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과 빅데이터 활용부터 메타버스 등장까지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보험사들도 디지털 전환이 한창이다.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와 더불어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인 인슈어테크(InsurTech)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보험사들은 판매, 위험관리, 지급‧보상, 고객관리 등 전 단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여러 보험회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에 대한 특례를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보험도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 플랫폼 앨리스(ALICE)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 플랫폼 앨리스(ALICE)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 혁신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인 건 코로나19가 한몫했다. 대부분의 계약이 설계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영업에 제한이 걸린 것이다. 보험사들은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앱을 개선하거나 고객 전용 앱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보험사들은 우편을 활용하던 보험 안내장과 약관, 보험증권 등을 디지털로 전달하고, 보험금도 앱을 통해서 청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인터넷 웹페이지나 모바일 채팅 앱에서 AI 보험 챗봇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묻고 실시간으로 답을 들을 수 있으며 보험 상품에 바로 가입할 수도 있다.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보험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질병 예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생명의 경우 인지기능을 체크하는 앱을 활용해 치매를 진단하고 뇌 기능 강화 프로그램으로 사전 예방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 참여를 유도하는 건강증진형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실례로 하루에 만보 이상씩 걷는 건강한 행동을 한다거나 건강연령 설문조사 응답시 신용도에 따라 보험료 할인을 해준다. 날숨 분석을 활용한 실시간 폐질환 진단도 가능하다. 날숨을 측정해 클라우드로 전송하면 AI분석을 통해 실시간 폐질환 진단을 하는 방식이다.

영업 측면에서도 AI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상품을 제안한다. 보유 고객데이터를 분석해 리모델링이 필요한 고객을 추출하기도 한다. 우수 설계사 상담스킬을 분석해 설계사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설계사들의 상담능력을 분석할 수도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블랙박스 영상을 AI 분석해 과실비율을 자동 산정하거나 사고차량 손상사진을 바탕으로 예상수리비를 산출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 [사진=모니모]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 [사진=모니모]

 

▶삼성생명‧교보생명 빅데이터 활용 극대화

지난해 4월 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는 금융통합 앱인 ‘모니모(monimo)를 출시했다. 모니모는 비은행권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앱과 유사한 앱을 내놓은 첫 번째 사례다. 각 금융계열사 고객들은 모니모를 통해 하나의 계정으로 계열사별 거래 현황을 조회할 수 있으며, 회사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2월 고객의 건강하고 올바른 금융생활을 돕기 위해 보험업계 최초로 금융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피치(Peach)’를 선보였다. 피치는 각 금융사에 흩어진 고객 금융정보를 하나로 관리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금융과 건강생활 전반을 코칭해 주는 교보생명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손안의금융비서 ▲생애자산설계 ▲건강자금관리 ▲맞춤형금융교육 ▲Art & Culture ▲생활속 기부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OCR 팩으로 진료비 영수증 내 각종 문자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한 모습 [사진=업스테이지]
OCR 팩으로 진료비 영수증 내 각종 문자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한 모습 [사진=업스테이지]

 

▶한화생명, 특허까지 받은 ‘청약자동화 솔루션’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보험설계 및 청약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인 ‘청약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BM특허를 특허청으로부터 취득했다. 청약자동화 솔루션은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가입설계부터 청약에 이르는 신계약 과정을 설계봇이 설계사를 보조해 청약업무의 편의성을 증대하는 시스템이다. 특허에 대한 정확한 명칭은 ‘보험 설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전자 장치 및 그 방법’이다. 기존에는 GA 소속 설계사들이 가입부터 청약까지 처리하는데 최대 60분 가량 소요됐으나 도입 후에는 청약 과정이 대폭 축소돼 5분이면 끝난다. 상품 선택, 정보 입력, 플랜 선택 등 복잡한 과정도 하나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간소화했다. 한화생명은 현재 GA 설계사들이 사용 중인 ‘보이는 GA월드’라는 기존 모바일 영업지원 시스템을 통해 향후 청약자동화 솔루션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한화생명에 AI OCR(광학문자판독) 솔루션 ‘OCR Pack’을 공급하고 있다. OCR은 문서형 파일에서 문자 데이터를 인식하고 추출하는 기술이다. 과거엔 인식률이 높지 않아 널리 사용되지 않았지만 최근엔 AI 접목으로 인식률도 개선돼 도입처가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OCR팩은 한화생명의 도입 전 검증 과정에서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 등 문서 5종 처리에 우수한 성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업스테이지에 따르면 OCR팩은 수작업 대비 최대 82%까지 문서 처리 비용과 시간을 감축할 수 있다.

전경원 한화생명 데이터 분석팀장은 “업스테이지 OCR팩은 다양한 문서에서 기본 모델만으로 95% 이상의 인식률을 보였다”며 “기존 솔루션들과 달리 모델 성능을 자체적으로 고도화하거나 여러 서류에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메타버스 플랫폼 ‘Hi-verse’ 의 광화문 광장 전경 [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 메타버스 플랫폼 ‘Hi-verse’ 의 광화문 광장 전경 [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 네이버로 접속하는 AI챗봇

현대해상은 국내 최초로 네이버 검색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AI챗봇을 운영 중이다. 일반적으로 챗봇은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접속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챗봇 활용에 대한 니즈가 낮았다. 반면 현대해상의 챗봇은 네이버와의 별도 협약으로 ‘현대해상 고객센터’를 검색하는 것만으로 접속된다. 챗봇 내에서 다수의 업무를 해결할 수 있어 고객 접근성 및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스마트폰으로 지문을 촬영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앞서 2017년 업계 최초로 ‘휴대폰 직접서명 시스템’을 통해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지만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 전자청약이 불가했는데, 해당 경우에도 피보험자의 지문인증을 통해 계약할 수 있어 고객 편의는 물론 종이까지 절감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ZEP을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 Hi-verse(하이버스)를 오픈했다. 해당 플랫폼은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현대해상 본사를 중심으로 홍보관, 역사관, 채용상담회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버스를 타고 곤지암의 현대해상 연수원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고객은 하이버스를 자유롭게 방문해 현대해상이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고객중심 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혁신기술이 적용된 ‘미래컨택센터(FCC, Future Contact Center)’를 구축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고객중심 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혁신기술이 적용된 ‘미래컨택센터(FCC, Future Contact Center)’를 구축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인공지능 혁신기술 적용한 ‘미래컨택센터’ 구축

KB손해보험은 지난 14일 고객중심 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혁신기술이 적용된 ‘미래컨택센터(FCC, Future Contact Center)’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단순 안내와 상담 업무를 제공했던 콜센터 업무에 AI와 클라우드 기반의 혁신기술을 접목해 체계적인 고객관리와 개인화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FCC에서 선보인 대표적인 서비스 ‘콜봇’은 음성인식기술(STT, Speech to Text)과 음성합성기술(TTS, Text to Speech)을 결합해 채팅이 아닌 음성으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든 신속한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KB금융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텍스트 분석 기술인 ‘KB-STA’를 통해 실제 상담원과 상담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번 FCC에서는 자연어처리모델을 재구축하고 차량상태 확인을 위한 문답을 추가해 콜봇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향후 장기보험 실효안내, 결제카드 정보 변경·해지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확대 적용하여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KB FCC 콜인프라’는 음성과 디지털 ARS에 개인화 서비스를 적용해 가입상품, 직전 이용 서비스, 연령 등에 따른 고객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ARS 이용 시 상담사 연결 없이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해 KB손해보험 통합앱 또는 모바일 웹 페이지로 연결시켜 빠르고 간편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상담사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상담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고객의 질문 의도에 따른 상담 지식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AI 기술 기반 ‘상담 어드바이저’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코칭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해 신입 상담사의 업무 적응기간을 단축시켰고,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이 가능하다.

FCC 구축을 총괄한 박청 KB손해보험 CPC디지털부문장 전무는 “이번 AI 혁신기술을 접목해 선보인 미래컨택센터 서비스는 고객의 개인 금융비서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KB손해보험은 다양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현재진행 중
금융권의 이런 디지털 기술 도입의 후면에는 클라우드 역량 강화 노력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은행과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 노력을 정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