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확보 위한 중국의 공격적 남미 진출
고부가가치 창출 원하는 남미에 중국 제안 유리해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광물 자원 확보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광물확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리튬 광물이 풍부한 남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중국에 대응하고 있지만 오히려 업계에서는 중국이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는 의견이다.

리튬 삼각지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사진=구글맵]
리튬 삼각지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사진=구글맵]

 

▶미중간 이어지는 리튬 경쟁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자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 이른바 리튬 삼각지대에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리튬 매장량 중 56%가 이 일대에 집중돼 있다. 중국 기업은 남미 진출을 통해 막대한 광물 자원을 활용하고 전기차 공급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의 이런 투자는 남미 리튬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에서 중국과 미국 간의 새로운 전선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대만 언론매체 디지타임스는 중국의 남미 진출을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봤다.

미국은 전 세계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북미에서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고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주요 광물을 확보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남미 3국은 중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활용해 현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출처=USGS,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가별 리튬 매장량 [출처=USGS,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남미 삼각지대 적극적 진출하는 중국

10월 초 BYD의 왕촨푸 대표는 칠레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을 만나 전기화 가속화와 현지 리튬 산업 발전에 대해 논의하고 10월 16일에는 보리치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칭산홀딩그룹 샹광다 대표와 만났다.

칭산홀딩그룹은 칠레 안토파가스타 지역에 있는 공장에 2억 33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2만 톤의 충전식 배터리용 리튬 인산철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생산은 2025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칭산의 에너지 사업부 용칭 테크놀로지는 칠레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SQM으로부터 2030년까지 1만 1244톤의 배터리용 탄산리튬을 우대 가격으로 공급받게 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 살타에 있는 프랑스 광산기업 에라멧과의 합작 투자에서도 탄산리튬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해 티벳서밋리소스의 황장롱 대표를 만나 살타 주에 대한 22억 달러 규모의 리튬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지진마이닝그룹은 아르헨티나에서 광산 건설을 완료하면서 유사한 프로젝트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중국 간펑리튬그룹은 최근 남미 국가 최초로 리튬 생산에 들어간 아르헨티나 광산기업 미네라엑사르의 대주주다. 간펑리튬은 지난해 또 다른 아르헨티나 프로젝트를 인수하기 위해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

볼리비아에서는 CATL이 이끄는 중국 컨소시엄이 14억 달러를 투자해 리튬 추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은 단순한 경제·산업의 영역을 넘어 안보까지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남부사령부 사령관 로라 리처드슨 대장은 리튬 삼각지대에 대해 “중국의 적극성과 리튬 확보 노력은 영리하고 공격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칠레의 리튬 광산 [사진=SQM]
칠레의 리튬 광산 [사진=SQM]

 

▶미국보다 매력적인 중국 제안

미국 또한 핵심 광물과 친환경 기술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리튬이 미중 간 기술·지정학적 경쟁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백악관은 전략적 관점에서 광물 공급망 확보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지난해 조 바이든 정부는 성명을 통해 “핵심 광물은 여러 최신 기술에서 사용되는 재료이며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벤자민 게단은 “중남미 배터리 생산에 투자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에 힘입어 중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주로 미국 기업의 친환경 기술 구축용 원자재 확보에 주력 중이다. 이는 단순히 원자재를 공급하는 것에서 고부가가치 활동으로 전환하려는 남미 국가들의 움직임과 어긋난다. 때문에 부가가치가 거의 없는 상태로 상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중국의 사업 제안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벤자민 게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강대국이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중남미 지역이 최전선”이라며 “미국은 파티에 늦게 합류했으며 중국의 앞선 출발을 우려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