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카플레이로 시작된 애플의 자동차 업계 진출
애플 카플레이가 최신 자동차의 필수적인 기능이 된 이유
구글과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 업계 점유율을 높여가는 애플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에서 기회를 포착한 애플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애플이다. 물론, 자동차 업계의 중심은 여전히 전기차로 대변되는 친환경 자동차 그리고 미래 시장을 위한 자율주행차지만 한쪽에서는 소문 아닌 소문으로 돌고 있는 애플의 자동차 역시 높은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애플이 자동차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현재 애플의 여러 기술이 자동차에 유용하다는 것도 의미한다. 애플이 그동안 선보인 여러 자동차 관련 기술과 행보를 보면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애플카’가 등장할 것이라는 추측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는 최신 자동차를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기능 중 하나가 됐다. [사진=BMW]
애플 카플레이는 최신 자동차를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기능 중 하나가 됐다. [사진=BMW]

 

▶ 애플 카플레이로 시작된 애플의 자동차 업계 진출

애플 카플레이는 등장 초기만 하더라도 고급차에서나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옵션에 불과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애플 카플레이는 등장 초기만 하더라도 고급차에서나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옵션에 불과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애플 카플레이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3년이다. 이후 2014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애플 카플레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애플 카플레이를 개발한 이유는 아이폰과 같은 자사의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용 환경을 자동차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10여 년 전 애플 카플레이가 등장했을 때만 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차는 많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애플 카플레이는 값비싼 옵션이었다. 쓸 수 있는 기능도 전화나 메시지 같이 극히 일부였다. 애플 공식 앱 외 써드파티 앱도 지원하지 않아 사용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애플 카플레이는 발전을 거듭했다. 운전 중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은 기본, 음성 명령 기능인 시리(Siri)를 이용해 메시지 발송, 음악 재생 등 여러 기능을 쓰는 게 가능해졌다. 그 사이 애플 카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써드파티 앱도 등장했다. 그 결과, 오늘날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탑재한 자동차는 600종 이상에 달한다. 사실상 현재 판매 중인 거의 모든 자동차에서 애플 카플레이를 쓸 수 있는 것이다. 

 

▶ 애플 카플레이가 최신 자동차의 필수적인 기능이 된 이유

애플 카플레이는 자동차의 순정 운영 체제보다 사용하기 편하다는 근본적인 이유로 점유율을 높여 왔다. [사진=포르쉐]
애플 카플레이는 자동차의 순정 운영 체제보다 사용하기 편하다는 근본적인 이유로 점유율을 높여 왔다. [사진=포르쉐]

사용 과정만 놓고 보면 자동차에 탑재된 운영체제 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보다 애플 카플레이가 더 번거롭다. 자동차의 시동 또는 전원을 켜면 그 즉시 전화나 음악 감상,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순정 운영체제와 달리 애플 카플레이는 어쨌든 아이폰을 유무선으로 연결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애플 카플레이의 탑재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의 운영체제보다 애플 카플레이가 사용하기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즉, 한 번의 연결 과정만 거치면 그 이후부터는 모든 과정에서 애플 카플레이의 사용자 경험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실을 다르게 해석하면 현재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대다수의 운영체제는 사용하기 불편하고 완성도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GM, 현대자동차그룹 등은 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했지만, 여러 면에서 사용이 불편하다고 여겨진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사의 자동차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십수 년 이상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 중인 애플의 기술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구글과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 업계 점유율을 높여가는 애플

폐쇄적인 애플과 달리 구글은 오픈 소스 방식으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개발했다. [사진=GMC]
폐쇄적인 애플과 달리 구글은 오픈 소스 방식으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개발했다. [사진=GMC]

사실, 애플이 애플 카플레이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보여준 행보는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글은 지난 2014년 애플 카플레이와 유사한 개념의 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였다.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였고, 이후 2017년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라는 자동차 운영체제 플랫폼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동안 자동차 운영체제 플랫폼을 선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자동차 운영체제를 개발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애초에 애플의 운영체제는 구글과 같은 오픈 소스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사의 하드웨어만을 위해 설계된 운영체제라는 폐쇄성이 애플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애플이 자동차 운영체제를 만들지 않았던 것은 이 운영체제를 탑재할 자신들 만의 자동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에서 기회를 포착한 애플 

자동차의 흐름이 전기차로 넘어오면서 테슬라 같은 새로운 제조사가 등장해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사진=테슬라]
자동차의 흐름이 전기차로 넘어오면서 테슬라 같은 새로운 제조사가 등장해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사진=테슬라]

불과 10여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곳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십 년 이상의 기술이 축적되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에서는 다르다. 2000년대에 혜성 같이 등장해 오늘날 가장 큰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한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여러 곳에서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공식적인 발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 또한 이런 배경 속에서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애플이 현재 보유 중인 자금력이라면 여러 방식으로 전기차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수 년 사이 자동차 개발을 위한 인력을 영입하는 한편, 여러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애플이 지닌 강점은 애플카의 등장에 힘이 실리는 요소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막강한 자금력,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애플이 지닌 강점은 애플카의 등장에 힘이 실리는 요소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자동차 업계가 ‘애플카’의 등장을 예상하는 것은 이런 배경 외에도 최신 자동차에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대로 향하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같은 반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차 내에서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위한 여러 엔터테인먼트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게 필수 기능으로 여겨지고 있다.

애플은 이 같은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자사 기기를 위한 전용 운영체제 iOS를 십수 년 이상 개발하며 쌓은 기술를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애플 카플레이를 서비스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더한다면 완벽한 자동차용 운영체제와 사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오늘날에는 전기차를 개발하기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에 애플이 직접 자동차를 만들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애플이 그동안 iOS와 애플 카플레이 등을 통해 보여준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점이 자동차에 그대로 녹아든다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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