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플러그인 등 연계 서비스 필요성
저작권·개인정보 침해·거짓 정보 등 문제 대응은?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챗GPT 등장 이후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잠재력과 이를 활용한 영역은 업계의 관심사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각 영역에서 선결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생성형 AI의 잠재성을 극대화하고 국내 기업 경쟁력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4일 기업가치 정보 플랫폼 로아인텔리전스는 ‘챗GPT를 넘어서, 생성형 AI 영역별 주요 스타트업’ 보고서를 발표하며 국내외 생성형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잠재성과 위험성에 대해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경쟁 어려워…전문 영역 특화 필요해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범용 영역이라고 부른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부터 오픈AI 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앤트로픽, 국내 네이버, 카카오, KT, LG 등과 같은 기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어떤 영역에서든지 활용 가능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풍부한 데이터양이 필수 요소이다. 텍스트, 비디오, 이미지, 음성 등 한 가지 영역에 한정된 것과 달리 범용 생성형 AI는 포괄적인 영역을 다루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맥킨지는 챗GPT의 GPT-3 모델 개발을 위해 약 45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추측한다. 다만 이 중 1.3%의 데이터만 AI 학습에 사용했을 것으로 이야기한다. AI 학습에 필요한 개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며, 기업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기준에 부합할 때까지 여러 번의 데이터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도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시키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빅테크에 비해 부족한 규모의 한계로 글로벌 시장 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영어권 기반의 이용자 수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인프라 환경에서 경쟁이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또한 이미 챗GPT 등 기존 서비스가 절대적인 이용자 수를 확보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를 빼앗아 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챗GPT의 이용자 수는 15억명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여러 산업군에 적용되는 범용적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맞춤형’ 전략으로 기업의 방향성과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보고서에서는 “생성형 AI는 학습된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업무 이행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며 “상당수의 텍스트 기반의 생성형 AI 스타트업들이 엔터프라이즈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일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전문 영역에서의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타입페이스, 글린 등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 기업은 각각 블로그 포스트, 마케팅 문구 작성과 사내 정보 공유를 위한 서치엔진 소프트웨어 제공 등 특화 서비스 제공으로 누적 투자액 1800억 원을 넘기도 했다.

국내 기업도 AI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 개발에 중점을 두고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카카오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을 각자 대표로 체제로 전환하고 버티컬 서비스 발굴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병학 각자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에 버티컬 서비스 역량을 더해 전에 없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경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어 특화 기반으로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력을 강화하고, 플러그인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국내 다른 기업과의 서비스 연계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 인식하지만, 국내 기업 경쟁력 키워야 할 때

이미지·비디오 및 오디오를 포함한 콘텐츠 영역에서는 생성형 AI로 인해 만들어진 산출물의 저작권과 개인정보 침해, 거짓 정보 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 생성형 AI로 인한 문제는 최근 들어서 거론되는 것이 아니다. 일찍이 관련 업계에서는 딥페이크 등 악용 사례를 우려하며 AI 관련 규제화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펜타곤 대형 폭발 사진은 생성형 AI로 인한 대표적 가짜 뉴스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펜타곤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면서 폭발했다고 알려진 거짓 사진으로 인해 미국 증시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 지수는 최대 0.3%까지 하락한 바 있다.

최근에는 축구 선수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 이적을 두고 일본 기자가 비꼬는 질문을 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조회수 1200만을 넘긴 이 영상은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기술이 사용된 거짓 영상으로 판별됐으나, 일본 혐오를 조장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는 기업의 관리 체계를 조사하는 한편, 관련 규제 사항도 마련하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챗GPT가 허위 정보를 생성해 사용자에게 손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여부와 불공정한 방식으로 개인 정보 보호를 침해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중국의 AI 관련 법안은 대체로 정부 기조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국가 주도 육성을 기본으로 한다. 지난 1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AI 정책은 생성형 AI로 발생한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 제공 업체가 보안 검토를 수행하고 정부에 서비스를 등록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및 이로 인한 문제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아직은 자율적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막 발아하는 단계로 현재로서는 해당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접목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원활한 합의가 필요할 때이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번 뒤쳐지면 격차의 간격이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며 “누구나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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