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TECH] 2022년, 고도화 기대되는 스마트팩토리

[테크월드뉴스=신동윤 기자] 사회, 경제적 상황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는 현대 사회에서 제조업은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제조다. 스마트팩토리는 과거 꿈꿨던 자동화를 통한 무인공장과 같은 단순한 생산의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주문과 생산, 검사, 재고관리와 같은 전체 영역에 대한 자동화가 이뤄져야 바로 스마트팩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스마트팩토리화는 제조업에서 관리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넘어 상품 개인화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비스포크(Bespoke) 상품의 생산과 공급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비대면 환경이 뉴노멀로 다가오고, 4차 산업혁명이나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등장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가 각광을 받던 이유는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모두에게 보편적이고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런 포드 시스템은 가격을 낮추는 데는 유리하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하나의 상품을 개발해 어느 정도 이상의 수량을 생산하지 못하면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며, 이후 다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 라인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다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품 개발에서부터, 시장 분석, 공급망 재구축, 그리고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는 생산 라인의 변경과 같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기존 OT에 IT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팩토리는 이런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했다.

제품의 개발에서 양산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수요예측에서 고객의 주문, 제품 생산과 완제품 출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한 자동화와 최적화, 지능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서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유연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팩토리는 응용 시스템과 제어 자동화, 현장 자동화라는 크게 3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클라우드와 CPS(Cyber-Physical System), AI(Artificial Intelligence) 같은 토대를 갖춰야 한다.

응용 시스템은 제품 개발에서부터, SCM(Supply Chain Management), 생산관리, 재고관리는 물론이고, 업무 프로세스나 정보 시스템(ERP, MES, CRM, KMS 등)의 영역을 담당한다. 제어 자동화는 생산 라인의 설비나 로봇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어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현장 자동화는 상품의 제조 공정에 대한 직접적인 자동화를 통해 생산 과정을 관리하는 영역이다.

또한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 분석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공정을 구현해 나간다. 이를 통해 CPS와 같은 시뮬레이션과 관리, 제어 기술과 AI를 이용한 분석과 학습 능력으로 실시간으로 제조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팩토리에는 더 다양한 요소 기술이 적재적소에 적용돼야 한다. 예를 들면 머신비전이나 각종 센서, 그리고 협업로봇이나 보안,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들이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고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

연평균 10% 이상의 지속적인 고속 성장

국내에 스마트팩토리가 처음 소개된 지 이미 10년이 넘어서면서, 이제는 고도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는 한 업체나 하나의 솔루션으로 구축될 수 없고 IT(정보기술)와 OT(운영기술) 등 다양한 솔루션과 기술이 통합돼야만 구현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주로 OT 분야의 업체들이 국내외 다양한 관련 솔루션 업체, IT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역량을 확대해 나가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매우 빠른 속도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2022년까지 매년 9.3%씩 성장해 2054.2억 달러(약 253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0년에 78.3억 달러(약 9조 6000억 원), 2022년에는 127.6억 달러(약 15조 7000억 원)로 연간 12.2%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성장 속도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도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팩토리 시장의 범위나 조사 방법에 따라 수치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평균 10%가 넘는 높은 성장율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트렌드포스가 지난 2021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3050억 달러(약 375조 원)에 달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10.5%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2025년에 이르면 4500억 달러(약 554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제조 분야뿐 아니라 전체 비즈니스에서 자동화가 시도되면서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5G와 인공지능, AR(가상현실)/VR(증강현실)를 비롯한 메타버스, IoT(사물인터넷), 그리고 이런 기술이 결합됨으로써 만들어지는 CPS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같은 기술들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한층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 외에도 탄소중립과 같은 친환경 트렌드도 스마트팩토리 시장 확산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 절감과 탄소, 폐기물 배출 최소화 등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각 기업들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더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제조 환경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다.

국내 스마트팩토리 시장 고도화 단계 접어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상황 변화는 우선 원자재와 부품 수급과 관련된 공급망 문제를 일으켰다. 또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자동화된 제조 환경, 그리고 최적화된 제조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판데믹이 시작되기 전,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은 주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에 집중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의 99% 이상이 중소기업이어서 기본적인 IT 기반조차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제는 단순한 MES 도입 단계는 벗어났으며, 장기화된 코로나 판데믹 영향으로 더 확장된 범위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술들을 도입하기 시작하고 있다. 소규모 기업은 수기 작업을 디지털화하는 ERP나 MES에 투자를 하고 있다. 반면 투자 여력이 있는 중견 기업은 숙련된 작업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 자동화 부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대기업은 AI 관련 기술이나 디지털 트윈과 같은 더 혁신적인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런 경향이 크게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관련 팀을 구성해 자체적인 도입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상당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에서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온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그간의 ERP나 MES에 치우친 기초적인 단계의 지원에서 고도화 단계로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AI나 빅데이터 같은 솔루션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OT 영역의 탄탄한 기초에 IT에 대한 빠른 적응 필요

정부 차원의 스마트팩토리 보급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2000여 개의 기업들이 관련 업계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로크웰 오토메이션이나 지멘스, 요꼬가와, 보쉬렉스로스와 같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강력한 OT 영역의 생태계에 인수와 합병 또는 파트너십을 통해 IT나 비즈니스 솔루션, 컨설팅까지 확장한 토털 솔루션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이들은 기존의 공정 자동화는 물론이고 클라우드와 AI, IIoT(산업용 사물인터넷) 플랫폼, 디지털 트윈을 위한 AR·VR, MES, 자산관리, 품질관리,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공급망 컨설팅 등 기존에 갖추지 못하고 있던 영역에 대해서는 관련 업체 인수 또는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기존의 OT 영역에 대한 탄탄한 기초 위에 최신 IT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제조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내는 실제적인 기술이다. 다만 이는 OT와 IT의 매끄러운 결합이 필요하며, IT 특성으로 인해 OT에 비해 변화와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탄탄한 OT 분야의 기술력뿐 아니라 IT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시키고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는 것이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