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마케팅, 보험 시장에도 영향 미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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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테슬라를 보유한 차주에 한해서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는 보험 상품이 자동차와 보험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차내 탑재된 센서로 운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고 위험을 분석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방식을 ‘텔레매틱스 보험’이라고 한다.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인슈어테크’라고도 한다. 테슬라는 2022년 보험료 수입이 연간 3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분기 성장률이 자동차 판매액보다 높은 20%를 기록했다며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새로운 수익성은 물론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테슬라만의 보험, 보다 직접적인 운전 데이터로 높은 정밀도 갖춰

테슬라의 자사 차량에 대한 맞춤형 자동차보험은 2016년부터 홍콩, 호주 등의 국가에서 제공됐으며, 2019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가 업무대행대리점으로서 직접 중개하는 보험 상품이 출시됐다. 2021년에는 실시간 안전 점수를 이용하는 보험 상품이 출시됐으며, 2022년부터는 보험 자회사의 자동차보험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보험 상품인 인슈어마이테슬라(InsureMyTesla)의 대표적 특징은 테슬라 차량에 대한 손상 및 책임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충전 장비에 대한 손상과 책임까지 보장한다는 점이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된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보험 상품과 차이가 있다.

2019년 8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초로 테슬라가 업무대행대리점(MGA: Management General Agent)으로서 직접 중개하는 보험 상품을 출시해 2021년 10월 텍사스주에서는 보험료 책정 과정에서 운전자의 실시간 운전 데이터 및 안전 점수를 이용하는 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테슬라 운전자는 테슬라 사이트에서 차량 식별 번호를 입력한 후 견적을 요청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테슬라의 이런 보험상품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운전과 관련된 직접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서비스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보험회사들은 직접적인 운전 데이터보다는 나이, 사고유무 등 간접적, 사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정할 수  밖에 없지만 테슬라는 이런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하다.

최초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보험 상품에 실시간 운전 데이터 및 안전 점수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의 최초 사내 보험 상품 출시 시에는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출시한 보험 상품은 다른 테슬라 운전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과 차별적으로 보험료 책정 과정에서 나이, 성별, 신용, 청구 기록 등 전통적인 요소를 이용하지 않고 월말 운전자의 안전 점수 등 운전 행태에 따라 익월 보험료를 결정되는 방식으로 상품이 구성돼 있다.

▶지속적인 정밀도 향상과 판로 확장 진행 중

최초 출시 버전인 안전 점수 버전 1.0의 안전 점수 평가 요소에는 ▲1000마일당 전방 충돌 경고 ▲급제동 ▲공격적인 회전 및 유턴 ▲안전거리 미확보 ▲강제 자율주행 장치 해제가 포함됐다. 안전 점수는 개별 운전자의 주행거리 10만마일(약 16km)당 사고 발생 확률을 예측해 0에서 100의 숫자로 표시한다.

지난 3월에 출시된 안전 점수 2.0은 안전띠 미착용 운전과 과도한 과속을 새로운 안전 요소로 추가했다.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버전 3.0이 장착된 차량으로 제한되지만 차량이 노란색 신호등을 감지할 때 발생하는 제동 이벤트를 제외하도록 급제동 안전 계수를 업데이트 했다. 점수는 최대 30일 동안의 일일 안전 점수를 합산해 계산된다. 점수는 테슬라 앱의 기본 안전 점수 화면에 표시된다. 출시 당시 테슬라는 안전 점수에 기반해 평균적인 운전자로 분류된 운전자가 타 자동차 보험회사 대비 최소 20% 정도의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테슬라가 여러 보험회사를 인수해 이후 인수한 자회사의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회사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 상품은 계약심사자인 자회사가 직접 보험계약의 리스크를 감수했다. 2023년 8월 현재 테슬라의 자동차보험은 총 12개 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12개 주 중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보험회사가 보험료 책정 과정에서 안전 점수를 이용할 수 없고, 운전자 교육 목적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11개 주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주 보험 가입자는 본인의 안전 점수를 제공받을 수 있다.

테슬라가 홍콩에서 선보인 보험서비스 '인슈어마이테슬라'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홍콩에서 선보인 보험서비스 '인슈어마이테슬라' [사진=테슬라]

 

▶보험료 수입은 오르고 손해율은 내리고

테슬라 자회사의 원수보험료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손해율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유럽에서도 자회사를 통한 자동차보험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S&P 글로벌의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가 업무대행대리점(MGA)로 공급하는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020년 4750만 달러, 2021년 1억1170만 달러, 2022년 2억4290만 달러로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했다. 테슬라 자회사가 공급하는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집계가 시작된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총 1266만 달러, 2023년 1분기에는 1404만 달러다.

손해율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손해율은 2022년 2분기137.5%, 2022년 3분기 126.4%, 2022년 4분기 109.4%, 2023년 1분기 95.6%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보험은 보다 직접적인 데이터 접근 역량을 통해 효율적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픽=장영석 기자]
테슬라의 보험은 보다 직접적인 데이터 접근 역량을 통해 효율적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픽=장영석 기자]

 

지난해 기준 테슬라가 공급하는 자동차보험의 평균보험료는 타 보험사 평균치 대비 48.6% 낮았다. 점유율 측면에서는 테슬라 차량 보험시장 내 17%를 차지했다.

테슬라판 보험은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부품회사 루미나테크놀로지스는 지난 2월 자사의 고성능 센서를 탑재한 자동차 보유자를 위한 전용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4년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험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루미나테크놀로지스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3대 센서(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중 하나인 라이다를 생산한다. 라이다와 레이더는 각각 레이저와 전파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센서다. 다수 완성차 업체는 가장 정밀한 센서인 라이다를 채택하고 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자체 데이터와 경험축적한계 등의 원인으로 정확한 손실비용을 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테슬라의 보험사업 진출은 그들의 고객이 필요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동차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테슬라 자회사의 보험 상품에 대한 전문성이나 서비스 한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 김성균 연구위원은 “테슬라 자회사의 보험 상품은 청구 처리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경험 및 전문성이 부족하고 타 보험 상품과의 결합 할인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한계가 있다”며 “유럽에서도 자회사를 통한 보험 공급을 위해 2020년 12월 몰타에 테슬라 인슈어런스 Ltd(영국지사)를 설립했으나 아직 직접적인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자동차보험인데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등 고가부품의 수리비용으로 인해 보험료나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그러한 측면에서 테슬라보험이 자동차 사고도 줄이고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는데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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