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사이트 마비 현상 해소.. 국내 금융사도 앞다퉈 도입
생성형 AI의 등장, 클라우드 컴퓨팅과 시너지 강화 전망
국내 클라우드 업계 미래는? 전문가 "토종 클라우드 생태계 육성해야"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소위 ‘IT 혁명’의 기반이 초고속 인터넷망이었다면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또 한번의 IT 혁명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바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클라우드 서비스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컴퓨팅’은 클라우드를 통해 내가 사용하는 기기에 특정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지 않더라도 설치된 것처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엑셀이나 워드 같은 프로그램이 없어도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둔 파일을 자유자재로 편집하거나 내려받는 식이다. 또, 고용량 게임을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에게 비용절감 효과와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 산업에 걸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유통이나 금융 등 많은 데이터를 관리하게 되면서 IT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시장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최적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쿠팡,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사이트 마비 현상 해소…국내 금융사도 앞다퉈 도입

쿠팡은 지난 2017년 회사의 모든 IT 인프라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했다. 25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기업의 서비스 기반을 100% 클라우드로 전환한 국내 최초의 사례다.

일반적으로 가격 할인 등 대규모 이벤트 시 유입자가 몰리면 사이트가 마비되거나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고 있는데 이에 쿠팡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접속자 폭주에 따른 서버 장애 위험성을 낮췄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 은행들도 클라우드 도입을 속속 추진해오고 있다.

2020년 3월 KB금융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협력에 나섰고, 그해 10월 NH농협은행은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도 2020년 12월 네이버클라우드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클라우드 전환,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KT클라우드가 한국은행과 클라우드 기반 데스크톱 가상화(VDI)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한국은행 직원들은 보안을 유지하면서 시간·장소 제약 없이 원격·유연 근무를 할 수 있다.

이령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사 메인프레임의 클라우드 서비스 전환이 촉진됐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비용 절감, 고객 경험 개선, 내부 운영 프로세스 효율화 등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클라우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IT자문 회사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내년에 785조원으로 올해보다 2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1년 새 130조 원 넘게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가트너는 이 추세가 이어져 2025년에 1000조 원을 돌파하고, 2026년에는 1300조 원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도 비슷한 성장세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5조8617억 원에서 내년에 7조200억 원으로 19.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인플레이션 압박, 부진한 거시경제, 지출 구조조정에 따라 영향을 받더라도 클라우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일부 변화가 있더라도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방한해 "2025년까지 기업 업무의 95%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는 등 디지털 자산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일은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생성형 AI의 등장,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과 시너지 강화 전망

클라우드 컴퓨팅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또 한번의 도약이 예상된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LLM이 요구하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위해 강력하고 확장성이 뛰어난 컴퓨팅 기능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다. 

즉, 클라우드는 LLM 시장이 커질수록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챗 GPT를 개발한 오픈 AI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두 사업간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투자해 챗 GPT 기술 독점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챗 GPT에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오픈 AI의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는 구조를 만들어 사업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도 클라우드 조직 개편을 하면서 생성형 AI로 재편될 시장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클라우드 설비투자에만 5000억 원 넘게 투입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황성우 대표는 "미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SDS는 "기업에 특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 데이터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 고객을 위해 축적된 AI 기술과 업종 전문성을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면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생성형 AI로 촉발된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국내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사) 시장 3위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MSP는 컨설팅, 마이그레이션, 운영 관리 등 클라우드 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회사측은 오는 2027년까지 클라우드 사업 연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270억원이었다. 올해 2000억원을 돌파하고, 5년 안에 294%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기존 퍼블릭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프라이빗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공중의 인터넷망을 통해 불특정다수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서버, 스토리지 등의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다.

이와 달리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특정 기업이나 조직이 원하는 자원을 독점 사용하고 관리, 제어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개별 기업이나 조직 등이 자신들만을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형태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SKT는 5G를 결합해 작업장의 근거리에서 최적의 컴퓨팅을 구현해주는 것이 클라우드의 미래라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미래는? 전문가 "토종 클라우드 생태계 육성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를 위해 "토종 클라우드의 생태계를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중요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고 차등화된 보안 기준을 적용하는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개편을 검토 중이다. CSAP 개편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미국·중국 기업이 국내 공공 시장에까지 들어올 수 있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이 국내 민간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면서 시스템통합(SI)·유통·인력교육 체계 등 클라우드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절대 열세인 상황에서 공공 분야 만큼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법연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연구교수는 "해외 기업이 국내 공공 영역의 클라우드 시장마저 장악하면 국가 안보, 데이터 주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하고,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키우는 정책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KT클라우드 대표)은 기업들이 초거대 AI를 활용하는 국면이 본격화 되면 국내 클라우드 업계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회장은 "국내 은행이 챗GPT에 금융 데이터를 학습시켜 고객응대 서비스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즉, 기업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때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클라우드 기업은 결국 초거대 AI 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KT 등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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