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센서 기술, 라이다와 레이더
기존 센서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
라이다 보급의 최대 관건은 결국 가격

[테크월드뉴스=김준혁 기자] 라이다(LiDAR)는 십수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용어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차 또는 자율주행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꽤나 익숙해진 용어다. 그게 아니더라도 라이다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지난 2020년 애플이 아이폰 12 프로에 라이다를 적용하며 해당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라이다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 오늘날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을까?

라이다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사진=볼보자동차]
라이다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사진=볼보자동차]

 

▶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센서 기술, 라이다와 레이더

라이다는 이름부터 작동 원리까지 레이더와 비슷한 것 같지만 꽤 다른 기술이다. [사진=볼보자동차]
라이다는 이름부터 작동 원리까지 레이더와 비슷한 것 같지만 꽤 다른 기술이다. [사진=볼보자동차]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비슷한 레이더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레이더는 라이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익숙하다. 군사 장비에 오래 전부터 적용되어 왔고, 그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작동 방식이나 원리 등이 소개되어 왔다. 

일반적인 레이더를 보면 크고 작은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레이더의 기본 원리가 발사한 전파를 재수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파를 쏜 시간, 전파가 되돌아오는 시간 차이를 계산해 해당 물체와의 거리를 계산하는 것은 물론, 전파의 세기와 크기, 모양 등을 통해 해당 물체의 크기, 이동 속도까지 알 수 있다. 

라이다의 원리도 이와 같다. 다만 물체를 측정하기 위해 쏘는 전파가 레이저 펄스로 바뀌었다는차이가 있다. 레이더가 제2차 세계 대전부터 사용된 이래 꽤 오랜 시간 발전해온 것과 비교해 라이다의 본격적인 사용 기간은 짧은 편이다. 라이다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 레이저의 발명과 함께였다. 초기에는 대기 관측 장비에 활용되었고, 이후 우주 탐사, 항공 지도 제작, 농업 등 넓은 범위의 지형지물을 제작하는 데 라이다가 적극 활용되었다. 

 

▶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확실한 기존 센서 기술

기존 센서 기술들은 장단점이 분명하기에 함께 활용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기존 센서 기술들은 장단점이 분명하기에 함께 활용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에 라이다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다양한 센서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라이다였다. 라이다는 여러 면에서 기존 센서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센서 중 하나인 카메라는 오랜 시간 사용된 기술인 만큼 구조가 간단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래서 차량에 여러 대의 카메라 센서를 설치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카메라는 색과 물체의 크기 등을 구분하고, 해당 정보를 운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카메라는 주변이 어둡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인식률이 크게 낮아진다. 

그래서 등장한 게 레이더다. 레이더는 카메라의 단점을 상쇄한다.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 밝기나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약 200m 범위의 긴 범위를 감지할 수 있다. 현재 최신 자동차에 적용 중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감지 비상 제동 등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대부분은 레이더에 기반한다. 그러나 레이더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정확도가 낮다는 점이다. 크기가 작은 물체를 정확히 감지하지 못해 물체의 종류를 판독하지 못한다. 차량, 보행자, 동물, 장애물 등 도로 위 무수한 변수를 스스로 감지해 판단해야 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 레이더만으로 충분하지 못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기존 센서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

라이다는 정밀도 측면에서 기존 센서 기술과 월등한 차이를 보여준다. [사진=볼보자동차]
라이다는 정밀도 측면에서 기존 센서 기술과 월등한 차이를 보여준다. [사진=볼보자동차]

반면, 라이다는 카메라와 레이더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라이다의 원리는 앞서 언급한 대로 레이더와 유사하다. 다만 전파 대신 600~1000nm 파장의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한 뒤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 레이저 펄스 덕분에 라이다는 레이더 대비 월등한 정확도를 자랑한다. 거리 정확도의 오차 범위가 수cm에 불과하고 물체의 크기 오차도 몇mm에 지나지 않는다. 물체가 있는 방향을 0.1도 단위까지 세분화해 감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라이다는 이 모든 정보에 적외선 공간 분해 능력까지 더해 물체의 형상과 주변 모습을 3차원으로 구현할 수 있다. 

라이다의 최대 단점으로는 복잡한 시스템 구성과 높은 사용 전력, 가격이 언급된다. [사진=웨이모]
라이다의 최대 단점으로는 복잡한 시스템 구성과 높은 사용 전력, 가격이 언급된다. [사진=웨이모]

이런 높은 정확성 때문에 라이다는 카메라, 레이더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레이저, 스캐너, 수신기, 위치 확인 시스템 등의 복잡한 구성과 높은 사용 전력 때문에 라이다 사용에 부정적인 곳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곳이 테슬라다. 그러나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의 잇따른 오류와 사고 발생 때문에 오히려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있어 라이다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더욱 힘을 받고 있기도 하다. 

 

▶ 라이다 보급의 최대 관건은 결국 가격

루미나 테크놀로지는 라이다의 최대 단점인 가격을 해결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사진=루미나 테크놀로지]
루미나 테크놀로지는 라이다의 최대 단점인 가격을 해결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사진=루미나 테크놀로지]

앞서 언급한 대로 라이다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선뜻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2000년대 중반 자동차용 라이다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가격은 무려 7~8천만 원에 육박했다. 다행히 시간이 흘러 가격이 과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비싼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가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라이다가 최소 4대(전후좌우)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라이다를 선뜻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 들어 여러 곳에서 라이다의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가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루미나 테크놀로지다. 현재 루미나 테크놀로지는 라이다 관련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지닌 곳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최대 600m 거리의 물체를 인식하고 250m 거리의 보행자나 동물을 발견할 수 있는 세계 최장 거리 인식 라이다 기술을 보유 중이다. 루미나가 주목받는 것은 기술 외에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기존에 수백만 원이었던 라이다의 가격을 500달러에 양산하겠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볼보, 폴스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루미나의 라이다 기술을 구매하겠다고 나섰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눈에 띄는 라이다 기술 개발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기아]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눈에 띄는 라이다 기술 개발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기아]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본격적으로 라이다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기업이 국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자체적인 라이다 개발보다는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에 탑재 중인 라이다 기술은 모두 외국 기업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라이다 기술의 개발이 쉽지 않고, 높은 가격을 낮춰 대중화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센서 분야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자율주행 관련 분야에서 비교적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이와 별개로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라이다 분야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지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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