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뉴스=장민주 기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정신없는 등교를 하며 간단하게 아침밥을 먹기 위해 편의점에 들른 고3 김보라. 그는 서둘러 삼각김밥과 음료수를 샀다. 그리고 학교 수업이 끝나자 친구들과 학원을 가기 전에 햄버거 가게에 들렸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며 하루를 바쁘게 보낸 보라가 잠자리에 들다 갑자기 친구 한수지의 생일이 내일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Z세대답게 보라는 침착하게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터치 몇 번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보라는 카카오톡 온라인 선물하기에서 친구가 ‘찜’해 놓은 물건을 바로 결제해서 선물로 보냈다. 보라는 이날 편의점과 햄버거 가게에서도 선물로 받은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했다. 이처럼 Z세대에게 온라인 선물하기는 익숙하고 편리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카카오톡에서 10주년을 맞아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갖고 있는 흥미로운 기록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스스로에게 선물한 사람이 연간 2048만 명에 달했다. 또 한 명이 무려 1만 1163명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온라인 선물하기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선물하기에 뛰어드는 이커머스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는 지난 2010년 1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시초로 엄청나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거래액은 3조 원을 넘었다.

2021년에는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50만 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성장에 맞서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거나 강화하며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2015년에 시작한 ‘네이버 선물하기’ 서비스는 카카오 선물하기의 독주를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의 2021년 5월 기준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21년 4월과 비교했을 때 130%, 전년 동월 대비 1600% 증가했다. 또 2021년 5월 월간 사용자도 지난해 동월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모바일 앱 메인상단에 선물함 기능을 추가하며 쇼핑 탭으로 가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간편하게 개편했다. 쉬운 접근성이 성장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쿠팡은 2020년 4월에 선물하기 시장에 뒤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로켓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한 뒤 1년 만에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로켓선물하기는 수령인이 배송지를 입력하면 로켓배송 상품은 다음 날, 로켓프레시 상품은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된다. 예를 들어 생일 전날 로켓선물하기로 생일 케이크와 생화 꽃다발을 선물하면 생일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된다. 새벽배송까지 가능한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는 쿠팡이 처음이다.

이 같은 선물하기 서비스 열풍은 배달 서비스 업체 ‘배달의 민족’부터 백화점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심지어 은행과 보험업계에서도 보험상품이나 주식을 선물 대상으로 제공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MZ세대가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일명 주식 초보자를 말하는 2030세대 ‘주린이’가 많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3월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11번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가 흥미를 갖는 주식과 온라인 선물하기를 결합한 결과 신생 증권사 토스증권은 출범 1년만에 이용자 420만 명을 돌파했다. 주식도 커피 쿠폰처럼 손쉽게 선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주식시장에서 MZ세대 유입이 늘고,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MZ세대의 쓸모없는 선물하기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비대면 사회로 인해 가속도가 붙었다. 생일과 명절 같이 축하할 일이 생기면 만나지 않아도 당사자가 원하는 선물을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어서다. 또 받는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보낼 수 있고, 원하는 상품군을 선물하면 색이나 디자인을 본인이 직접 결정할 수도 있어 부담감은 적은 반면 선물 선택의 다양성은 더 높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비대면 선물하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MZ세대가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변화에 유연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온라인 선물하기 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MZ세대는 온라인 선물하기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를 넘어 새로운 유행과 문화로 확장해가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쓸모없는 선물하기’ 문화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행하는 것이 그 예다.

대표적으로 친구 얼굴로 주문제작하는 쿠션, 외계인 선글라스, 닭다리 스타킹 등이 있다. 재미는 있지만 사용가치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는 선물을 주면서 친구 반응을 즐기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카카오톡이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 기준으로 한국인의 90%가 사용하는 메신저가 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 같은 온라인 선물하기가 ‘성의없다’거나 ‘무례하다’고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최근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선물하기 거래액이 74%나 늘어나면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장년층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전보다 비대면 쇼핑이 늘고 있고, 정보격차가 줄면서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온라인 선물하기

MZ세대들은 실체가 있는 물건이 아닌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경우도 많다. 엘리트학생복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8명이 기념일에 기프티콘을 선물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기프티콘을 선물을 선택하는 핵심 이유는 직접 만나지 않고도 편리하게 줄 수 있어서다.

또 온라인 선물하기는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선물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약속 장소 근처 카페의 모바일 상품권을 주면서 사과하거나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 생일에는 가볍게 치킨 모바일 상품권을 주는 식이다.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디올과 입생로랑, 높은 가격대의 선물을 온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문화도 생겼다. 현재해당 서비스에 100 여 개 고급브랜드가 점한 상태다.

음식부터 학용품, 옷, 주식까지 거의 모든 것을 앱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누구나 손쉽게 상대방이 원하거나 내가 주고 싶은 어떤 것을 선물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명절에도 온라인으로 선물하는 코시국

코로나19 이전만해도 명절이 되면 대형마트에서 파는 선물세트를 사서 들고 가는 귀성객들로 고속도로에 차들이 빼곡히 채운 모습을 보였다. 뉴스에서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체증을 보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에 사회적 거리두기 제도가 생기면서 친척끼리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 됐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첫 명절이었던 추석 이동량은 2019년보다 10%, 설날은 2020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접촉이 준 대신 인터넷으로 선물세트를 보낼 수 있는 온라인 선물이 크게 늘었다. 2021년 기준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로 명절 매출액이 75% 늘었다. 포장도 깔끔하고 더 저렴해 온라인 선물하기 이용자가 급격하고 늘고 있는 셈이다. 또 연인끼리 사탕과 초콜렛을 주고받는 화이트데이나 발렌타인데이에도 온라인 선물하기 이용자가 늘고 있다. 경조사에도 온라인 선물하기를 많이 이용한다. 카카오톡에는 생일, 건강, 가벼운 선물, 스몰럭셔리, 어른선물, 출산, 백일돌, 결혼, 시험 같은 카테고리를 선택해 상황에 맞는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온라인 선물하기를 이용해 쓸모없는 선물로 웃음을 주고, 모바일 상품권으로 편리한 일상을 제공하며, 스몰 럭셔리 선물로 감동을 준다. 이처럼 온라인 선물하기가 새롭고 다양한 선물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또 MZ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온라인 선물하기가 코로나19 비대면 사회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다양한 행사가 많아 선물의 달로도 부른다. 이에 따라 온라인 선물하기 이용자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온라인 선물하기를 이용해 지인들에게 비대면으로 선물하며 MZ세대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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