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
문서인식으로 보험금 접수도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보험업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안들을 계속 찾아나가고 있다. 이전에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설계사를 대면하고 상담을 받은 후 인수심사를 기다려야 가입 여부가 결정됐다. 이제는 대면이 아니더라도 온라인 상에서 상담하고 본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찾은 뒤 가입 의사를 밝히면 보험회사는 인수기준에 따라 계약을 처리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험 상담부터 심사까지 이뤄지고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이로 인해 업무 효율성은 물론 고객들의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 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 시스템 Mi-choice 선심사시스템 도입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 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 시스템 Mi-choice 선심사시스템 도입 [사진=미래에셋생명]

 

▶AI 심사로 업무 고도화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일 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심사) 시스템 ‘Mi-choice 선심사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방식으로, 보험 가입설계 단계에서 언더라이팅 결과를 제공한다.

기존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최종 심사 결과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가 걸렸지만 Mi-choice 선심사시스템 도입으로 FC(설계사)들은 고객의 사전 고지와 확인된 병력 정보로 고객의 보험 상품 가입 가능 여부를 청약 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심사결과에 따른 청약 보완 서류 발생 시 이를 자동 출력할 수 있어 고객으로부터 서류 제출 등의 절차를 최소화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보험 가입 자동심사율이 7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존하는 모든 질병코드(KCD)에 대한 질병시나리오 룰을 구축해 병명, 치료 기간, 치료 내용, 입원일수, 통원 횟수, 수술 여부 등 질병별 질의응답 기준을 최신 심사 기준에 업데이트해 정확도를 높였다.

FC의 사용 편의성도 극대화 됐다. FC는 가입 설계하는 보험 상품과 고객의 상황에 맞춰 생명보험사의 ‘선청약 후심사’ 방식과 손해보험사의 ‘선심사 후청약’ 방식 중 한 가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손해보험사 방식으로 심사가 지연될 경우 FC가 직접 청약서를 출력하고 심사방식을 생명보험사 방식으로 전환해 심사 시간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장기 인보험과 장기재물보험 심사에 AI를 도입했다.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도입된 인보험 인공지능 상병심사시스템 ‘장기U’는 머신러닝에 기반을 둔 피보험자의 질병을 고려해 보험사가 인수할 수 있는 최적의 담보를 빠른 시간 내에 찾아낸다.

기존 심사에서는 진료비 청구 후 접수된 명세서를 심사직원들이 직접 혹은 의료기관 정보에 의존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가벼운 질병 이력만 있어도 중복 여부, 기준 초과여부 등을 하나씩 확인해야 했기에 대기 시간이 길었다.

삼성화재 ‘장기 U’는 인공지능이 식약처 허가사항과 급여기준을 통과한 사례 등을 미리 학습해 자동으로 전산심사를 진행한다. 제출 명세서 검토 과정이 크게 단축돼 고객 대기시간이 줄고, 처리 가능 건수도 늘었다.

장기재물보험에도 설계부터 심사까지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모델을 도입했다. 삼성화재가 수년간 축적한 수십만 장의 사진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설계사의 심사와 판단을 돕는다.

보통 재물보험 가입 심사 시스템은 보험 설계사가 단말기로 보험 가입 목적물의 사진을 촬영해 심사하고 급수를 결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AI 재물보험심사 시스템은 설계사의 단말기를 통해 제출된 사진과 내부 영상 등을 인식하고 목적물의 업종과 급수, 위험도 등을 산출해 낸다. 보험 설계사는 단말기에 설치된 컨설팅 앱에서 AI가 판독한 정보를 보고 판단한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머신러닝 기법으로 과거 자동차 사고데이터를 분석해 복잡한 사고 패턴을 찾아내고, 미래 고객의 사고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계약심사전략모델 ‘자동차보험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개인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과 과거 습관을 분석, 계약 인수여부를 결정하는 정형화된 방식으로 자동차보험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자동차 사고는 고객의 운전습관, 성향, 연령 등, 내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도로 통행량, 지형적 요인 등 외부적인 요인도 영향이 크다. 이에 기존의 정형화된 방식만으로는 사고발생 패턴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LG CNS와 손잡고 계약심사 고도화를 위해 사고발생 예측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신 머신러닝 기법으로 과거 자동차 사고데이터를 분석해 복잡한 사고 패턴을 찾아내고, 향후 사고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계약심사 전략모델인 ‘자동차보험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인수가 어려웠던 고객 중 향후 사고발생 확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에 대해 별도 고객 대기시간 없이 계약체결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KB손해보험]

 

▶신속정확한 상담도 ‘척척’

NH농협생명은 지난 6일 보험챗봇 스타트업 ‘파인더스’와 합작해 개발한 AI 딥러닝 기반 인슈어애드 챗봇서비스 ‘코대리’를 온라인보험 사이트에 오픈했다.

‘코대리’는 보험업계 최초로 온라인보험 1호 AI 설계사라는 인격을 챗봇 서비스에 부여한 캐릭터다. 대리 직급을 달고 있는 30세의 젊은 MZ직원으로 농협생명 온라인보험 상품홍보 및 보험 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

코대리는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나 궁금한 내용을 대화창에 질문하면 사람처럼 자연어 대화가 가능한 대화형 챗봇 기능뿐만 아니라, 웹소설 형식으로 보험금 지급사례 등을 설명해주며 보험 니즈를 환기시키는 스토리형 챗봇 기능도 탑재했다. 대화형 챗봇기능은 20·30세대 MZ임직원 대상 공모를 통해 만든 8000여개 이상의 질의응답 데이터를 학습해 MZ세대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졌다.

KB손해보험은 단순 안내와 상담 업무 중심의 콜센터 업무에 AI와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접목했다. 현재까지 ▲콜봇 ▲채팅상담 ▲KB FCC 콜인프라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향후 계열사 간 업무상담이 한 번에 가능하도록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콜봇’은 채팅이 아닌 음성으로 시간·장소 제약 없이 신속한 상담을 제공한다. 특히 KB금융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텍스트 분석 기술인 ‘KB-STA’를 통해 실제 상담원과 상담하는 것과 같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향후 장기보험 실효안내, 결제카드 정보 변경·해지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 고객 질문 의도에 따라 자동으로 보여주는 AI 기술 기반 ‘상담 어드바이저’ 시스템도 구축했다.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코칭을 요청할 수도 있다. 신입 상담사의 업무 적응기간 단축은 물론 신속 정확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손해보험 업계 최초로 AI 기술이 활용된 콜봇을 이용해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자동차 고장출동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고장출동 접수시 GPS 기반으로 위치를 확인, 일반도로뿐 아니라 고속도로까지 쉽고 빠른 접수가 가능하다.

 

▶보험금 접수도 재빠르게

흥국생명은 지난 1월부터 보험금 접수 자동화를 위한 인공지능 문서인식(AI OCR)을 상용화했다. AI 문서이해 전문기업인 로민의 텍스트스코프(Textscope) 솔루션을 적용해 AI OCR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고객들로부터 받은 접수 서류를 청구서, 진단서류, 처방전 등으로 자동 분류하고, 문자를 추출해 보험금 지급을 위한 데이터를 자동화한다.

업계 최초로 진단서, 처방전, 입·통원 확인서 등 진단 관련 서류까지 AI OCR로 처리가 가능해 평균 1~2일이 소요되던 보험금 청구 접수를 10초 이내로 마무리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로민과 지속적인 사업협력 모델을 구축해 AI OCR을 더욱 다양한 정형·비정형 문서로 확대 적용하고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보험 업무 전반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가입 심사나 보험금 지급 심사에 AI가 활용되면서 인력의 효율성은 물론 고객에게는 보험금 지급 기간이 단축됐다”며 “앞으로 여러 영역에서 AI의 활용성이 높아지면 시간과 인력단축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까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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