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결합 증가 추세 속 국내는 아직
신용정보는 실제로 각종 사고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데이터 활용 능력은 데이터 수집, 시각화, 가공, 분석, 기획, 관리 능력 등 데이터와 관련된 일련의 작업 전체 역량을 의미한다. 그만큼 활용범위나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능력에 따라 산업의 전망도 달라진다.

국내 데이터산업은 개정 데이터 3법 등 제도적 개선, 빅데이터 수요 증가, AI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보험 산업의 경우 이미 해외에선 보험회사가 언더라이팅 및 보험료 산출 등에 신용정보를 활용해 보험사고 위험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으며, 신용정보를 통한 보험사고 예측과 관련해 다양한 선행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 추이 [자료=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 추이 [자료=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 데이터 결합 증가세 중이나 국내보험업계는 아직…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산업에서 이종 업종 간 데이터 결합 및 활용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데이터 결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며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데이터 결합 참여 건수는 올해 상반기 287건을 기록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CB사(34.6%)의 신용정보를 활용한 참여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보험회사는 데이터 결합 시에 가장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신용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보험회사도 다양한 업종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결합・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데이터 결합에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신용정보를 언더라이팅 및 보험료 산출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희우 보험연구위원은 신규 보험 가입자의 개인 신용정보를 통해 보험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면 향후 국내 보험회사가 언더라이팅 및 보험료 산출 등에서 신용정보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결합 건수 [자료=금융위원회]
데이터 결합 건수 [자료=금융위원회]

 

▶ 해외에선 신용정보로 보험사고 예측도

해외에서는 신용정보를 활용해 보험사고 위험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으며, 신용정보를 통한 보험사고 예측과 관련 다양한 선행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보험회사가 보험사고 예측을 위해 전통적인 경험통계와 더불어 부가적으로 연체 이력, 부채 보유 여부 등 신용정보를 활용함으로써 보험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1990년대부터 보험회사의 신용정보 활용이 보편화되었으며, 다양한 선행연구에서 신용정보는 소비자의 위험별로 보험료를 세분화해 산출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실증・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용정보를 통해 건강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밝히기도 했다. 이론・실증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신용정보는 위험한 행동에 대한 선호와 같은 개인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상해와 연관성이 높으며 정보 처리 및 응답 속도와 관련이 있고, 교육 및 인지 능력과의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래 건강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신용상태가 좋은 사람들은 낮은 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지역에서 거주할 수 있으며,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연체 등으로 인한 불안, 우울 등 정신 건강의 악화가 신체 건강의 악화로 이어지거나 신용의 악화가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용정보는 건강상태를 간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자기통제력・위험관리 성향 등이 보험사고 발생과 관련이 큰 자동차보험의 언더라이팅 및 보험료 산출 시에 신용정보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이와 가장 비슷한 성격의 사고에 대한 담보로 구성된 운전자보험에서 신용정보 예측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 가입자 신용정보, 향후 보험사고 관계 영향

국내에서는 소수의 선행연구에서 신용정보를 통한 보험사고 발생 예측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분석 데이터의 편향 가능성, 언더라이팅 활용 효과에 대한 해석의 어려움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 보험회사 1개 사에 대해 분석해 분석 결과에 편향성이 존재할 수 있거나, 보험계약 신규 가입자가 아닌 유지자에 대해 특정 담보로 분석을 한정해 언더라이팅 시의 신용정보 활용 효과와 입원 및 수술 외 일반적인 보험사고의 신용정보 활용 효과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어렵다.

보험연구원은 CreDB의 개인 신용정보를 통해 지난 2019년 12월부터 다음해 12월까지 13개월간 개인 보험계약에 신규 가입한 20대 이상의 소비자의 가입 시점 이후 2년 동안 발생한 보험사고를 대상으로 보험사고 발생을 예측해 개인 신용활동 행태와 보험사고 발생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신용정보는 일반신용정보를 의미하며, 일반신용정보에는 대출, 연체, 신용카드 이용 등의 정보가, 보험신용정보에는 보험 계약, 사고, 청구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실증분석 결과 보험 가입자의 신용정보는 향후 발생하는 보험사고 발생 빈도 및 심도와 관계가 있으며, 그 특징은 가입자 연령대와 대출상품 및 보험 상품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타났다. 연체 혹은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 가입자는 사고율, 손해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보험사고 발생 예측력은 연체 보유 여부를 활용할 경우 더 강했다.

대출을 업권별・상품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제2금융권 혹은 고금리 대출을 보유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사고 발생 빈도 및 심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체 보유 여부에 보험사고 발생 예측력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나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5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운전자보험 가입자의 연체 보유에 따른 보험사고 발생 심도 상승 수준은 특히 높게 나타났으며, 20~30대와 60대 이상 등 특정 연령대의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본 분석에서는 신용정보를 전통적인 보험정보들과 함께 활용했을 때 예측력을 개선시키는 정도, 신용정보와 보험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성에 대한 분석은 포함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한 검토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희우 보험연구위원은 “가용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연령, 건강상태 등 전통적인 보험 관련 정보들과 신용정보를 함께 사용했을 때 보험사고 예측력이 향상되는 정도를 살펴보지 못했다”며 “신용정보 활용에 따른 보험사고 예측력 향상이 전통적인 보험 관련 정보들과는 독립적으로 나타남이 입증되어야지 신용정보 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연구에서는 신용정보와 보험사고 발생 간에 나타나는 인과성을 입증해 보험회사의 신용정보 활용에 대한 근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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