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역량이 곧 금융기업의 경쟁력으로 부각
자사 전략에 부합하는 서비스 패키지 차별적으로 구성 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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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최근 금융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면서 덩달아 클라우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어로 구름을 뜻하는 클라우드는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 서버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하는 관행에 따라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로 통한다. 일반적으로는 인터넷 기반 컴퓨팅의 일종으로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에 연결된 다른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공유 컴퓨터 처리 자원과 데이터를 컴퓨터와 다른 장치들에 요청 시 제공해준다.

▶ 클라우드가 뭐길래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장소에 따라 퍼블릭(개방형) 클라우드와 프라이빗(폐쇄형) 클라우드로 나뉜다. 클라우드 업체의 데이터센터에 보관하면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 안이나 데이터센터의 독립된 서버에 보관하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볼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면 모든 인프라를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제공받는다. KT, NAVER,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민감한 개인 및 금융정보 시스템 등을 보호하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체 인프라가 빈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부분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를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클라우드 기업들은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AI 개발 도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능들은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이제 새로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 데이터센터 내에서 클라우드를 구성해 대외기관과 연계가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 기업이 원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으며,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적다. 소위 맞춤형 클라우드인 것이다. 하지만 맞춤형이다 보니, 자체 서버를 구축해야 해 도입 비용이 비싸고 고성능 컴퓨팅 자원 등을 자유롭게 확장하지 못해 빅데이터 분석력이 떨어진다.

기존 환경과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있다. 예를 들어 보안이 중요한 업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업하고, 대외적으로 오픈이 가능한 서비스의 경우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적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퍼플릭 클라우드 활용을 확산하기 위해 땡겨요 배달앱, 시나몬 메타버스 등 비금융서비스 적용을 통한 민첩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퍼플릭 클라우드 활용을 확산하기 위해 땡겨요 배달앱, 시나몬 메타버스 등 비금융서비스 적용을 통한 민첩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최근 금융권은 이런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신속한 데이터 처리역량에 주목해 사업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거의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이제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인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췄는지가 은행들의 경쟁력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 신한은행,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

신한은행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클라우드 확산에 있어 고객을 보호하고 고객의 데이터를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진행했다. 클라우드향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사전에 계정계, 비대면 DB서버 등을 U2L로 전환했다. U2L은 유닉스 투 리눅스(Unix to Linux) 전환으로 클라우드 환경 즉시 이전 가능한 OS 시스템 전환을 말한다.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자체 검증과 활용을 통한 경험을 축적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우선 구축 및 활용해 윈도우 서버를 시작으로 현재 비대면 웹 서버 등 주요 업무 시스템까지 확장하고 있다.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 등 컨테이너 기술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변화 추세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새로운 개발 생태계를 연구하고 표준화, 체계화 위한 추진 전략을 수립해 지난해 신한 new 클라우드 개발플랫폼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이와 함께 프라이빗에 이어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을 확산하기 위해 땡겨요 배달앱, 시나몬 메타버스 등 비금융서비스 적용을 통한 민첩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AI기술 PoC 등 신속한 기술연구를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도 활용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 지향적 목표를 가지고 안전한 클라우드 기술 금융권 접목, 비대면 음식 주문 서비스 또는 메타버스 서비스 등 디지털 고객 경험을 강화했다”며 “앞으로 물리데이터센터 보안체계를 준수하는 제3의 가상데이터센터 수준의 금융권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구현하고 PaaS형 컨테이너 기술이 접목된 클라우드 환경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그룹 공동으로 단계별 구축

우리은행은 그룹 공동으로 지난 2020년 클라우드 1단계를 구축했다. 내부업무 등 비중요업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어 2022년에는 클라우드 2단계 추진 및 3단계 컨설팅을 진행했다. 클라우드서비스 영역 확대를 위한 중요업무시스템을 구성(IaaS)했으며, 외부망(DMZ), 재해복구(DR)가 필요한 중요업무 및 고성능‧대용량 업무에 적용했다. 현재는 3단계로 클라우드 분석‧설계 및 전략 수립을 통한 클라우드 확대 방향성을 검토 중이다. 퍼블릭(Public), 하이브리드(Hybrid), 멀티(Multi), PaaS, 오픈소스, MSA 등 구성의 분석과 설계 및 전략을 수정 중이다.

▶하나은행, ONE 프로젝트

하나은행은 올해 초 금융 환경의 디지털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하나은행만의 ICT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은행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 ‘프로젝트 O.N.E(Our New Experience)’에 착수했다. 오는 2024년까지 초개인화 마케팅 플랫폼 구축, 데이터 허브 구축, 옴니채널 기반 영업점 상담 환경 고도화,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미래 성장을 위한 ICT 핵심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프라 혁신’을 통해 미래 기술과의 확장성과 ICT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예정이다. 클라우드 기반 혁신 인프라의 광범위한 적용을 통해 개방형 채널·인터페이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내외부 플랫폼과의 제휴와 미래 혁신 비즈니스 변화에 대해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함은 물론 안정적 운영체제와 정보보호 체계까지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KB국민은행, 클라우드도 하이브리드

IBK기업은행은 네이버클라우드를 활용해 공공 및 금융기관 최초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민감한 개인 및 금융정보 시스템 등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구성하고, 대외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한 업무 등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성했다. 구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는 정보화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게 클라우드 기반의 프로젝트 개발 및 테스트 환경과 신속한 협업을 위한 애자일 업무환경,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지원하는 데이터 대시보드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 역시 급격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문화 확산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 도입과 유연한 활용을 위해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현재 마이데이터부, KB부동산플랫폼부 등 여러 부서에서 이용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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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내년까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완료 목표

NH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프라이빗 플랫폼을 IaaS 형태로 구축하고 다음해 프라이빗 플랫폼(PaaS )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네트워크가상화(SDN) 구축을 완료했다. 이어 2020년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체계를 구축했으며, 2021년부터 현재까지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 계획을 이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퍼블릭 클라우드 재해복구(DR)시스템과 NH올원뱅크 프라이빗 플랫폼 전환(PaaS )을 완료한 상태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베트남 하노이지점 인터넷뱅킹 서비스의 퍼블릭 클라우드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올해 1월 NH올원뱅크 프리이빗 클라우드 플랫폼(PaaS)을 적용해 기존 대비 구동속도가 30% 증가하면서 서비스 안정성이 개선됐다. 지난 5월에는 인도 노이다지점 인터넷뱅킹 서비스 운영시스템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재해복구시스템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을 구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내년 말까지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해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등 대고객 금융서비스의 차세대 프로젝트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오는 11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는 NH카드 통합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해 통합 앱 구축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흥국생명, 보험업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 계리 관리 솔루션

흥국생명은 지난 3일 보험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계리 관리 솔루션인 에이온 패쓰와이즈(Aon PathWise™)를 업무에 본격 적용한다고 밝혔다. Aon PathWise™ 솔루션은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기반의 계리 관리 서비스이다. GPU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을 활용한 실시간 리스크 및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모니터링, ESG 시나리오, IFRS17 결산, K-ICS, 헤지 등의 전반적인 재무 및 리스크 관리를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이다. GPU 기반의 서비스는 다량의 연산을 병렬처리가 가능해 순차적 연산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 CPU 기반 소프트웨어 대비 속도와 효율성이 우수하다. 따라서 수백만 건의 연산 처리 및 다량의 시나리오를 분석해야 하는 신 회계제도에서 활용도가 더욱 높다.

흥국생명은 지난 3월부터 이 서비스를 도입해 시범 운영한 결과, 신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공정가치 부채 산출 및 분석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금융시장 변동성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변액보험 헤지 대응으로 헤지 대상인 주가 및 금리의 손익과 자본변동성을 96~99%(헤지효율) 축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국내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계리 솔루션을 도입해 신제도 하에서 리스크 관리에 반드시 필요한 신속성과 유연성, 안정성 등을 확보했다”며 “향후 재무효과 분석 및 리스크 모니터링, 변액상품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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