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교육선진국, 2016년부터 AI 교육 활성화
공교육에도 AI 접목.. 정부, 2025년 디지털교과서 만든다
에듀테크, '초개인화'로 진화.. 버티컬 교육 콘텐츠가 산업 주도 전망

미국에 1~2년 뒤쳐진 한국 AI 교육, 스타트업 중심으로 성장 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테크월드뉴스=김승훈 기자] 2020년 초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대표적으로 교육 분야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전 까지만 해도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대면교육’의 비중이 온라인 교육 보다 컸지만 강제로 전면 비대면 교육이 이뤄지면서 보다 원활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돕는 ‘에듀테크(Edutech)’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게 됐다.

초창기 에듀테크는 일방향적 수업 방식인 이러닝(e-Learning)부터 시작됐다. 소위 ‘인강’(인터넷강의)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사실 2000년대 초반 ‘인강’의 등장도 혁명이었다. 수업을 들으러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특정 장소에 갈 필요 없이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공부를 할 수 있게 됐고, 수강료도 훨씬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돼 비용 부담도 덜어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에듀테크는 또 한번의 변혁을 이뤄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과 같은 첨단 기술과 결합해 단순 온라인교육을 넘어 수업 방식과 내용, 학생 관리까지 교육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챗GPT’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원조일타강사이자 메가스터디 창업주인 손주은 회장은 ‘챗GPT’가 현재 대치동 중심의 사교육 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화제가 된 바 있다. 손 회장은 ‘인강’을 처음으로 선보인 에듀테크 1세대 주자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경제전문 유튜브 ‘삼프로티비’를 비롯하여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챗GPT’로 교육 자체가 본질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선 교사들에게 물어보니 이미 중고등학생들이 ‘챗GPT’를 이용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하는 질의응답보다 훨씬 더 감정 소모가 없고, 자기 묻고 싶은 대로, 알고 싶은 대로 파악할 수 있다”라며, “AI 선생님이 학생에게 1 대 1 맞춤으로 가르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러닝은 AI 수학학습용 소프트웨어를 공교육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카네기 러닝]
카네기 러닝은 AI 수학학습용 소프트웨어를 공교육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카네기 러닝]

▶ 영국 등 교육선진국, 2016년부터 AI 교육 활성화

영국을 비롯한 교육선진국은 이미 교육 현장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16년부터 AI를 적용한 써드스페이스러닝(Third Space Learning)을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인간 교사가 강의를 하는 동안 'AI 교사'가 학생의 학습진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즉, 학생이 일정시간 답변을 하지 않으면 AI 교사는 자동으로 '인간 교사'에게 전달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건너뛰었다고 판단될 경우 AI가 인지해 교사에게 알려준다.

미국도 민간 기업인 카네기 러닝 (Carnegie learning)에서 설계한 AI 수학학습용 소프트웨어를 공교육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카네기 러닝이 제공하는 AI 교사인 MATHia는 학생이 미흡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 맞춰서 지도한다. 주목할 부분은 MATHia가 마치 인간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처럼 학생의 학습 방법이나 습관에 맞춰서 학습을 보조한다는 점이다.

디지털교육 선진국인 핀란드도 코로나 이전부터 AI가 학습자의 교육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해 주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 미국에 1~2년 뒤쳐진 한국 AI 교육, 스타트업 중심으로 성장 중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AI 기반 교육 서비스에서 우리나라는 최고 기술국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87.7%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술 격차를 연도로 추정하면 1.2년에 해당한다. 중소 에듀테크 기업의 기술경쟁력은 미국의 77.6% 수준으로 기술 격차는 2.2년으로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AI 기반 교육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픽이지랩스는 오픈 AI의 대규모 언어모델 'GPT-4'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영어 학습 솔루션 '스픽'을 개발했다. GPT-4 기반으로 개발된 AI 튜터는 사용자의 언어 구사 수준을 평가해 단순한 문법적 오류를 고쳐줄 뿐만 아니라 어색한 표현을 실제 원어민이 사용하는 표현으로 바꿔주는 등 개인화된 피드백 기능을 갖췄다. GPT-4를 통해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대화를 생성할 수 있으며 사용자와 AI 튜터 간에 더욱 자연스러운 상호 작용도 가능하다.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앱 서비스 '콴다'는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AI가 판독 후 5초 이내에 문제 풀이와 관련 유형, 개념 영상 등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문제풀이를 봐도 이해가 안 되면 '콴다 선생님'에게 일대일로 질문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고등학교 내신 기출 문제와 해설을 제공하는 '학교 기출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부분 동네 학원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던 내신 기출 자료를 디지털로 구현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매스프레소의 콴다 서비스 [사진=매스프레소]
매스프레소의 콴다 서비스 [사진=매스프레소]

▶ 공교육에도 AI 접목.. 정부, 2025년 디지털교과서 만든다

공교육에도 AI가 접목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월 공교육에서 민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 학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2024년까지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 시범 운영하고 2025년부터 학년 단계별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에 준비하는 디지털교과서는 AI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역량이나 지식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콘텐트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모든 학생에게 ‘1인 1디바이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별 교육청 차원에서도 AI를 활용한 학습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부산교육청 산하 학력 증진 전담 기관인 부산 학력개발원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연동해 인공지능(AI)이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는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을 8월 시범 개통한 후 10월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청은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 '클로바'와 협업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물은 경북교육청의 '온무실.net' 등을 통해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경기도교육청은 KT의 'AI 미래교육 플랫폼'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AI 미래교육 플랫폼'은 소통툴, 협업툴, 학급 경영 도구 등 다양한 교육 관련 기능을 제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을 돕는다.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사진=아이스크림에듀]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사진=아이스크림에듀]

▶ 에듀테크, '초개인화'로 진화.. 버티컬 교육 콘텐츠가 산업 주도 전망

에듀테크의 다음 단계는 '초개인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는 속성상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 이것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정한 수요를 가진 소비층을 공략해 깊이 파고드는 이른바 '버티컬(Vertical)' 콘텐츠가 에듀테크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적자에 시달리다 초중등 스마트러닝 브랜드 '아이스크림홈런'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아이스크림에듀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초개인화 엔진 '지식추적기술(Deep Knowledge Tracing·DKT)'을 개발했다. DKT는 학습자의 현재 지식에 영향을 준 부분과 부족한 점 등을 파악해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데 이는 아이스크림 홈런의 대표 콘텐츠 '수학의 세포들'에 적용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7~8가지의 버티컬 교육 콘텐츠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또, 뤼이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초 개인화된 학습을 지원한다. 뤼이드의 AI 기술은 학생의 학습 상태·풀이 패턴·문제 풀이에 소요된 시간 등 개인화한 분석으로 10가지 맞춤 인사이트 리포트와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문제를 추천한다.

매스프레소도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위한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용재 매스프레소 대표는 "학습경험에 집중하고 더 많은 고객접점을 만들어냄으로써 전세계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교육 슈퍼앱으로 도약하는데 한 단계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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