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2021년 결산과 2022년 전망

[테크월드뉴스=박응서 기자] 2021년 자동차 산업에서 주요 키워드는 반도체 부족과 자율주행, 애플카다. 이 키워드는 현재 진행형으로 2022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반도체 수급난을 일으키며 자동차 산업 성장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산업이 크게 바뀌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전기차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확산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성장하는 전기차에 대부분 탑재되는 자율주행 기술도 2021년에 크게 주목받았다.

반도체 수급난에도 자동차 수출은 10% 늘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반도체 수급난
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자동차 생산에도 큰 차질을 초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생산 자동차 대수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284만219대였다. 생산이 줄며 내수도 7.9%가 줄었다.

반면 친환경차 수출이 늘면서 자동차 수출은 10.3% 늘었다. 유럽에서 호평을 받은 현대차 아이오닉5과 기아 EV6 같은 전기차가 수출 대수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자동차 수출 증가에 기여한 현대차 아이오닉5.
올해 자동차 수출 증가에 기여한 현대차 아이오닉5.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7월 19일 ‘미래차 산업구조 전환 핵심과제, 휴먼뉴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 중심 시장재편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나서면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사고를 줄이고 편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라는 큰 흐름으로 자동차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20~30%(약 5770만 대) 규모로 성장하고, 레벨3 수준을 넘는 자율주행차가 49%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조건부 자율주행으로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차
가 스스로 운전한다. 하지만 시스템이 운전자 개입을 요청하면 바로 사람이 운전해
야 한다.

글로벌 건설팅기업 KPMG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2020년 71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서 2035년 1조 달러(약 119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은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이 2030년까지 3조 달러(약 3600조 원)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의 레벨2 이하 기술은 상용화된 상태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네비간트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앞으로 레벨3 이상 기술이 상용화하면서 2030년쯤에는 신차 판매에서 50%가 넘는 차량에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시장, ‘레벨3’ 등장으로 경쟁 본격화
최근 유럽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처음으로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승인 받으면서 이 같은 예측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벤츠는 내년에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을 본격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벤츠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테슬라를 앞선 셈이다.

2021년 12월 9일(현지시간) AP통신은 독일 정부에서 벤츠가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차량에 탑재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표준에 따라 허가받은 첫 ‘자율주행 레벨3’ 기술 사례다.

벤츠가 만든 드라이브 파일럿은 라이다(LiDAR)와 후방 카메라, 외부 마이크, 고정밀지도(HD Map)를 이용해 레벨3 자율주행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으로 내는 최고 속도는 60km, 거리는 최대 1만 3000km까지 달릴 수 있다. 2022년 중반부터 벤츠 S클라스와 EQS모델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드라이브 파일럿은 독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벤츠는 “앞으로 중국과 미국 시장까지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벤츠 자율주행 레벨3. 사진=다임러그룹
벤츠 자율주행 레벨3. 사진=다임러그룹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21 LA오토쇼에서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을 공개하면서 완전자율주행을 선보였다. 세븐에서 완전자율주행을 활성화하면 핸들이 사라지고 시트 배열이 자유자재로 바뀐다. 세븐에는 사람의 신경망을 흉내낸 딥러닝 기반 AI가 라이다와 카메라 같은 장치로부터 얻는 주행 정보를 활용해 차량의 방향과 가속, 감속 등을 조절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AI 기술 개발을 위해 인재 채용과 인수합병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AI싱크탱크로 불리는 에어스 컴퍼니를 통해 기계 번역 엔진 개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서치 서비스 엔지니어 같은 24종에 이르는 AI 관련 직군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또 2021년 3분기 홍콩머신러닝(HKML)에 6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2022년 상반기에 전기차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현대차가 투자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니로EV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2022년 1월부터 유상운송을 시행한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지난 8월 2일에 발표한 ‘2021 글로벌 커넥티드 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커넥티드 카 시장이 2025년까지 200억 달러(약 23조 6000억 원)까지의 수익 잠재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차량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가속화한다고 예견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 사회가 차량에 임베디드 연결, 바이오 기반 건강 모니터링과 제스처 인식 같이 터치하지 않는 햅틱 기능 구현을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같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기술과 시장 발전 전망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0년 12월에 발간된 ‘자동차부품산업 인력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기업에는 미래차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차 분야 육성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전문인력 부족’이 21.0%로 가장 높았으며 ‘기술과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과 ‘투자자금 부족’이 18.5%로 뒤를 이었다.

미래차 시장에서 앞서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미래차에 필요한 SW와 플랫폼, 인공지능(AI) 관련 분야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계 장치 중심으로 SW와 설계 같은 미래차 핵심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 도요타는 기계기술 기반 생태계를 SW 기반 생태계로 변경하고, 혼다는 5년 동안 미국에서 5만 명가량을 재교육한다. 미국 포드는 현재 고용된 300명 프로그래머 규모를 4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GM크루즈는 미래차 인력을 현 4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미래차 신사업 인력 양성하고, 내연기관 인력에 대해 직무전환 방식을 도입해 미래차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며 “재직자 직무전환을 통해 인력수요가 늘어나는 SW, AI 같은 미래차 업종 전환을 위한 밀착 지원과 일자리 관련 교육·사업, 대학 연계 교육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부와 측면을 볼 수 있는 애플카 컨셉. 사진=Aristomenis Tsirbas
내부와 측면을 볼 수 있는 애플카 컨셉. 사진=Aristomenis Tsirbas

 

끊임없이 시장을 뒤흔들 ‘애플카’
지난해엔 애플카가 주가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며 자동차 관련 업체를 뒤흔들었다. 1월에 애플이 2027년 출시할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현대차 그룹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2월에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현대차와 기아차와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주가가 출렁였다.

그리고 11월 18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이번에는 애플이 2년 빠른 2025년에 애플카를 출시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새롭게 떠올랐다. 지난 8월에 애플카 개발 실무진이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기업과 미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G그룹이 핵심 협력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전기차 주요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완전자율주행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보다 먼저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애플은 전기차 시장에서는 늦었지만 완전자율주행차를 이용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전기차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경우 관련 업체 성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된 부품과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까지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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