IRA가 중국 배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고션]

 

▶IRA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미국 기업

미국의 IRA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IRA에도 불구하고 중국 배터리 기업과 협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는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과 합작해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포드는 CATL에 기술제휴를 하는 형태로 미국 내 35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 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포드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 공장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대신 CATL에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취했다.

미국 테슬라도 CATL과 합작해 텍사스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CATL은 호주에서 리튬을 수입하고 일부 배터리 부품을 테슬라에 조달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이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이유는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배터리 제조 원가를 절감해 전기차를 더 싸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가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는 가격이 높은 반면 중국이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가격이 약 30% 저렴해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고션의 경우 지난 6월 한 번 충전으로 100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고 기존 LFP 배터리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리튬인산철망간(LMFP) 기반 배터리팩 ‘아스트로이노’를 공개하기도 했다.

리젠 회장은 “IRA, 유럽핵심원자재법(CRMA)과 상관없이 우리는 매우 낙관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제품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은 IRA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중국 기업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고션]
미국 기업은 IRA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중국 기업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고션]

 

▶국내 배터리 기업, 중국 진출 달갑지 않아

한편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제품이 IRA 등과 같은 규제에 상관없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그동안 북미시장을 공략해 온 한국 배터리 업계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완성차 업체가 LFP 배터리에 관심을 갖고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3조 원을 투자해 16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6년으로 두고 있다.

2022년 기준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파나소닉 48%, LG에너지솔루션 18%, CATL 14%, SK온 10%, 삼성SDI 8% 다. 현재 북미 점유율 5위권 안에 든 중국 기업은 CATL이 유일하지만 다른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먼저 LFP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면 국내 배터리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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