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 필요한 시점”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넥슨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진 국내 게임사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략 수립에 다양성을 가져 독보적 역량을 증명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2분기 난항을 겪었지만, 배틀그라운드 IP 활용 방안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각 게임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결정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자료=각 사]
[자료=각 사]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독주 체제 완성

넥슨은 2000년대 초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피파 온라인 등 IP 관리에 몰두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세부 콘텐츠 강화, 이용자 피드백 수용에 따른 방향성 설정 등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이들 게임은 현재 넥슨의 대표 IP로 자리 잡았으며 탄탄한 수요층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들은 높은 퀄리티의 신작 게임을 개발하고 차세대 IP를 발굴하는 요인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워헤이븐, 퍼스트 디센던트, 더 파이널스, 아크 레이더스 등 글로벌 맞춤형 게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전략 다변화도 꾀한다. 넥슨은 ▲가상 세계에 집중 ▲플랫폼 확장 ▲자체 IP 활용 ▲새로운 IP 및 기술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가상 세계의 경우 단기간의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다. 단순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넥슨은 비즈니스 모델 수립과 관련해 P2W(Pay to Win)은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례로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과금 유도 정책이 없는 구조로 스팀 내 유가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한 넥슨게임즈 주민석 디렉터는 퍼스트 디센던트 유튜브를 통해 “게이머가 지나치게 부담을 느끼는 P2W의 방향은 지양하면서 개발 중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넥슨의 2분기 매출은 9028억 원, 영업이익은 264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2% 증가한 수치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패키지 게임이다 [사진=넥슨]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패키지 게임이다 [사진=넥슨]

 

▶ ‘PUBG’ 다시 성장 기지개, “PGS·인도 공략”

넥슨을 제외하고 국내 게임업계의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크래프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 주요 콘텐츠의 하반기 출시 집중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뉴스테이트’ 및 지난해 최고 기대작이라고 평가받던 ‘칼리스토 프로토콜’까지 연이어 실패했다. ‘눈물의 마시는 새’, ‘프로젝트 블랙버짓’ 등 신작 출시까지의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이에 크래프톤을 주요 게임사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PUBG(배틀그라운드)’ IP 활용 방안부터 점검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글로벌 대회 ‘PGS’를 올해 부활시켰다. 단기간 비용 효율화 관점에서는 수익 발생에 시일이 걸릴 수도 있겠으나 라이브 서비스로 인한 트래픽 확보는 긍정적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등 인도 서비스도 강화하며 장기적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지닌 인도는 향후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크래프톤은 인도 현지화 콘텐츠 추가로 트래픽 확보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9일 크래프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PUBG 관련 유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 중이다. 올해 PGS를 부활시켰고 국가 대항전 ‘펍지 네이션스 컵’을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며 “인도의 경우 단기적 매출 성과 때문에 유저 베이스를 훼손하진 않는다. 장기적 서비스 운영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업데이트와 비즈니스 모델의 고도화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퍼블리셔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다만 크래프톤은 PUBG IP를 활용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딥러닝 및 AI 관련 기술에 초점을 맞춰 제작 효율성 증대와 새로운 게임성 발견에 집중한다. 또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Migaloo)’로 게임 구성요소 및 크리에이터 콘텐츠 제작에 딥러닝 기술도 활용 중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글로벌 대회 'PGS 2'를 10일 개막했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글로벌 대회 'PGS 2'를 10일 개막했다 [사진=크래프톤]

 

▶ 계속된 적자에 피 마르는 게임업계, 이제는 선택할 때

국내 게임업계는 흥행이 절실하다. 대표적인 국내 게임사 엔씨소프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으며 넷마블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는 다양화 전략 및 소수의 트리플A급 작품으로 게임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신작 흥행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과거 흥행했던 인기 ‘IP’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며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 P2W로 인한 과금 구조 등 기존 사업 체제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증권업계에서도 문제를 지적한다.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다작을 통한 회사 색깔 변화를 보여주거나 또는 소수의 AAA급 작품으로 개발력을 증명하는 것, 선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키움증권 김진구 연구원은 “트리플A급 게임 퀄리티 개선과 합리적 비즈니스 모델 및 기존 라인업 유저 케어 정책의 강화로 사용자 대상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실질적 변화를 기대한다”며 “현재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자세 역시 그 동안 대형사로서의 입지와 경쟁력을 지녀온 과정이 확인될 수 있는 긍정적 사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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