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자체 AI 칩 개발 가속화 가능성
사피온, 퓨리오사AI, 딥엑스 등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발전이 중요”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무역 규제 강화로 AI 반도체 항목이 추가되면서 중국의 하이엔드 AI 서버 수요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상무부가 지난 10월 17일자로 발한 새로운 반도체 수출 관리 규제에 의해 미중 간 반도체 전쟁에 새로운 전개가 초래될 전망이다.

새로운 규제에서는 반도체 제조장치나 AI 반도체를 주로 사용하는 HPC용 제품 등이 대상에 추가된 것 외에 새롭게 첨단 컴퓨팅 칩 개발과 관련된 2개 설계회사인 Moore Threads와 Biren 및 자회사 등 총 13개 중국 기업들을 우려 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추가됐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 중요한 변경의 하나는 지금까지 회색지대였던 ASML의 ArF 액침 노광 장치의 로우 엔드 모델인 ‘NXT:1980Di’가 규제 품목 리스트에 정식으로 포함됐지만 이미 ASML은 수주 완료 건에 대해서는 출하할 의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제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규제로 엔비디아의 ‘A800/H800’ 및 ‘L40S’ 등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AI 서버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하이테크 대기업인 바이트댄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AI 서버 수요 비중은 기존 5~6%에서 3~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그래픽카드를 통한 서비스 현황 및 시장 점유율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그래픽카드를 통한 서비스 현황 및 시장 점유율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 자체 AI 칩 개발 가속화 가능성
미국의 수출규제로 인해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CSP) 업체들의 하이엔드 AI 서버 수요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트렌드포스에서는 이 전환기에서 BBAT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비축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 측도 H800 등을 중심으로 중국향 제품을 적극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나아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2022년 이후 미국의 지속적인 AI 반도체 활용 금지 움직임을 감안하면 대규모 기술적으로 유능한 중국 기업 중에는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 움직임을 가속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알리바바 등 여러 기업이 ASIC 개발에 주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추론이 주를 이루는 엣지 AI 영역에서는 그렇게까지 높은 성능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Pingtouge나 Hanergy 등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공급업체들도 대응책 모색
AI 반도체 공급업체 강도 이런 규제에 준거하는 형태로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연산 성능을 기존보다 억제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금지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가능성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규제 대상 그래픽카드 및 대체 가능 품목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규제 대상 그래픽카드 및 대체 가능 품목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 새로운 규제는 BBAT나 중국 학술연구기관 등에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켜 중국 이외 지역에서 AI 트레이닝 자원을 빌리는 것을 검토하도록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한다.

이 전략은 중국 외에서 대규모 언어모델(LLM) 분야의 기초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그 후 중국 내에서 소규모 모델의 트레이닝이나 미세조정, 추론 등의 대처를 실시하려는 것으로 이런 변화는 A1AI 서버를 중심으로 한 DGX 클라우드 구독 및 리스 모델의 활용이나 보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특히 L40S)의 활용을 내세우는 엔비디아의 의도를 자극할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이런 전략은 중국 고객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인 영향에 직면하고 있는 지역의 고객을 포함하는 형태로 보다 시장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다용도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자용 칩 통제 면제 가능해 영향 적어
우리 정부측의 입장은 이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인공지능(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에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을 획득한바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

참고로 수출통제 강화조치와는 별개로 미국 상무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을 지난 10월 13일 관보에 게재하고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SCCD) 및 수출통제 실무반(워킹그룹) 등 다양한 경로(채널)를 통한 양국 간의 긴밀한 협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미국 측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더욱 자세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미국 측과도 세계(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 및 수출통제 관련 협력을 긴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피온, 퓨리오사AI, 딥엑스 등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발전이 중요”
국내 AI 반도체 업계 의견을 들어보면 정부측과 비슷한 입장이다. 단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아직 검토해야 할 여지가 있어 중장기적으로 회사차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직 부족한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를 더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부를 비롯해 산·학·연이 연합해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반도체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가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당장 큰 타격은 없겠지만 미국도 지속적인 규제를 통해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향후 기술적인 제재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당사도 현재 법무쪽으로 검토중에 있으며 미중 상황을 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퓨리오사AI는 북미시장에 주력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시장 역시 현재 상용화해 사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과도 샘플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피온 관계자는 “현재 중국 AI 반도체 규제로 인해 큰 영향은 없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에 앞서 정부 주도로 소규모 초기 스타트업들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통해 생존율을 높여 관련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자체가 커지게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딥엑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직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중국이 장기적으로 규제를 받게 되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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